[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최근 기온이 올라가면서 식품업계의 비빔면 마케팅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삼양식품과 하림 등도 시장에 뛰어들면서 어느 때보다 치열한 분위기가 형성된 눈치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최근 비빔면 신제품 ‘4과비빔면’을 출시했다. 태양초 고추장 베이스에 사과, 매실, 배, 파인애플을 넣고 숙성해 4가지 과일 본연의 새콤달콤함으로 차별화한 액상스프가 특징이다. 4가지 과일로 맛을 낸 것을 표현하기 위해 제품명을 4과(果, 과일)비빔면으로 정했다.  

하림은 ‘더미식 비빔면’을 선보였다. 전국 비빔면 맛집의 레시피를 연구해 만든 제품으로, 10가지 과일과 채소를 블렌딩한 비법 양념장과 육수로 반죽한 면발이 특징이라는 게 하림의 설명이다. 비법 양념장은 육수와 볶은 고추, 동치미 국물로 만든 베이스에 자두, 매실, 사과, 배 등 과일 4종과 마늘, 양파, 생강, 무, 대파, 청양고추 등 채소 6종 등 모두 10종을 조합했다. 배우 이정재를 모델로 한 TV 광고도 진행 중이다.

현재 팔도를 중심으로 농심, 오뚜기 등 상위권 업체들의 점유율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지만, 삼양식품과 하림이 비빔면 시장에 도전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삼양식품은 이전에도 삼양비빔면, 열무비빔면, 비빔밀면 등을 선보였지만 반응이 크지 않자 이번에 또다시 4과비빔면을 새롭게 출시했다. 비빔면 카테고리를 키워 ‘불닭’ 시리즈에 치중된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할 필요성을 절감한 데 따른 조치로 여겨진다.

하림의 경우 비빔면 신제품을 통해 간편식 브랜드 더미식의 성장 발판을 놓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앞서 더미식 라면, 짜장 등을 선보인 하림은 비빔면을 통해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브랜드 콘셉트에 걸맞는 ‘미식 비빔면’으로 소비자 입맛을 만족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공통적인 배경은 비빔면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이다. 전체 라면 시장 규모가 최근 10년간 2조 원 대를 횡보하고 있는데 반해 비빔면 시장은 성장세를 그리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비빔면 시장 규모는 2015년 750억 원 대에서 최근 1500억 원 대까지 성장했으며, 업계는 올해 1800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빔면은 라면업계의 여름철 매출을 판가름하는 주요 제품군이기도 하다. 더운 날씨에는 소비자들이 뜨거운 국물라면보다 시원한 비빔면을 즐겨 찾는다. 업계 관계자는 “비빔면은 날씨가 따뜻해지는 3~4월부터 판매가 늘기 시작해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8월 절정에 달한다”며 “여름 비빔면은 기업 입장에서 절대 놓칠 수 없는 시장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 시장 경쟁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라인업 확장이다. 대표적으로 농심은 ‘배홍동쫄쫄면’을 출시하면서 기존 배홍동비빔면과 함께 여름 계절면 시장을 잡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농심에 따르면 배홍동쫄쫄면의 지난 10일까지 누적 매출은 45억 원으로 배홍동비빔면(55억 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배홍동쫄쫄면 출시에 힘입어 올해 배홍동 브랜드는 전년 대비 75% 성장하며 누적매출 100억 원을 달성했다.

삼양식품 역시 4과비빔면과 열무비빔면 2종의 라인업을 운영한다. 열무비빔면 생산도 시작하면서 두 가지 제품으로 여름 계절면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풀무원도 기존에 내놓은 ‘정백홍 비빔면’에 이어 최근 자연건면 ‘메밀 비빔면’을 출시했다.

한편,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22년 비빔면 시장 점유율은 팔도 53.3%, 농심 19.1%, 오뚜기 11.4% 순이었다. 팔도가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지만 후발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