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시민’ 최정우號, 막판에 ‘기강 해이’ 풍파…차기 회장 선출 부담 커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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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시민’ 최정우號, 막판에 ‘기강 해이’ 풍파…차기 회장 선출 부담 커지나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4.01.15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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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포스코 회장, 연임 완주 눈앞 두고 ‘외유성 출장’ 의혹 암초
정권 압력에 버텼던 최 회장…도덕성 치명상에 중도 퇴진 가능성?
차기 회장 선출도 살얼음…출장 동행 후추위와 내부 후보 리스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2일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홀딩스 출범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 포스코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 2022년 포스코홀딩스 출범식에서 기념사를 하는 모습. ⓒ 포스코그룹

포스코그룹이 최정우 회장의 임기 완주를 눈 앞에 둔 상황에서 큰 풍파를 마주하게 됐다. 현직 이사회 인원들이 연루된 '외유성 해외 출장' 의혹 제기 탓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공헌을 강조해 온 '기업시민' 경영이념의 퇴색과 함께, 차기 회장 선출 작업에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최정우 회장을 비롯한 사내외 이사 16명이 외유성 해외 출장 의혹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는 상황에 내몰렸다. 이들이 받는 혐의는 업무상 배임과 배임 수재, 청탁금지법 위반 등이다. 

지난해 8월 캐나다 출장 건이 화근이 됐다. 당시 포스코홀딩스 이사회는 해외사업장 시찰 및 이해관계자들의 이해도 제고를 위해 5박 7일 일정으로 캐나다를 찾은 바 있다. 다만 업무와 관련없는 관광 일정이 대거 포함되고, 소요 비용만 6억8000만 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초호화 외유성 출장 의혹을 제기한 곳은 포스코 본사·미래기술연구원 본원 포항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다. 이들이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하면서 관련 수사는 본격화됐다.

포스코그룹은 조심스러운 분위기다. 아직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이사회 출장의 위법 여부를 논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수사 상황까지는 아직 알지 못한다"며 "당시 출장은 코로나로 인해 한동안 멈춰뒀던 해외 사업장 시찰을 재개한 것으로, 공식적인 업무의 일환이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포스코가 외유성 출장 의혹과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는 것 만으로도 그간 강조해 온 도덕성과 공정성에 치명상을 입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공정성이 최정우 회장이 윤석렬 정권의 포스코 패싱 논란에도 꿋꿋이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었음을 감안하면, 얼마 남지 않은 최 회장의 임기 완주에도 먹구름이 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회장이 3연임은 포기한 상황이긴 하지만, 최악의 경우 시민단체와 정권 압력으로부터 포스코를 지키기 위해 '중도퇴진' 결단을 내려야 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더 큰 문제는 해당 잡음의 불똥이 차기 회장 선출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공정한 회장 선출을 자신해왔던 포스코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부터가 이번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해 논란을 키운다. 후추위 7명 전원이 앞선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인물들로, 공정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인 것.

후추위는 위원장을 맡은 박희재 교수를 중심으로 오는 3월 주주총회를 통해 선임할 회장 인선절차를 이끌고 있다. 면면은 △박희재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 △김성진 전 해양수산부 장관 △유영숙 전 환경부 장관 △권태균 전 조달청장 △유진녕 전 LG화학 사장 △손성규 연세대 교수 △김준기 연세대 로스쿨 교수 등 사외이사 7인으로 구성돼 있다.

후추위는 해당 논란과 관련해 심심한 유감을 표하면서도 차기 회장 선출 임무 완수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박희재 위원장은 "더욱 자중하며 낮은 자세로,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물론 후추위는 신중한 태도로 임하겠다면서도 외부에서의 '포스코 흔들기' 가능성을 시사해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후추위는 "자신들의 신뢰도를 떨어뜨려 이득을 보려는 시도가 없는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차기 회장 후보군에서 내부보다 외부 인사들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당초 내부 후보자들이 높은 경영이해도를 바탕으로 외부 인사들을 앞설 것으로 보였으나, 이번 외유성 출장 논란에 발목 잡히며 도덕성 흠결을 지적받게 돼서다.

단적으로, 7명의 내부후보자 명단 내 3명이 외유성 출장에 동행한 인물들이란 점을 간과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만에 하나 논란이 된 후보자가 회장에 오를 경우 불거질 수 있는 논란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다는 분석이다.

외부 후보자들은 내부 이해도가 낮다는 한계에도 경영 능력만큼은 인정받는 인물 구성을 이룬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포스코그룹을 이끌었던 인물들과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등이 하마평에 오른다. 이들 외부 후보자들은 1차 심사를 통과한 인원 수만 15명에 달한다. 평판조회 후에도 상당 수가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어, 외부 후보자들의 경쟁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란 평가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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