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초환 개편에도 시장은 '심드렁'…전문가 "도입때와 상황 달라 폐지까지 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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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초환 개편에도 시장은 '심드렁'…전문가 "도입때와 상황 달라 폐지까지 검토해야"
  • 정승현 기자
  • 승인 2023.12.01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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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초과이익 환수 완화법안 국토위 법안소위 통과
급상승 공사비는 찔끔 반영…주택경기 침체도 한 몫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승현 기자]

통합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양지마을. ⓒ 정승현
통합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양지마을. ⓒ시사오늘 정승현 기자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 기준 개편안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소위원회(국토위 법안소위)를 통과했지만 공사비 인상으로 정비사업 추진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건설경기마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규제 완화 효과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국토위 법안소위는 지난달 29일 재건축으로 발생한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의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도(재초환) 개편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부담금을 부과하는 초과이익 기준이 3000만원에서 8000만원, 부과구간은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된다. 

'재초환'은 당초 재건축에 따른 주택가격 상승으로 시장이 불안정해지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도입됐다. 재건축을 진행하면 사업 전후 주택가격 차이로 이익 또는 손실이 발생하는데 재건축후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늘면서 주택시장이 더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초과이익을 사회에 일정부분 되돌릴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지난 2006년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이 제정됐다.

하지만 주택경기가 침체하자 2012년 법안을 개정해 부담금을 사실상 면제해줬고 한차례 추가 연장해 2017년까지 이어졌다. 이후 부동산 규제 강화를 내걸었던 문재인 정부에 의해 다시 추진됐고 특히 2019년 환수법이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나오면서 초과이익 환수에 힘이 실렸다.

그러다 윤석열 정부로 정권이 바뀌면서 재초환에 대한 재검토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를위해 국토부는 지난해 9월 초과이익 환수기준을 1억원으로 높이는 ‘재건축부담금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고 완화기준을 두고 국토부와 국회가 논의를 진행했다. 최근에는 주택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로 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커지면서 기준 완화 움직임이 뚜렷해졌다.

하지만 기준 완화가 되더라도 정비사업 활성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입지가 좋아 수주경쟁이 치열했던 서울 도심 재건축사업에서조차 시공사를 구하지 못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1구역은 지난달 20일 시공사 입찰에 들어갔지만 응한 업체가 한군데도 없었다. 여의도 공작아파트 재건축사업도 대우건설만 의향서를 제출해 수의계약으로 진행되는 등 흥행에 실패했다.  

이같은 배경에는 공사비 협상의 부진이 있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지난달말 발표한 ‘2023년 10월 건설공사비지수 동향’을 보면 지난 10월 건설공사비 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31% 올랐다. 2021년말부터 2022년 상반기에 이르기까지 10%대의 가파른 상승율을 보인뒤 하락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기에 주택경기 침체로 건축사업 진행도 쉽지 않다. 국토부가 같은날 발표한 '10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주택 인허가와 착공은 각각 1만8047호와 1만5733호로 전년동월대비 각각 58.1%, 57.4% 감소했다. 1~10월 누계 기준으로도 27만3918호와 14만1595호로 36.0%, 57.2%씩 줄었다.

이 때문에 재초환 요건 완화는 긍정적이지만 재건축사업에 탄력을 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은 정비사업 활성화로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정책 목표에 이번 개정안이 긍정적”이라며 “환수제도를 도입할때와 비교해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에 폐지까지 검토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은 각 사업지의 조합원들이 추가분담금을 낼 여력이 있는지가 사업 진행을 결정할 관건으로 이번 조정만으로 재건축사업이 탄력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有備無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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