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코로나 [이순자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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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코로나 [이순자의 하루]
  • 이순자 자유기고가
  • 승인 2023.12.24 1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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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순자 자유기고가]

아들이 코로나에 걸렸다. 

아들은 나와 같이 한집에 살고 있지 않다. 아들이 카톡을 보내서 알았다. 

첫날은 고열이 심해서 병원 응급실에 다녀왔다고 했다. 다음날부터 고열은 떨어졌으나 다른 후유증이 생겼다. 코가 막히고 심히 목 쉰 소리가 났다. 

삼일 째 되는 날 아들은 닭죽이 먹고 싶다고 김치와 닭죽을 쑤어서 보내달라고 했다.  

토종닭을 한 마리 사서 황기와 백숙 재료를 넣고 한 시간 푹 고아서 닭살을 바르고 쌀과 감자를 썰어 넣고 닭죽을 끓여 김치와 함께 갔다줬다.

그래도 아들은 얼른 낫지 않았다. 2주일이나 앓고서 겨우 직장에 출근했다. 

아들은 직업이 건설 배관공이다. 정규직도 아니고 비정규직도 아니고 그야말로 일용근로직이다. 하루 결근하면 하루 일당을 받지 못한다. 2주 동안이나 결근을 했으니 다음 달 월급은 반토막이다.   

아들한테 미안하다. 부모가 능력이 있으면 아들은 아파도 편하게 아플텐데 가난하니 마음조리며 아파야 한다. 

아들이 가엾다. 가난한 사람은 오직 건강이 재산이다. 오로지 건강하기만을 바랄뿐이다. 앞으로는 절대로 아들이 아프지 않기를 두 손 모아 빈다. 


※ 시민 기고는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을 쓰는 이순자 씨는 서울 양천구 신월동에 사는 77세 할머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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