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전략가’ GS건설 허윤홍 신임 CEO…‘신뢰 되찾고 재도약’ 다짐 [CEO 오늘]
스크롤 이동 상태바
‘신사업 전략가’ GS건설 허윤홍 신임 CEO…‘신뢰 되찾고 재도약’ 다짐 [CEO 오늘]
  • 정승현 기자
  • 승인 2023.10.24 14: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허창수 장남 ‘오너家 4세’ 경영 전면에…4년여 신사업 이끌어와
순살 아파트 사태로 영업정지 예고 악재…신뢰 회복 급선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승현 기자]

허윤홍 GS건설 신임 CEO. ⓒ사진제공 = GS건설
허윤홍 GS건설 신임 CEO. ⓒ사진제공 = GS건설

GS 오너일가 4세 허윤홍 사장이 지난 20일 GS건설의 새 CEO로 임명됐다. 허 사장은 그간 GS건설에서 미래혁신대표로 일하며 신사업 전략을 맡아왔다. 이제 CEO로서 허 사장은 최근 검단 아파트 공사현장 붕괴 사고 등으로 훼손된 GS건설의 신뢰도를 회복하고, 전체 매출 가운데 최근 시장이 위축된 주택사업 중심의 수주 실적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허윤홍, 허창수 GS건설 회장 장남…4년여 동안 신사업 이끌어


허 사장 임명은 오너일가가 경영 전면에 나서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허 사장은 허창수 GS건설 회장의 장남으로, 2002년 GS칼텍스에 입사한 뒤 2005년부터 GS건설을 중심으로 경력을 쌓아왔다.

이후 본사와 플랜트, 주택건설 등 현장에서 경험을 쌓고, 플랜트기획팀과 재무팀을 거쳤다. 임원으로 승진한 뒤에는 경영혁신·IR 담당 상무보, 플랜트공사지원담당 상무 등을 역임했다.

2019년부터 허 사장은 GS건설의 새 먹거리를 찾는 데 앞장서 왔다. 2019년 사장 승진과 신사업추진실장 임명을 시작으로 2020년 신사업부문 대표, 올해 미래혁신대표를 맡았다.

현재 GS건설은 신사업 먹거리로 모듈러 주택, 2차전지 배터리 재활용 사업, 수처리기술, 스마트양식 등을 꼽고 있다. 주택 건축 중심의 매출 구조를 탈피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체로 원가 대비 수익률이 5% 내외로 알려진 전통적인 건설산업에 의존하는 대신, 수익성 높은 사업에 진출해 인프라 구축부터 서비스 제공까지 아우르겠다는 구상이다.

 

수처리 기술·모듈러 주택·배터리 재활용…다양한 시도 중


신사업 가운데 가장 많은 매출을 내는 분야는 수처리 산업이다. GS건설에서는 자회사 GS이니마가 수처리 산업을 이끌고 있다. GS이니마는 지난해 매출 약 4053억 원, 영업이익 786억 원을 창출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218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11년 전 GS건설이 인수한 GS이니마는 1967년 세계 최초로 담수화 시설을 건설한 이후 담수화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워왔다. 수자원 공급·관리 사업의 특성상 20년 이상 고정가격으로 계약할 수 있고, 수처리 사업을 위한 설계·조달·시공과 자본조달, 운영관리 등을 일괄 수행한다.

모듈러 주택 사업에도 진출해 친환경을 추구하고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있다. 모듈러 주택은 미리 짜놓은 얼개를 공사 현장에서 조립하는 ‘프리패브’ 공법으로 지어진다. 규격화된 구조를 적용하고 목조와 철강 등 탄소 배출이 덜한 재료를 이용해 친환경적으로 평가받는다.

GS건설은 3년 전 모듈러 주택 전문 기업 ‘자이가이스트’를 설립하고, 모듈러 건축 역량을 갖춘 유럽 기업 두 곳을 인수했다. 인수 기업은 폴란드의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회사 단우드와 영국의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 엘리먼츠 사다. 올해 4월에는 본격적으로 B2C 영업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날이 갈수록 수요가 느는 배터리 분야에서도 자사의 플랜트 시공 역량을 적용해 재활용 시설이라는 먹거리를 발굴했다. GS건설은 자회사 에너지머티리얼즈를 통해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밀고 있다. 포항 영일만 4일반산업단지의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에 배터리 재활용 시설을 짓고 있으며, 2024년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러한 신사업 분야는 현재 나름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1조250억 원의 매출과 1조2850억 원의 수주 실적을 냈다.

 

주택 중심 매출 구조 개선에 사활…‘순살 자이’ 결정타


허 사장의 CEO 임명은 어떻게든 신사업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자이’를 주축으로 건축·주택 분야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가장 많이 나오는 점이 그동안 주택시장에서 강점으로 여겨졌지만, 민간주택 시장의 침체로 그 강점이 오히려 기를 야기하는 요인이 됐다.

주택 부문의 견고한 매출은 GS건설의 아파트 브랜드 ‘자이’가 떠받쳐왔다. 2002년에 선보인 자이는 20여년 동안 한국의 대표적인 아파트 브랜드로 자리매김해왔다. 실제로 부동산R114와 한국리서치가 공동으로 진행한 ‘2022년 베스트 아파트 브랜드’ 설문조사 결과 자이는 2년 연속 종합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브랜드 상기도와 인지도, 선호도, 투자가치 항목에서 1위였다.

지난해 국내 매출 약 9조9419억 원 중 건축·주택 도급공사와 주택 자체공사가 약 90.7%인 9조166억 원을 차지했다. 2020년과 2021년 각각 5조4998억 원(68.32%), 5조8466억 원(80.61%)보다 규모와 비중 모두 늘었다. 또 순매출 대비 영업이익이 8.23%로 가장 컸다. 2021년에도 16.96%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주택 일감은 여전히 GS건설의 주요 먹거리다. GS건설은 작년 약 16조740억 원 규모의 신규 수주 가운데 약 62%인 10조640억 원을 주택 부문에서 수주했다. 2020년과 2021년엔 각각 약 7조3190억 원(62%), 7조7160억 원(55%)만큼 일감을 확보했다.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꾸준히 수주하고, 아파트 신축 사업을 계속 추진해온 결과다.

하지만 주택 중심 매출 구조는 지난해 말부터 두드러진 주택시장 침체 상황에서 위기 요인이 됐다. 지난해 10월부터 부동산 PF 시장이 위축된 영향으로 주택 착공 건수가 급감한 뒤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결정적으로 아파트 공사 과정에서 철근을 누락한 ‘순살 아파트’ 사건이 터졌다. 지난 4월 발생한 인천 검단 자이 공사현장 붕괴 사건의 원인이 전단보강근 누락과 낮은 콘크리트 강도로 드러난 데다가, 7월 서울 휘경동 자이 공사 현장에서는 비 오는 날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장면이 온라인에 퍼졌다. ‘순살 자이’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시민은 자이 아파트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올해 2분기 큰 폭의 영업적자는 그로 인한 신뢰도 추락의 대가였다. 건축·주택 분야의 매출은 4조168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9000억 원 증가했지만, 영업적자는 361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990억 원 영업이익을 냈던 것에서 적자전환했다.

게다가 영업정지 처분 예고라는 잠재적 악재도 있다. 국토교통부는 GS건설에 8개월의 영업 정지 처분을 부과할 것이라 예고했고, 서울시에 영업정지 2개월 처분을 권고했다. 처분이 확정된 건 아니지만, 최근 국토부가 건설안전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 처분을 완전히 피해 가긴 어려울 전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3일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내년 2월 전에 행정처분을 내리겠다고 했다.

GS건설 자회사 자이가이스트의 목조모듈러주택 54평형 샘플하우스. ⓒ GS건설<br>
GS건설 자회사 자이가이스트의 목조모듈러주택 54평형 샘플하우스. ⓒ GS건설<br>

 

‘신뢰 회복’이 신임 CEO 최우선 과제…아예 비관적이지는 않아


GS건설은 무너진 신뢰도를 다시 쌓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GS건설 측은 “GS자이와 관련된 사고와 국토부 행정조치에 대해 사태를 수습하는 게 최우선”이라며 “신뢰도 회복의 시발점으로 삼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허 사장의 CEO 임명으로 품질·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현장경영 체제를 보다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뢰 회복의 기회가 아예 없지는 않다. 실제로 GS건설의 다른 공사현장은 안전성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GS건설이 건축구조기술사회에 의뢰해 공사현장 83곳을 안전점검하고 국토부와 국토안전관리원에서 다시 확인한 결과, 철근이 누락된 곳과 콘크리트 강도가 계획보다 약한 곳이 없었다.

GS건설 측은 “수주와 단순 시공 중심의 기존 건설업의 전통적인 비즈니스모델을 넘어 개발과 투자, 운영까지 하며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토털 솔루션 컴퍼니(Total Solution Company)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有備無患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