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어렵네”…롯데·신세계, 본업 오프라인에 힘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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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어렵네”…롯데·신세계, 본업 오프라인에 힘준다
  • 안지예 기자
  • 승인 2023.11.20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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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슈퍼 통합 효과 본 롯데, 공동소싱 강화
이마트, 점포 매각 중단하고 신규 출점 계획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이마트 연수점 외관 (1)
이마트 연수점 외관 ⓒ이마트

롯데와 신세계가 전통 유통업체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취한다. 앞서 코로나19 유행과 함께 온라인 사업을 확대하는 데 적극적으로 투자를 늘렸지만, 이제는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모객에 나서고 상품 소싱 등에서 이커머스 기업을 확실히 제치겠다는 방침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마트와 슈퍼 사업 통합소싱에 더욱 힘을 줄 계획이다. 롯데는 지난해 11월부터 마트와 슈퍼의 상품팀을 통합하고 공동소싱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통합소싱이 비용을 절감하고, 소비자가를 낮추는 데 보다 효율적인 데다 소싱의 경우 전통 유통업체들의 경쟁력이 아직까지는 더 강하다는 평가다.

통합소싱 효과는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지난달 5일부터 진행한 롯데마트와 슈퍼의 절임배추 사전 예약 매출은 지난해 행사 때보다 3배 가량 신장했다.

롯데쇼핑의 3분기 전사 실적도 마트와 슈퍼가 이끌었다. 마트의 올 3분기 매출액은 2.8% 감소한 1조5170억 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57.3% 증가한 51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4년 이후 최대 분기 영업이익인 것으로 전해진다.

슈퍼의 올 3분기 매출은 1.3% 줄어든 3470억 원이었으나, 영업이익은 146.6% 성장한 140억 원을 달성했다. 슈퍼는 올해 3분기 연속 흑자를 냈다. 특히 올해는 지난 2016년 이후 7년 만에 연간 흑자 달성을 바라보고 있다.

신세계는 이마트 오프라인 신규 매장 출점에 다시 속도를 낸다. 이마트는 그동안 자산유동화 일환으로 점포를 매각하고, 얻은 자금을 온라인 사업에 재투자하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기존 자산을 전략적으로 재배치해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신세계의 전략이었다.

이마트는 지난 2019년 13개 점포를 처분했고 2021년엔 핵심점포 중 하나인 가양점도 처분했다. 같은 해 이마트 본사와 성수점까지 매각하면서 약 1조 원의 유동성 자금을 확보했다. 

하지만 최근 기류 변화가 감지됐다. 얼마 전 열린 이마트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한채양 신임 이마트 대표는 “한동안 중단했던 신규 점포 출점을 재개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마트의 영업기반이자 주요 성장 동력인 점포를 다시 성장시켜야 한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한 대표는 “최근 몇 년간 유통 환경은 급변했는데 이마트가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 한 부분이 있다”며 “회사의 모든 물적, 인적 자원을 이마트 본업 경쟁력을 키우는 데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롯데와 신세계가 ‘본업 경쟁력’을 외치고 나선 데는 그만큼 이커머스 시장 공략이 쉽지 않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롯데와 신세계 모두 야심차게 온라인 사업 투자를 늘려왔지만, 쿠팡의 점유율은 여전히 견고하고 후발주자들만 출혈경쟁이 심화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이에 두 기업은 모두 이커머스 사업 방향을 ‘수익성 개선’으로 선회하고 적자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시장 점유율은 미미한 상황이다. SSG닷컴의 시장점유율은 10%대 초반, 롯데온(ON)은 한 자릿수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올 3분기 SSG닷컴과 롯데온 실적을 살펴보면, 적자 폭을 줄이긴 했으나 여전히 수백억 원대의 영업손실 부담을 안고 있다. SSG닷컴의 올 3분기 영업손실은 76억 원 개선된 307억 원, 매출액은 2.5% 감소한 4295억 원을 기록했다. 롯데온을 운영하는 롯데 이커머스 사업부의 올 3분기 영업손실은 지난해 3분기보다 150억 원가량 축소된 230억 원을 기록했으며, 매출은 320억 원으로 26.1% 늘었다.

반면 쿠팡의 독주는 계속되고 있다. 쿠팡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약 1146억 원(8748만 달러·분기환율 1310.39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다. 달러 기준으로는 13% 성장이다. 쿠팡은 지난해 3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약 8조1028억 원(61억8355만 달러)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조8383억 원)보다 18% 증가했다. 쿠팡이 분기 매출 8조 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와 맞물려 롯데와 신세계 등 전통 유통 기업들도 온라인 사업 확장에 집중했지만 결국에는 온라인은 가질 수 없는 오프라인 공간이 자신들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판단한 것”이라며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해 수익성까지 잡는 전략이 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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