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선가 높은 LNG선 강세에 4년치 일감 곳간에
잔고 넉넉한데 수요도 계속…“유리한 상황 이어질 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국내 조선사가 선박 수주량에서 중국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크게 우려할 일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쟁력 저하 때문이 아니라 조선사가 수주를 선별하면서 발생한 상황으로, K-조선의 좋은 성적이 여전히 기대된다는 판단이다.
9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월~9월 기준 국내 조선소 누계 수주는 742만CGT(표준환산톤수, 168척) 수준으로 집계됐다. 동기간 전 세계 누계 수주(3014만CGT, 1196척)의 25% 수준이다.
같은 기간 중국 수주량은 1799만CGT(726척) 수준으로 전체 누계 수주 대비 60%를 차지했다. 국내 조선사가 수주량에서 중국에 밀리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수주량만으로 경쟁력의 우열을 따질 수는 없고, 그 질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우선, 국내 조선사는 일반 컨테이너선 대비 선가가 높은 고부가가치선 중 하나인 LNG운반선(이하 LNG선)에서 성과를 꾸준히 내고 있다.
일례로 올해 4월까지 전 세계 LNG선 발주 총 26척 중 24척을 국내 조선사가 수주했다. 92% 수준이다.
국내 조선사는 LNG선 시장 점유율에서 지난 2022년 69%, 2021년 94% 등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또, 한정된 슬롯(선박을 건조하는 도크)을 가장 ‘고점’에 계약할 수 있는 때를 노리는 ‘선별 수주’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조선사의 LNG선 수주잔량은 3880만CGT로, 1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약 4년 치 일감이 쌓여 있다는 얘기다.
슬롯을 ‘빠르게’가 아니라 ‘적시에’ 채울 만한 여유가 생긴 셈이다.
동시에 카타르 LNG선 2차 발주 등 선박 발주는 올해 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고수요 저슬롯 상태로 인한 선가 상승은 계속될 전망이다.
DS투자증권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현재 중국 조선소마저 수주잔고가 3년 (치)을 넘어서다 보니 곧 선가는 레벨업되고 발주는 시작될 것”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조선소에 유리한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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