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7년 인뱅…시그니처 단기적금, 차별화 경쟁 '후끈' [인뱅史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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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7년 인뱅…시그니처 단기적금, 차별화 경쟁 '후끈' [인뱅史①]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4.03.08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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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 챌린지박스, ‘동기부여’로 소확행 챙기기
카카오뱅크 26주적금, ‘풍차돌리기’ 재테크로 인기
토스뱅크도 키워봐요·굴비·아이적금 등 라인업 확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사옥 내외부 모습. ⓒ각사 제공

인터넷전문은행이 내달 3일 출범 7주년을 맞는다. 이날은 국내 최초의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가 출범한 날(2017년 4월3일)이기도 하다. 지금은 카카오뱅크(2017년 7월27일), 토스뱅크(2021년 10월5일)까지 출범하며 인뱅 삼국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더해 제4 인뱅 출범 가능성까지 높아지며 향후 인뱅간, 인뱅-시중은행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사오늘>은 국내 인뱅 출범 7주년을 맞아 인뱅3사가 선보인 주요 상품과 서비스를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그 의의를 되짚어 본다.

은행권에서 내놓은 적금상품의 최소 가입기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과거 적금상품이 수년 단위라면 단기적금은 최근 6개월 단위가 주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한달짜리 적금까지 나온 상황이다. 단기적금 상품은 납입기간이 긴 다른 적금상품에 비해 높은 이자를 제공하는 대신 최대 납입규모가 상대적으로 적다.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하게 실현가능한 행복)을 추구하는 MZ세대를 겨냥한 상품이었지만 최근에는 서브 적금통장으로도 확실하게 자리잡은 모양새다.

이같은 단기적금은 인터넷은행들의 시그니처 상품으로 통한다. 실제로 인뱅3사 모두 6개월 단위 단기적금을 최소 1개 이상 운용하고 있으며 공통적으로 고금리를 내세운 가운데 각자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인뱅 원조 맛집 케이뱅크, 챌린지박스·코드K 자유적금 주력


먼저 케이뱅크의 경우 주요 단기적금 상품으로 △챌린지박스 △코드K 자유적금 △주거래우대 자유적금이 있다.

기존 은행권의 적금상품과 유사한 코드K 자유적금은 기본에 충실하다. 6일 기준 연 4.30%(1년, 세전)의 이자를 제공하면서 납입한도는 매월 30만원이다. 가입기간은 1개월~36개월로 금융소비자가 자유롭게 선택이 가능하다. 부분출금(최대 2번) 기능까지 더해 해지로 인한 고객 손실을 최소화했다. 특히 케이뱅크는 선착순 특판을 통해 최대 연 10% 금리를 제공하며 공격적인 영업을 펼치기도 했다.

챌린지박스는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 상품이지만 설계 특성상 단기적금으로 보기도 한다. 기본금리 1.50%를 제공하고 목표금액을 채운 경우에만 우대금리(2.50%)를 제공하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목표금액 최대치는 500만원으로 목표기간은 30일부터 200일까지 해당 범위 내에서 자유롭게 설정이 가능하다. 납입은 고객이 아니라 자동 모으기 서비스를 통해 매주 연결된 계좌에서 챌린지박스로 이체가 된다. 나만의 목표명 설정은 금융서비스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지는 않지만 동기부여와 함께 소소한 재미를 준다. ‘유럽 여행가자’, ‘나에게 명품지갑 선물하기’, ‘가족모임 소고기 쏘기’ 등이 추천목록에 있으며 이밖에 직접 챌린지명을 부여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해외여행 목적으로 300만원을 모으기로 결정하고 목표기간을 100일로 설정했을 경우 해당 기간내 주 단위로 19만9076만원이 연결계좌에서 챌린지박스로 자동이체되며, 목표일에 299만9992원(원금 2986140원+이자 1만3852원, 최고금리 연4.00% 적용, 세후 기준)을 모으게 된다. 원 이하 단위 절삭으로 인해 발생한 목표액 부족분(예시 기준 8원)은 끝전채움 추가보상으로 지급된다.

아울러 상품 가입을 해지하지 않고도 필요할 때마다 회수제한 없이 출금이 가능하며 비상금 출금 또는 매주 금액을 제때 납입하지 못했을 경우 남은 기간에 맞게 자동으로 이체금액을 재설정해준다. 이는 적금을 중도에 해지하는 이른바 적금포기자가 겪게 되는 이자손실 리스크를 줄여주면서 끝까지 목표액을 모을 수 있도록 돕는 장치기도 하다.

 

인뱅 최강자 카카오뱅크, 26주적금 이어 한달적금도 인기몰이


인뱅3사 중 강자로 꼽히는 카카오뱅크의 적금상품은 △자유적금 △26주적금 △한달적금이다. 자유적금은 이름처럼 매일 또는 매주, 매달 원하는 날에 자유롭게 납입이 가능한 상품으로 기본 3.90%(1년, 세전) 금리에 자동이체시 연 0.20%p 우대금리를 제공해 최대 연 4.10% 금리혜택을 누릴 수 있다. 기존 적금상품이 납입일과 납입횟수를 지키지 않을 경우 발생하는 금리손해나 불편함을 해소한 것이다. 월 기준으로 최소 1000원, 최대 300만원까지 납입이 가능하다.

26주적금은 카카오뱅크의 시그니처 상품이다. 기본금리는 연 3.00%지만 26주 도전 챌린지 성공시 연 3.00%p 우대금리를 더해 최대 연 6.00%의 금리를 제공한다. 26주적금 상품의 특징은 납입금액(연결계좌서 자동이체)이 점진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최대 가입금액 1만원을 기준으로 예를 들자면 첫주 1만원이 이체되고 2주차에는 2만원, 3주차는 3만원, 4주차에는 4만원, 마지막주인 26주차에는 26만원으로 이체금액이 증가하게 돼 총납입금액은 351만원이 된다. 납입일자를 시발점으로 이자가 적용되기 때문에 이자는 총납입금액이 아니라 주마다 증액된 금액에 이자가 붙는다. 이 때문에 해당 상품은 재테크 기술 중 하나인 풍차돌리기와 결합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일정 기간을 두고 계속 새로운 적금 상품에 추가로 가입해 순차적으로 원금과 이자를 회수하는 방식으로, 풍차가 돌아가는 모습과 유사에 붙은 재테크 용어다. 특히 26주적금 상품은 1인당 최대 30계좌까지 개설할 수 있어 풍차돌리기 적용에 최적화돼 있다는 평가다.

카카오뱅크는 이종업종과 제휴를 통해 할인쿠폰 등 추가 혜택 등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동안 이마트, 마켓컬리, 카카오페이지, 해피포인트, 오늘의집 등 다양한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단순 수신상품을 넘어 플랫폼 비즈니스 성격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 나온 한달적금은 31일동안 매일 하루에 한번 최소 100원부터 3만원까지 1원 단위로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납입할 때마다 우대금리(0.10%p)를 제공하며 5회, 10회, 15회, 20회, 25회, 31회 등 최대 6대 보너스 우대금리까지 제공해 최고 연 8.0%(세전) 금리 혜택을 제공한다. 카카오뱅크는 현재 한달적금을 새로운 시그니처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인뱅 막내의 반란 토스뱅크, 적금상품 라인업 보강…경쟁력↑


인뱅 후발주자인 토스뱅크는 당초 자유입출금식 예금인 토스뱅크 통장을 원(One) 시그니처 상품으로 내세웠지만 이후 다양한 적금상품을 출시하며 현재는 인뱅3사 중 가장 많은 적금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토스뱅크의 적금상품으로는 △키워봐요 적금 △굴비적금 △자유적금 △아이적금이 있다.

‘키워봐요 적금’은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서 케이뱅크의 챌린지박스, 카카오뱅크의 26주적금과 주로 비교되는 인뱅 단기적금 상품으로 꼽힌다. 기본 상품설계 구조가 유사하기 때문이다. 토스뱅크의 키워봐요 적금은 기본 2.0% 금리에 목표달성시 최대 연 4.5%(세전)의 금리혜택을 제공한다. 최소 1000원부터 납입이 가능하며 계좌연결을 통해 매주 자동이체가 이뤄진다. 매달 100만원까지 저금이 가능해 더 저금하고 싶다면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추가 납입도 가능하다. 단 잔액 부족 또는 자동이체 실패시 기본금리 2.0%만 제공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지난해 4월 출시된 굴비적금도 토스뱅크의 시그니처 적금 상품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기본 2.0%에 우대금리 3.0%p를 더해 최대 연 5.0%(세전) 금리혜택을 준다. 해당 상품은 별도의 조건없이 만기(6개월)만 채우면 우대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중간 납입 부담을 덜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우대금리 혜택 조건이 만기 하나고 월 납입한도도 30만원으로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라 새내기 직장인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적금 진행상황을 굴비가 밥상으로 조금씩 내려오는 형태로 위트있게 표현했으며 굴비가 밥상에 도달하면 원하는 반찬을 하나씩 추가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굴비적금 가입자들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친구 또는 지인들과 이를 공유할수도 있다. 

토스뱅크 자유적금은 다른 인뱅과 마찬가지로 기본에 충실한 상품이다. 기본 2.0%에 최대 연 4.30% 금리를 제공하며, 고객 상황에 맞게 매달 납입금액과 기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매달 납입금액은 최소 1원~최대 300만원이며 납입기간은 최소 3개월~최대 36개월로, 자동이체 저금 기능도 제공한다.

아이적금은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적금상품으로, 인뱅3사 중 토스뱅크가 최초로 선보였다. 해당 상품은 1년짜리 적금상품(기본 3.0%, 최대 연 5.5% 금리혜택, 세전)으로 초단기 상품은 아니며 아동 및 청소년(0~15세)을 대상으로 명의통장을 개설해주지만 실제 가입진행은 자녀 보호자인 부모(법정대리인)가 진행한다. 그동안 자녀 통장을 개설하려면 구비서류가 필요하고 대면제출이 기본이었지만 토스뱅크는 각종 증명서류를 비대면으로 안전하게 제공받아 개설 절차를 진행한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계좌개설에 걸리는 시간은 토스앱 구동 이후 1분 안팎이다.

이처럼 인뱅간 적금상품은 최근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경쟁심화로 인한 제로-섬(Zero-sum) 현상이 발생할 우려는 적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인뱅 적금 상품의 경우 대부분 납입금액이 소액이라 메인 적금통장이라기 보다는 서브로 여러 통장을 만들고 소액을 알뜰하게 모아 이자를 챙기는 영리한 재테크에 활용되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인뱅의 단기적금 상품을 엄청난 혁신의 결과물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기존 상품과의 차별화 전략을 통해 적금가입자의 선택권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다만 상품 종류가 다양해진만큼 납입기간이 짧은 단기적금의 장단점을 고려하고 본인에게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상품이 무엇인지, 또 최종이자가 얼마인지 등을 꼼꼼하게 따져보고 가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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