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역별 병립형 vs 연동형…유불리 셈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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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역별 병립형 vs 연동형…유불리 셈법은?
  • 이윤혁 기자
  • 승인 2024.01.28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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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선거제 개편 앞두고 ‘진퇴양난’
비례제 개편…“3지대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윤혁 기자]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 등 참석 의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로텐더홀 계단에서 열린 선거제도 관련 정치개혁공동행동-진보4당 연석회의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 등 참석 의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로텐더홀 계단에서 열린 선거제도 관련 정치개혁·공동행동진보4당 연석회의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총선이 70여 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비례대표 선거제 문제는 미궁 속에 빠져있다. 키를 쥐고 있는 민주당은 25일 의원총회에서도 선거제 당론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다당제 가치’를 추구하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이기는 선거’를 위한 병립형 사이를 오가면서 민주당의 대립은 첨예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선거제 개편은 각 정당의 유불리 셈법이 얽혀있기에, 당내에서도 의견이 갈릴 수밖에 없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병립형 권역별 비례대표제’가 무엇이길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연동형 비례대표제VS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전체 의석이 정당득표율에 따라 배분되고 지역구 선거 결과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 수가 조정되는 제도이다. 그러나 현재의 비례대표 제도는 완전한 연동형과는 조금 다른 제도인데, 47석의 비례대표 의석수 중 30석에 대해서만 연동률 50% 캡(상한선)이 설정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이다. 남은 17석은 병립형으로 배분한다.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병립형 비례대표제의 이해가 필요하다. 국회 의석 수를 지역구 70석, 비례대표 30석, 총 100석으로 예시로 들면, 개표결과 A정당이 정당투표에서 40%의 득표율을 얻었다면 지역구 당선자 수와 상관없이, A정당의 비례대표 당선자 수는 30석의 40%에 해당하는 12명이 된다. 

여기서 권역별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이러한 방식은 동일하지만, 전국을 인구 비례에 맞춰 3~6개 권역으로 나누고, 그 권역 안에서 정당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나눠 갖는 제도다.

현재 비례 의석 수인 47석에 대입해 보면, 전국을 북부·중부·남부 권역 3개로 나눌 경우 한 권역당 대략 16명의 의석 수가 배분되는 것이다. 이 경우 기존의 제도와는 달리 권역별로 비례대표 후보 명단도 달라지게 된다.

 

각 정당의 유불리 셈법은?


비례제 개편에 가장 촉각을 기울이고 있는 건 군소정당들이다. 지역구 당선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군소정당의 경우 병립형으로 되돌릴 경우 의석 수가 줄어들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김준우 정의당 비대위원장은 25일 기자회견에서 “권역별 비례는 전국단위 병립형 비례제보다 퇴행하는 제도이다”고 말했다. 이어 진보당 윤희숙 상임대표 역시 “권역별 병립형과 지역 균형은 아무 관련이 없다”며 “알고도 모르는 척 주장하는 것은 비겁한 꼼수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병립형 비례제가 유리한 국민의힘은 처음부터 입장을 고수해왔다. 26일 여당 관계자에 따르면 “플랜B로,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가 유지될 경우에 대비해 위성 정당 발기인 모집 절차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진퇴양난’에 빠져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11월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인가”라고 말하며 병립형으로 회귀를 원하는 모습이지만 26일 민주당 소속 의원 80명이 “병립형 퇴행은 비례 몇 석을 더 얻으려다 253개 지역구에서 손해 보는 소탐대실이다”고 당 지도부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비례제 개편이 3지대에 가장 큰 영향을 줄 것이라 말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26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양당의 경우 연동형이 된다면 위성정당을 만들 것이기에 영향이 없다”며 반면 “3지대의 경우 연동형으로 갈 경우 각자 어느 정도 의석 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는 생각에 빅텐트 형성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같은 날 통화에서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역시 “3지대는 병립형으로 바뀔 경우, 자기 의석은 나중에 받더라도 일단은 뭉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한편 전예현 정치평론가는 “비례제가 선거 판도를 좌우할 이슈는 아니다”며 “다만 기존에 비례제는 장애인·다문화 등 사회적 약자들의 취지를 살렸는데, 권역별 비례제가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갖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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