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주춤하자 배터리사 ESS·폐배터리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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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주춤하자 배터리사 ESS·폐배터리 ‘속도’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3.12.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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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선 합작공장·연구개발
ESS 시장 탈환 위해 LFP 개발·라인 확보 박차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삼성SDI
지난 6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유럽 2023 내 삼성SDI 부스에 삼성SDI의 ESS 신제품 SBB가 전시돼 있다. ⓒ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수요 성장세가 주춤하면서 국내 배터리사가 서서히 진행해 온 사업 다각화 전략이 빛을 볼지 이목이 집중된다.

 

배터리 재활용 사업 관심 ‘꾸준’…연구에 지분투자도


14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3사는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지분투자 등으로 참여하고 있다.

가장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021년 미국 배터리 재활용 기업 라이사이클(Li-cycle)에 지분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과 함께 600억 원(양사 각 300억 원)을 투자해 지분 2.6%를 확보하고, 10년간 니켈 2만 톤 공급 계약을 맺었다.

중국 광물 제련 기업 화유코발트와는 합작사 설립에 나선다.

합작사는 중국 장쑤성 난징시, 저장성 취저우시에 각각 폐배터리 전처리 공장과 후처리 공장 형태로 설립된다. 목표 가동 시점은 내년 말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국내 배터리 재활용 기업 성일하이텍 지분 보유를 공시한 바 있다. 지분율은 올해 3분기 기준 8.72%다.

배터리 재활용 관련 연구개발 역량도 키우는 모습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연구소 내 폐배터리 재활용 관련 연구를 전담하는 ‘리사이클 연구 Lab(랩)’을 설치했다. 배터리 소재 회수율 향상 및 친환경 소재 회수 등 재활용 관련 기술 개발이 목적이다.

SK온 역시 모기업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재활용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면서 관련 사업 투자에 시동을 걸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성일하이텍과 손잡고 배터리 재활용 상업공장 국내 설립에 나선다고 밝혔다. 가동 목표는 오는 2025년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에 포함된 리튬을 수산화리튬 형태로 회수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中에 밀렸던 ESS 시장점유율…LFP 개발·신제품 출시로 탈환 노력


ESS 시장 점유율 1위 탈환을 위한 투자도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 실적 기준 글로벌 ESS 시장 점유율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4위, 삼성SDI는 5위를 기록했다. 1위부터 3위는 CATL 등 중국 기업이 차지했다.

2020년까지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했던 것을 생각하면 대폭 내려간 셈이다. 중국의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ESS 시장의 기준으로 자리잡으면서 점유율이 하락했단 게 업계 분석이다.

이에 따라 3사는 LFP 배터리 등 저가 배터리를 개발하는 한편, 고품질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대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5년 내 ESS 부문 매출을 3배 이상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내걸고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우선, 재생에너지와 함께 ESS 시장이 성장 중인 미국 투자에 나선다. 애리조나주에 추진 중인 16GWh(기가와트시) 규모 ESS 전용 배터리 생산 공장 건설은 양산 목표 시점이 오는 2026년이다.

지난 8월부터는 중국 남경공장 내 삼원계(NCM)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 LFP 생산라인으로 전환, 현재 생산 중이다.

유럽시장에선 신제품도 선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유럽시장에서 자체 ESS 배터리 브랜드 ‘엔블록’(enblock)을 공개하고 LFP 기반 가정용 ESS ‘엔블럭E’ 등 신제품을 출시했다. 저렴한 가격과 좁은 공간에 쉽게 설치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삼성SDI는 삼원계 배터리를 기반으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6월 유럽에서 공개한 ESS 신제품 SBB(삼성 배터리 박스, 이하 배터리박스) 등이다. 박스 형태의 ESS로, 배터리셀과 모듈이 내부 탑재돼 있다.

삼성SDI는 지난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ESS는 에너지밀도와 안정성을 강화한 신규제품 확판을 바탕으로 전력용 및 UPS 중심의 판매 성장을 이루도록 할 것”이라며 ESS 시장 확대 계획을 밝힌 바 있다.

ESS용 LFP 개발도 오는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그간 전기차향 배터리 투자에 집중했던 SK온 또한 ESS 시장 진출 시동을 걸고 있다. SK온은 북미 ESS용 배터리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적으로는 차량 충전 사업용 ESS, 선박용 ESS 등 시장 개척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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