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기술공사 특례로 충전소 확대 속도 ‘기대’
국내 강소기업 진출로 저장·운송 공백도 채워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국내 연산 4만 톤 액화수소 공장 가동 시점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액화수소 운송과 충전 인프라 마련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정부는 시장 참여 문턱을 낮추고 있고, 그간 기술을 벼려왔던 중소기업들도 본격적인 국내 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는 연산 4만 톤의 액화수소가 국내 생산될 전망이다.
린데수소에너지(효성중공업·독일 린데)의 울산 공장은 올해 말 구축을 완료하고 내년 1분기부터 시운전 예정이다. 울산 등 6개 지역에서 액화수소 충전소도 건설 중이다.
SK E&S 인천 공장은 시운전을 진행했고, 연말부터는 액화수소 생산에 나선다. 천안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수소버스 도입, 충전인프라 구축 등 수요 마련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하고 있다.
하이창원(두산에너빌리티·창원산업진흥원)의 창원 공장도 준공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춰 액화수소 주요 인프라 중 하나인 충전소 확대도 제도 마련 등으로 진행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최근 한국가스기술공사는 산업부의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통해 ‘액체수소충전소 구축·운영에 대한 규제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현재 액화수소 충전소 사업 운영은 특례를 통해서만 제한적으로 허용된다. 이에 따라 대기업 외에 중소기업, 지자체 등의 참여에는 한계가 있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액화수소충전소는 연내 8곳 마련될 예정이며, 내년 전후로 문을 열 전망인 충전소까지 합하면 총 42곳이 현재 설립 추진 중이다. 다만, 아직 구축 완료된 곳은 없다.
가스기술공사는 이번 특례 승인으로 △핵심 설비를 국산화했지만, 마땅한 인증제도가 없어 납품에 제약이 있던 부품사 △자체 충전소 운영을 희망하는 중소기업 △충전소 신설을 희망하는 지자체 등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스기술공사 관계자는 “(이번 특례 승인으로) 우리가 시장 진입을 희망하는 부품사 등에 대해 검증을 하고, 테스트베드(실증 프로젝트)도 마련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운송 부문에서의 인프라 공백도 중소기업 참여로 속속 채워지는 모습이다.
하이리움산업(Hylium Industry)은 최근 경기도 평택에 신사옥을 열면서 액화수소 운송용 탱크 트레일러 제조 공장을 준공했다.
하이리움은 지난 2014년 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분할된 국내 수소전문기업이다. 현재 수소 액화기, 이동식 액화수소충전소, 액화수소드론 등 액화수소 밸류체인 관련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이번 신사옥 내 준공된 공장은 미국 차트인더스트리와 합작한 것으로, 하이리움은 여기서 액화수소 운반용 탱크트레일러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수소는 극저온(-252도) 상태에서만 액화된다. 이에 따라 액화수소 활용을 위해서는 저장 및 이동 시 극저온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육상·운송용 탱크 기술이 필수적이다.
하이리움은 △린데(Linde) △에어 프로덕트(Air Products) △메서(Messer) 등과 함께 액화수소 저장탱크 분야에서 글로벌 주요 플레이어로 꼽힌다.
하이리움은 신설 공장에서 생산되는 액화수소 운반용 탱크트레일러를 우선 국내 시장에 공급하고 향후 미국 등으로의 수출도 고려할 예정이다.
김서영 하이리움 대표는 “내년 중 (국내에서) 수십 대 정도 공급 가능할 것”이라며 “미국에서 (기기를) 들여올 때 발생하는 운송 가격, 미국 현지 제조 비용 등을 감안하면, (수입제품 대비) 20~30% 정도 저렴한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또한, 내년부터는 액화수소 충전소 건설사업을 추진한다. 현재 하이리움은 전국에 기체 수소충전소 4곳을 운영 중이다.
크리오스(Cryos) 역시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과제로 개발한 2.5톤 규모 액화수소 수송용 탱크를 공개하며 시장 진출을 알렸다.
크리오스는 초저온 시스템 전문기업으로, LNG 저장탱크, LNG 플랜트 엔지니어링 등의 사업을 진행해 왔다.
크리오스의 액화수소 수송용 탱크는 우선 하이창원 창원 공장의 액화수소 수송 실증 연구에 활용될 예정이다.
한편, 액화수소는 같은 양의 기체수소 대비 부피가 800분의 1 수준으로 낮아 저장 및 수송 시 경제성이 높다는 강점을 가진다.
정부는 오는 2024년까지 액화수소 안전기준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히는 등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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