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좋고 전망도 좋은데 ‘9일 연속 미끄럼’…밀리의서재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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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좋고 전망도 좋은데 ‘9일 연속 미끄럼’…밀리의서재에 무슨 일이?
  • 박준우 기자
  • 승인 2024.02.01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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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은 올랐는데 주가는 9거래일 연속 하락세…오를 만하면 하향곡선
주주보호 위한 당국과 기업들 노력 쏟아져…기아, 셀트리온 등 대표적
밀리의서재 “주주환원정책 검토 중…아직까지 확실히 정해진 것 없다”
FI의 차익실현 매도 이어져…2개월 뒤 최대주주 보호예수기간도 만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역대급 실적에도 밀리의서재 주가는 8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사진은 밀리의서재 로고. ⓒ사진제공 = 밀리의서재
역대급 실적에도 밀리의서재 주가는 9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탔다. 사진은 밀리의서재 로고. ⓒ사진제공 = 밀리의서재

밀리의서재가 역대급 호실적에도 주가가 내리막을 타고 있어 주목을 끈다. 주가를 꺾을 만한 뚜렷한 악재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9거래일 연속 하락,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지는 모습이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밀리의서재는 전일 종가 대비 950원(3.87%) 하락한 2만3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2일을 기점으로 9거래일 연속 약세다. 이 기간에만 26.93%를 반납했다.

밀리의서재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가 희망밴드 최상단인 2만3000원으로 공모가를 확정, 흥행에 성공했다. 긍정적인 분위기는 곧장 주가로 이어졌다.

상장 당일인 지난해 9월 27일 장 중 5만7600원까지 주가가 치솟더니 결국 공모가 대비 80.86% 상승한 4만1600원에 첫 거래를 마감했다. 그러나 바로 다음 거래일인 10월 4일, 주가는 29.92% 밀리며 하한가로 직행했다. 이후에도 주가 약세는 계속됐고, 결국 11월 들어 1만5000원 대까지 주저앉았다. 12월 말부터 다시금 상승 분위기로 전환됐지만, 그마저도 오래가지 못 하고 지난달 말부터 9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9거래일 연속 미끄럼…당장 악재 없는데 왜?


통상 주가 하락의 이유는 셀 수 없이 많고, 특정하기도 어렵다. 현재 밀리의서재와 관련해서도 주가 하락을 부추길 만한 특별한 악재를 꼽기가 쉽지 않다. 뚜렷한 악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9일 연속 주가는 수직 하강 중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별다른 악재가 없음에도 기업의 주가가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 총 세 가지를 들었다.

이 관계자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전체 기업들의 경우, 특별한 악재가 없는 가운데 주가가 하락하는 이유로는 대표적으로 기업 가치 대비 주가가 크게 오른 경우”라며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면 알려지지 않은 어떠한 악재가 있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또 하나는 수급 이슈인데, 주가라는 건 사는 사람과 파는 사람이 가격 측면에서 매칭이 돼야 한다”며 “파는 쪽에서 팔아야 하는 이유나 이슈가 있을 때는 가격 상관 없이 매도를 던지기 때문에 이 경우에도 주가 하락세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 증권사 펀드매니저는 같은 질문에 대해 말을 아꼈다. 이 매니저는 “밀리의서재 개별 종목에 대한 주가 관련해서는 콕 집어 말씀 드리기가 어렵다”고 답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밀리의서재는 지난해 매출 566억 원, 영업이익 104억 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이 23%, 영업이익은 149%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3분기의 경우 전 분기 통틀어 역대급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해당 분기 밀리의서재는 146억3500만 원의 매출과 25억3300만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1%, 154% 늘어난 규모다.

고평가 논란 또한 없다. 최재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밀리의서재 주가가 성장성 대비 저평가된 상태라고 봤다.

앞서 언급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별다른 악재 없이 주가 약세가 길어진다면,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 내부) 이슈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밀리의서재 측은 “(회사 내부 이슈 같은 게 있는지 여부는) 잘 모른다”고 했다.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 위한 움직임…밀리의서재, 개미들 품을까


상황이 이렇게 되고 보니 밀리의서재의 주주환원정책 계획에도 자연스레 관심이 쏠린다.

국내 증시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기업 저평가 현상)는 증시에서 빠질 수 없는, 이른바 ‘뜨거운 감자’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벌어들인 순이익을 배당이 아닌 유보금으로 쌓아둔다거나 소액 주주에 대한 비우호적인 태도 등이 지적된다.

지난해부터 정부와 금융당국은 배당 절차 개선, 공매도 한시적 금지, 금투세 폐지 등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지난 1월 17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된 민생토론회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PBR이 낮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스스로 어떻게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해 공시를 하게 유도할 것”이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기업 스스로가 가치를 높이는 제도를 운용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주가가 주당순자산 가치보다 높으면 PBR은 1 이상이며, 낮을 경우 1에 못 미친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소액주주가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이사회의 책임 강화, 주주총회 내실화 등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 추진을 약속하기도 했다. 

이에 기업들도 주주친화정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아와 셀트리온 등이 대표적이다. 기아는 지난 1월 25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568만8282주(취득예정액 5000억 원)의 자사주를 취득하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주주들이 원한다면서 합병을 결정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 현금배당과 자사주 취득 및 소각에 나서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주주환원정책에 대해 “주주들과의 소통으로 그들의 신뢰를 얻고, 회사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주주환원을 위한 정부·금융당국·기업들의 노력이 이어지다 보니 호실적에도 주가 흐름이 좋지 못 한 밀리의서재도 상장 세 달 만에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주주환원정책에 대해 밀리의서재는 아직까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례로 밀리의서재는 배당과 관련해 기존 절차(12월 말 배당기준일 확정→2월 이사회 결의→3월 배당 확정)를 유지했다. 이 때문에 밀리의서재 주주들은 배당액이 얼마인지, 배당이 지급되긴 하는지 알 수 없는 상태로 오는 3월 주주총회때까지 주식거래를 이어가게 됐다.

앞서 금융위원회와 법무부는 지난해 1월 국내 기업의 배당제도를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토록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배당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후 같은 해 12월 6일 기준 코스피 상장 기업 780곳 중 185곳(23.7%)이, 코스닥 상장 기업 1487곳 중 451곳(30.3%)이 자발적으로 배당절차 개선을 위한 정관변경 안건을 상정했다.

밀리의서재 관계자는 향후 주주환원정책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 검토 중”이라며 “(주주환원정책을) ‘하겠다’ 또는 ‘안하겠다’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아직 남아있는 오버행 우려…2달 뒤 최대주주 의무보유기간 만료


상장 직후 기준 HB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파트너스 등 FI(재무적투자자)들이 보유한 밀리의서재 지분율은 40.40%였다. 이들 대부분은 보유 지분을 각각 1개월, 3개월로 나눠 자발적으로 보호예수를 걸었다.

재무적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 이슈는 주가 하락 배경의 단골 메뉴다. 개인투자자에 비해 기업 내부 사정에 밝은 최대주주를 비롯한 임직원, 재무적투자자의 주식 매도는 주가가 ‘고점’이라는 인식을 주는 초탄이 될 수 있다.

1% 이상의 지분 변동이 있을 때 공시해야 할 의무를 지닌 재무적투자자 중 가장 먼저 주식 매도에 나선 건 KB인베스트먼트다. KB인베스트먼트는 한 달의 보호예수기간이 만료되는 당일(2023년 10월 27일)에 8만8465주를 장내매도 방식으로 처분했다. 이에 보유 지분율은 6.12%에서 4.85%로 내려갔다.

이어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지난해 11월 10만3298주를, HB인베스트먼트는 올 1 46만5000주를 시간외매도 및 장내매도 방법으로 각각 처분했다. 현재 한국투자파트너스와 HB인베스트먼트의 밀리의서재 지분율은 각각 3.68%(기존 5.06%), 4.85%(기존 10.75%)다. 해당 매물은 언제든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상태다.

이에 더해 밀리의서재 최대주주인 지니뮤직의 보호예수기간이 약 2개월 뒤 만료된다. 서영택 밀리의서재 대표는 지난해 9월 기자간담회에서 “지니뮤직이 (밀리의서재) 주식을 팔 수 있다는 우려는 지나친 해석”이라며 선을 그은 바 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증권·핀테크 담당)
좌우명 : 닫힌 생각은 나를 피폐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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