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빡해진 저축은행"…민간 중금리대출 급감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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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빡빡해진 저축은행"…민간 중금리대출 급감한 이유는?
  • 우한나 기자
  • 승인 2024.01.30 15: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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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중금리대출 6조1598억원…작년 대비 42.9%↓
12월 기준 3억원 가계신용대출 내준 곳 약 36%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우한나 기자]

저축은행 이미지. ⓒ연합뉴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위축으로 저축은행들이 신규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차주와 사업장이 늘고 있다. ⓒ연합뉴스

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위축으로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차주 및 사업장이 늘어나면서 저축은행의 신규대출 문턱도 높아지고 있다.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악화하거나 역마진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해 대출 신용자를 꼼꼼하게 검토하는 등 대출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 모습이다.

30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 저축은행 79곳의 여신잔액은 106조2555억원이다. 같은 해 1월(115조6003억원)과 비교하면 9조3448억원이나 줄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여신잔액이 한 차례도 빠짐없이 매달 감소했다. 저축은행업계의 재정건전성 회복하기 위해 대출 문턱을 높여 여신 줄이기에 한창인 것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 여신잔액이 줄어든 가운데 중·저신용자들의 대출 문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저축은행의 민간 중금리대출은 전년 대비 약 43% 급감했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저축은행이 취급한 민간 중금리대출(사잇돌대출 제외) 규모는 6조159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42.9%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민간 중금리대출 건수는 전년보다 37.4% 감소한 39만1506건으로 나타났다.

민간 중금리대출은 중·저신용자에게 자금을 원활하게 공급하고, 대출금리가 신용도에 따라 저금리와 고금리로 양극화하는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운영하는 제도다. 신용 하위 50% 개인을 대상으로 업권별 금리 상한 요건을 충족하는 신용대출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저축은행의 지난해 하반기 금리 상한은 연 17.5%였다. 하지만 저축은행업계는 그간 수익성이 악화하고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면서 중금리대출 규모를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기준 3억원 이상 가계신용대출을 새로 내준 저축은행은 29곳뿐이다. 국내 79개 저축은행 중 약 36%만 신규대출을 허용하고 있다. 저신용자의 경우 대출장벽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신용점수 600점 이하 구간에서 신규대출을 3억원 이상 내준 저축은행은 12곳으로, 지난해 말 집계된 18곳보다 줄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저신용자 신규대출을 늘리는 것은 업계에도 부담이 된다. 중·저신용자는 고신용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출 상환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저축은행의 건전성 개선을 고려한다면 위험부담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79곳 저축은행의 3분기 연체율은 전분기 대비 0.82%포인트 상승한 6.15%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이전 분기보다 0.79%포인트 늘어난 6.4%로 나타났다. 은행의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연체가 3개월 이상 된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의 부실채권 비율을 뜻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업계 차원에서 건전성 및 리스크 관리 측면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며 “수신과 여신을 균형 있게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권 고금리가 계속 이어지면서 은행에서 받지 못하는 대출이 저축은행으로 내려오고 있다”며 “마이너스가 되지 않는 선에서 취급할 수 있는 대출의 폭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4분기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상호저축은행을 포함한 비은행권 모두 대출 문턱을 높일 전망이다. 저신용자의 채무상환능력 저하, 부동산 관련 기업대출 등으로 높은 연체율이 지속됨에 따라 여신건전성관리 차원에서 대출태도 강화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올해 비은행금융기관 대출 문턱이 높아진 만큼 대출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보험·저축은행 담당)
좌우명 : 아는 것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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