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은 포드 JV 블루오벌SK 투자 지연
업계 “단기 영향이지만, 선별 수주 등 필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완성차 기업들이 전동화 속도조절에 나서면서, 완성차와 손잡고 합작공장 등 설립에 박차를 가했던 배터리 기업 역시 투자 계획 재조정에 나서는 모습이다.
중장기 전기차 시황은 회복이 전망되지만, 단기적인 수익성 둔화는 피할 수 없는 만큼 배터리 업계가 선별 수주 등 추가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포드, SK온 이어 LG엔솔 합작사 투자 조정…GM도 전동화 ‘숨 고르기’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포드(Ford)·코치 그룹(Koç Holding) 등 3사는 지난 2월 체결한 합작공장 설립 관련 3자 업무협약(MOU)를 상호해지했다.
당초 3사는 포드·코치가 합작한 튀르키예 상용 전기차 공장 인근에 3사 합작 배터리 공장을 설립해 전기차 수요 증가에 따른 배터리 부족분을 안정적으로 확보·공급한다는 계획이었다.
앞서 SK온과 포드 합작사 블루오벌SK 역시 기존 2026년 가동 예정이었던 켄터키 2공장 가동을 무기한 지연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는 잇따른 합작 투자 철회 및 지연의 바탕에 전기차 수요 성장세 둔화 등에 따른 전기차 기업들의 전동화 속도 조절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전기차 기업들은 전기차 보급화 과정에서의 수요 성장세 둔화, 가격 경쟁 격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 유럽 및 미국의 정책 리스크 등 변수로 전동화 계획을 완화하고 있다.
포드는 전기차 60만 대 달성 시점을 기존 2023년 말에서 2024년으로 늦췄다.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사 얼티엄셀즈를 운영하는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또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전기차 누적 40만 대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7월 철회했다.
지난 10월에는 승용 전기차 이쿼녹스(Equinox), 전기 픽업트럭 실버라도(Silverado) 및 GMC 시에라(Sierra)의 생산 시점을 기존보다 1년씩 늦춰 각각 2024년과 2025년으로 수정하기도 했다.
3개 모델은 얼티엄 플랫폼 탑재 예정 모델로, 얼티엄 셀즈에서 생산하는 파우치형 배터리 셀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전기차 수요, 중장기 회복할 듯…시황 냉각기 버티기는 ‘숙제’
업계는 전기차향 수요 둔화가 오래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완성차 기업들이 최근 투자 일정을 조정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장기적으로는 수요 회복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서다.
포드는 2024년 시한의 생산 계획은 철회했지만, 2026년 목표(누적 전기차 200만 대 생산)는 고수하고 있다. GM은 2025년 전기차 누적 100만 대 생산 계획을 유지 중이다.
BWW(2024년 연간 신차 중 전기차 20%), 현대차(2025년까지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 등 일부 완성차는 단기 전동화 계획 역시 지속 추진 중이다.
배터리 기업이 기존 합작공장을 통해 수요를 일부 확보하고 있는 만큼, 당장 치명상을 입진 않을 거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GM의 신차 출시 지연으로 인한 얼티엄 셀즈 공장 가동 계획 변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1기는 올해 풀 램프업(생산능력 만큼 가동)하고, 2기는 내년 가동을 시작한다.
또, 튀르키예 합작법인 계획은 무산됐지만, 기존 포드·코치 전기차 공장에 공급하던 물량은 변경없이 그대로 납품한다.
SK온 역시 켄터키 2공장 계획은 지연됐지만, 테네시주 1공장과 켄터키주 2공장 등을 오는 2025년부터 가동한다는 계획을 고수하고 있다.
2025년 가동 목표 조지아 현대차 합작공장 투자 계획도 지속 진행 중이다.
다만, 단기적인 냉각기는 피할 수 없는 만큼 투자 조정에 더해 추가적인 월동 준비는 필요할 전망이다.
SK온은 올해 3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전기차 수요 변화 리스크 대응 전략을 밝혔다. △전기차 수요 성장세가 아직 견조한 북미지역 중심으로 수주하고 △입증된 아이코닉 모델 중심으로 선별 수주하며 △합작사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수요를 미리 확보하는 것 등이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잇따른 투자 지연 및 철회는)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좋지 않다는 방증이다. 중장기 성장성 전망은 여전하지만, 과정은 험난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튀르키예 합작공장 철회 사례처럼 수익성 높은 프로젝트 위주로 (투자를) 선별하는 구간으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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