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교촌, 수익성 제고하고 해외·신사업 속도…“1위 탈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안지예 기자]
bhc치킨이 다음 달 송호섭 신임 대표 체제 닻을 올리면서 치킨업계 1위 자리를 수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여 년간 지키던 1위 자리에서 미끄러진 교촌치킨이 최근 송종화 부회장 복귀와 함께 수익성을 회복하고 다양한 신사업에 나서면서 선두 경쟁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bhc는 송호섭 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신임 CEO 및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송호섭 신임 bhc CEO 내정자는 2019년에서 2022년까지 스타벅스코리아를 맡아 해당 기업을 국내 최대 F&B 브랜드 중 하나로 성장시킨 전문경영인이다.
특히 지난 10여 년 동안 국내에서 다양한 식음료, 소비재, 라이프스타일 기업의 CEO를 지내면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송 신임 대표는 1993년 나이키 코리아에 입사해 아태지역 어패럴 마케팅 디렉터(1999), 코리아 마케팅 디렉터(2001) 등을 지냈고, 2004년에는 로레알 코리아 브랜드 매니저 역할을 수행했다. 이후 △SC존슨코리아 △앨러건코리아 △더블에이코리아 △스페셜라이즈드코리아 △언더아머코리아 등을 거쳤다.
bhc는 송 신임 대표에게 기업가치 개선과 브랜드 명성 강화를 기대하고 있다. 송 신임 대표는 bhc치킨을 비롯해 아웃백, 창고43, 슈퍼두퍼, 큰맘할매순대국 등 외식 브랜드까지 총괄 관리할 예정이다.
bhc 관계자는 “불투명한 경영환경에 대비하고 브랜드 명성 강화와 지속성장 추구, 글로벌 수준의 거버넌스와 컴플라이언스 체계 확립을 위해 업계 최고의 전문가 중 한 사람으로 손꼽히는 송호섭 대표를 신임 CEO로 내정했다”고 했다.
국내 1위에 오른 bhc는 향후 해외 사업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전망이다. bhc치킨은 지난 2018년 홍콩 직영점 ‘몽콕점’을 오픈한 이후 현재까지 말레이시아, 미국, 싱가포르 등 4개국에 진출, 총 7개점을 운영하고 있다. 내년 초에는 싱가포르 중심지인 오차드 지구에 3호점 오픈이 예정돼 있다.
교촌치킨은 1위 탈환에 나섰다. 특히 지난 2012년 물러난 송종화 전 교촌 사장이 퇴임 11년 만인 지난 9월 부회장으로 복귀, 실적 회복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송 부회장은 지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사장으로 재직하며 교촌의 부흥기를 이끌었다.
교촌치킨은 가격 인상에 따른 불매 운동 여파 등으로 한동안 실적이 악화되는 등 위기가 지속됐다. 앞서 지난 4월 교촌치킨은 순살·부분육 등 모든 치킨 메뉴 가격을 3000원, 사이드 메뉴의 가격은 500원 올렸다.
하지만 최근 수익성을 회복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1114억 원으로 11.0%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0.3% 증가한 86억 원을 기록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3분기에 소비 회복이 더디면서 매출은 감소했지만, 원부자재 수급비용 안정화와 내부 비용 절감을 바탕으로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해외 매장 출점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특히 교촌에프앤비는 지난 2007년 미국을 시작으로 일찍이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선 만큼 bhc보다 해외 사업에서는 앞선다. 3분기 기준 교촌치킨 해외 매장은 미국·중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태국·UAE·대만·캐나다 등 8개국 총 68개에 달한다.
특히 최근 진출한 지역들은 마스터 프랜차이즈(MF) 형식을 적용하면서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빠르게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마스터프랜차이즈 사업은 해당 국가 또는 지역에 특정 사업자를 선정해 상표·개발 등에 대한 독점 사업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현지 진출 시행착오를 줄여줄 수 있다. 또한 해외 직영사업과 달리 매장 개설에 따른 투자나 현지 인력 고용에 따른 인건비 등도 발생하지 않는다.
신성장동력인 다양한 신사업도 추진 중이다. 교촌에프앤비는 현재 커머스·신사업부문을 통해 가정간편식(HMR)과 소스 등 식품가공·유통 시장 확장, 수제맥주 등 사업을 벌이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한 자릿수대로 미미하지만,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 추세다. 교촌에프앤비의 신사업·커머스 사업 매출액은 2021년 90억 원에서 지난해 141억 원으로 늘었고, 올 3분기 기준 102억 원을 기록했다.
송 부회장은 앞서 취임사를 통해 “교촌은 위기 때 마다 상생을 바탕으로 가맹점과 본사가 마음과 지혜를 모아 극복해 왔다”며 “제품에 대한 지극한 정성과 사람을 향한 진정한 배려로 지금의 어려움을 넘어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치킨 사업만으로 비교했을 때 bhc와 교촌의 매출액 차이는 약 86억 원에 불과하다. bhc치킨은 5075억 원, 교촌은 4989억 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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