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도 못 피한 ‘마이너스 성장’…EV 신차 공세 뒤엔 ‘절박함’ [장대한의 데:자보]
스크롤 이동 상태바
현대차도 못 피한 ‘마이너스 성장’…EV 신차 공세 뒤엔 ‘절박함’ [장대한의 데:자보]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4.03.04 1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현대차, 지난해 내수 전기차 판매량 6만 대 그쳐…22년比 13.9%↓
판매 라인업 최다 ‘7종’에도 시장 둔화 못 비켜가…아이오닉5 부진
하이브리드 선호에 소비심리 악화도…가격 내린 신차 삼총사 띄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기자가 활동하는 자동차 시장에서도 통계를 이해하면 좁게는 각 차급별, 모델별 고객 수요와 니즈를, 넓게는 시장 트렌드 동향까지 파악할 수 있다. [데:자보] 코너는 이 같은 맥락에서 기획됐다. 데자보는 '이터로 동차시장 기' 줄임말이다. 자동차 시장의 유의미한 데이터를 찾아, 흥미로운 사실들을 짚어내고자 한다. 〈편집자주〉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 성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신규 수요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볼륨 모델인 아이오닉5가 부진했고, 신차 코나 EV마저 약세를 보였다. ⓒ 시사오늘 장대한 기자

현대자동차가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 확정에 발맞춰 신차 공세에 본격 나섰다. 전기차 수요가 집중되는 3월 성수기를 맞아 관련 수혜를 십분 누리겠다는 각오다. 물론 현대차의 발빠른 행보 뒤엔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이 '역성장'을 이뤘다는 위기감이 자리한다. 경쟁력있는 EV 신차들을 앞세워 하이브리드 선호 트렌드에 맞서고, 전기차 시장 규모를 다시금 키워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4일 현대차 판매 실적 자료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전기차 내수 판매량은 2022년 대비 13.9% 감소한 6만592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이후 줄곧 이어졌던 성장세에 제동이 걸린 것으로, 시장 초기 때와 비교해 신규 수요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을 드러냈다.

볼륨 모델이었던 아이오닉5의 판매 감소가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21년 출시 때부터 연 2만 대를 가뿐히 넘겼던 판매량이 지난해 처음으로 1만6605대로 줄었기 때문이다. 출시 3년차에 따른 노후화와 수입 경쟁 모델 증가 등이 비우호적 요인이 복합 작용하며 녹록치 않은 한 해를 보냈다.

현대차가 지난해 가장 많은 7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내세웠단 점은 아쉬움을 더한다. 2020년 3종에 불과했던 전기차종은 2021년 5종, 2022년 6종으로 늘어나며 판매 확대에 주효하게 작용해왔다. 하지만 지난해엔 그렇지 못했다. 신차 '코나 일렉트릭'(코나EV)의 활약이 미미했던 탓이다. 화재 논란으로 단종됐다가 지난해 완전변경 모델로 새롭게 돌아왔지만, 연 판매량(8개월)은 2510대에 그쳤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다양한 하이브리드모델의 부상과 소비 여건 악화 등의 여파로 그 규모가 소폭 줄었다. ⓒ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업계는 전기차 판매 감소 국면이 현대차만의 얘기는 아니란 입장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는 '2023년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분석' 보고서를 통해 대중적 수요 확보 어려움에 따른 국내 전기차 시장의 위축 상황을 짚어냈다. 

협회는 전기차 시장이 얼리어답터 수요 중심으로 고성장세를 기록해오다 다양한 하이브리드모델의 부상과 소비 여건 악화 등의 여파로 2022년 대비 1.1% 줄어든 16만2000대 수준에 머물렀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카는 42.5% 증가한 39만1000대로 집계돼, 큰 대비를 이뤘다.

현대차는 손놓고 당하진 않겠단 입장이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와 위기감 팽배에 맞서 적극적인 신차 출시 노력을 이어갈 방침이다. 일례로 현대차는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개편안이 확정된 지 일주일 만인 4일,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의 부분변경 모델을 내놨다. 전기차 수요가 가장 몰리는 시기에 선제적인 신차 출시로 판매 확대를 이루겠단 포석으로 읽힌다. 

4일 출시된 더 뉴 아이오닉 5의 후면부 모습.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의 2024년형 모델과 아이오닉 6의 디자인 패키지 모델인 '아이오닉 6 블랙 에디션'도 함께 선보였다. 이들 모델은 상품성 개선 뿐 아니라 최소 100만 원 이상의 가격 인하 승부수까지 띄운 것으로 확인된다. 하이브리드카의 공습을 막아내면서도, 전기차 시장 내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반영됐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올해는 대형 전기 SUV 모델 '아이오닉9'도 새롭게 가세할 예정이다. 전기차 시장 관심을 크게 높여줄 호재로, 현대차의 실적 반등과 전기차 시장 선도 기업 입지를 더욱 넓혀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대차 관계자는 "다양한 전기차 선택지를 제공함으로써 국내 전기차 시장 선도 기업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