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편슬기 기자]

SK텔레콤이 양자보안통신에 있어 선두를 점하기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차세대 양자보안통신의 국제 표준 개발을 추진하며 기술 발전과 산업화 촉진에 앞장서는 등 글로벌 시장 선도에 나서는 모습이다.

SK텔레콤은 28일 서울 중구 삼화빌딩에서 양자보안기술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아울러 29일부터 오는 9월 8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ITU-T 정보보호연구반 하반기 국제회의에서 양자보안통신 표준 과제에 대한 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양자보안통신’은 양자컴퓨터의 공격으로부터 통신 전 과정을 보호하기 위해 상호보완적인 양자키분배기술(QKD)과 양자내성암호(PQC)의 장점을 활용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통신보안기술이다.

양자키분배기술은 양자 역학의 특성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해킹이 불가능할 정도로 보안 강도가 높다. 다만 하드웨어 기반 기술로 사업자는 물리적인 키 분배 장치를 구간마다 설치하고 운용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적인 측면에서 부담이 크다.

양자내성암호의 경우 수학적 난제를 활용해 양자컴퓨터가 풀어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도록 하는 암호화 방식이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로 구현이 가능해 확장성이 뛰어나지만 새로운 알고리즘에 의해 파괴될 수 있다는 보안적 측면에서의 단점이 존재한다.

이에 SK텔레콤은 두 기술을 적절히 통합해 장점을 취하는 통합 관리 솔루션(Key management solution)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를 활용하면 양자암호키와 양자내성암호를 통합적으로 운영, 양자키분배기술을 적용한 구간과 양자내성암호기술을 적용한 구간을 연결해 통신 전 구간을 양자컴퓨터의 공격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한 구간에 두 기술을 모두 사용해 보안 강도를 극대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즉 앞서 언급된 단점들을 극복하고 장점만을 취할 수 있는 기술인 것.

이날 심동희 SK텔레콤 혁신사업팀장은 “차세대 양자보안통신 기술은 양자암호와 양자내성암호 각각의 장점을 취한 상호 보안적 기술이다. 장비 개발을 통한 저가 및 소형화로 가격 부담을 덜고, 연결 거리를 늘리는 프로토콜 개발 등을 통해 ‘경제성’을 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SK텔레콤은 양자 기반 글로벌 보안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ITU-T를 포함해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와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등 권위 있는 국제기구에서 표준 수립 활동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유망 기술의 규격, 품질 등에 대한 공통 합의가 정해지면 기술의 발전과 산업화가 촉진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해당 산업을 중점으로 하는 하나의 생태계가 조성되는 것.

SK텔레콤이 차세대 양자보안통신 기술 개발과 생태계 활성화에 이토록 공을 들이는 또 다른 이유가 존재한다. 바로 해당 부문에 있어 우리나라가 명백히 앞서가는 기술력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이미 SK브로드밴드, IDQ 등과 함께 ETSI에서 각기 다른 제조사의 통신 장비로 구성된 양자암호망을 운용하는 것에 대한 표준 수립을 마쳤다. 동시에 해당 기술을 국가 시험망에서 성공적으로 실증을 완료하는 등 양자암호통신 기술의 상용화에도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차세대 양자 암호 기술 시장에서의 한국의 위치가 어디쯤이냐는 질문에 심동희 팀장은 “양자 암호 상용 시장적 측면에서는 한국이 제일 앞서 있는 시장임에는 분명하다”며 자신 있게 답했다.

특히 상용 장비에 있어선 한국의 노하우가 상당히 풍부하다는 전언이다. 양자 보안 기술에 있어 유럽에선 실질적인 성과를 낸 이력이 없어 SK텔레콤이 보유한 노하우나 역량으로 관련 부문의 시장 리딩이 충분이 가능하다는 설명.

심 팀장은 “글로벌 시장 리딩을 위해 정부가 관련 제히 법제화와 지원 등 이른바 ‘판’을 만들어 준다면 기업들은 ‘플레이어‘로서 실제 환경에서 사용 가능한 기술을 만들고 다음 세대를 위한 R&D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시장 선도에 있어 정부와 기업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한편 2023 국내외 보안 시장 전망 보고서와 2022 양자정보기술 백서에 따르면, 양자암호통신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2년 이후 연평균 39.8% 성장해 2030년에는 24조5793억 원 규모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