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는 주택·국내시장↓…해외시장과 플랜트·전력 ↑
원가율·부채비율 다소 증가…올 수주목표 예년실적보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승현 기자]
현대건설이 지난해 공사비 상승과 주택시장 침체, 부동산PF발 위기에도 국내와 해외의 대형 프로젝트들이 공사에 착수하며 785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수주는 해외 시장에서 크게 늘어난 반면 국내 시장에서는 감소했다. 신용등급이 우수하지만 수익성 개선과 부채비율 완화는 향후 해결할 과제로 꼽힌다.
23일 실적 공시와 IR 자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해 녹록지 않은 국내 건설경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냈다. 2023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6.6% 올랐고 매출은 40% 가까이 오른 29조6514억원 규모로 나타났다. 4분기만 놓고 보면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94.5% 늘어난 1445억원이며 매출은 41.3% 증가한 8조5984억원이다. 사측은 수주해놓은 국내외에서 대형 프로젝트의 공정이 본격화한 덕으로 보고 있다.
국내외 시장 모두 연간 매출을 견인했다. 지난해 매출 가운데 국내분은 17조7650억원으로 2022년보다 약 41% 늘었으며 해외분은 37% 증가한 11조8860억원을 차지했다. 또한 별도 기준 매출 16조5000억여원 가운데 주택 등 건축부문이 11조4790억원(전년비 39% 증가)로 약 70%를 차지했다.
수주는 목표치보다 11.7% 많은 32조4913억원어치의 일감을 따냈는데 국내 시장의 부진과 해외 시장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국내 수주량은 19조622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0.6%가량 감소한 반면, 해외 수주량은 약 80.3% 늘어난 12조8680억원 수준이었다.
특히 현대건설 별도 기준으로 보면 전체 수주는 약 20조3000억원으로 5000억여원 늘어났지만 건축·주택 부문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건축·주택 수주가 약 9조4960억원으로 2022년보다 31.2% 감소했다. 또한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은 전체 수주가 22.5% 감소한 11조818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부진을 플랜트·전력 부문이 방어한 모양새다. 플랜트·전력 수주가 약 8조235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179% 상승했기 때문이다. 신한울 원자력 발전소 3·4호기 주설비 공사를 수주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대건설이 원자력 발전과 전력구매거래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제시한 만큼 향후 실적에서 플랜트·전력 부문 비중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매출원가율이 94.3%로 지난해보다 1.5%포인트 올라 수익성 개선 과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이러한 원가율 상승의 배경에는 높아진 공사비용이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하는 공사비원가지수가 2020년 중반까지 120선 아래에 있었지만 이후 가파르게 상승해 지난해 내내 150선에 있었다. 여기에 코로나 팬데믹을 넘긴 지난해 초부터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며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한 점도 한몫했다.
또한 지난해보다 재무부담이 다소 늘어난 모양새도 나타났다. 현대건설의 부채 비율은 126.8%로 지난해보다 14.5%포인트 늘어났다. 특히 3분기보다 6.1%포인트 증가했다. 현금성 자산은 4조581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4% 감소했으며, 3분기와 비교하면 22.9% 늘었다.
현대건설은 올해 수주 목표치를 지난해 수주량보다 낮추고 매출을 예년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수주 목표 규모는 28조9900억원으로 국내분 17조1890억원, 해외분 11조8010억원이다. 매출 목표는 국내 16조9000억원, 해외 12조8000억원 등 총 29조7000억원이다.
향후 현대건설은 주택 시장뿐만 아니라 원자력 발전 부문과 수소 관련 기술, 탄소 포집·운반·저장(CCUS), 전력거래중개 등의 분야에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수주 활동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대형원전·SMR 등 핵심사업과 수소·CCUS 등 미래 기술 개발에 전략적으로 집중하고, 건설시장의 글로벌 흐름에 따라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립해 고부가가치 해외사업에 역량을 결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건설산업이 직면한 대내외적 위기를 돌파하고 지속성장하기 위해 태양광, 해상풍력, 바이오가스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전력중개거래 사업을 본격화하는 등 글로벌 수준의 에너지 그리드 구축에 힘쓸 계획”이라며 “지속가능한 핵심기술과 최상의 주거가치를 위한 미래형 주거공간 건설기술을 내재화·고도화해 차세대 성장 동력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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