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이마트의 ´노조 방해 의혹´, 정치권은 뭐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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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이마트의 ´노조 방해 의혹´, 정치권은 뭐했나?
  • 권지예 기자
  • 승인 2013.02.08 10: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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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노위 ˝전체회의 통해 노동 현안 다루며 문제 해결할 것˝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권지예 기자) 

▲ 이마트 규탄 기자회견 ⓒ뉴시스

"국민 앞에서는 양의 탈을 쓰고 뒤로는 늑대의 사악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신세계 그룹이다." 서비스연맹 강규혁 위원장의 말이다.

신세계·이마트는 노조 활동을 방해하기 위해 150여 명의 직원을 사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해당 회사를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고, 나아가서 시민단체는 불매운동까지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 노사 간 타협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갈등은 확대되어 가고 있는 이 사건을 정치권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해당 의혹이 제기된 시점부터 정치권이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 따라가 봤다.<편집자 주>

국내 유통업계 1위인 신세계·이마트가 노조 설립을 방해한 정황이 드러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노웅래·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이 신세계·이마트 의혹을 폭로하며 대기업의 부당노동행위 문제가 다시금 거론되고 있다.

환노위 노웅래·장하나 의원은 민주노총,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참여연대 등과 함께 지난달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세계·이마트의 '노동조합 설립을 막기 위한 직원 사찰' 의혹을 제기했다.

신세계·이마트가 무노조 경영을 이어가기 위해 일부 직원을 대상으로 불법사찰을 했다는 거다.

이들은 제보된 신세계·이마트의 내부 문서를 근거로 △노조 설립 원천봉쇄 △노동자 및 하청업체 노동자들에 대한 감시와 사찰 △타인의 주민번호를 도용해 노조 가입 여부 확인 △노조활동 관련 인물에 대한 부당 해고 등의 의혹을 전했다.

또 "이마트는 매장에서 발견된 전태일 평전을 불온서적으로 지칭하고 책의 주인을 찾기 위해 난리법석을 떨었다"며 "결국 해당 협력업체 직원을 해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직원의 여자친구가 민주노총에 근무한다는 사실까지 보고하는 등 반인권적이고 불법적인 노무관리를 해왔다"며 직원 사찰에 대한 사례를 들며 의혹에 힘을 싣기도 했다.

“부당노동행위, 반드시 책임져야…….”
신세계·이마트에 강경 대응

야권에서는 신세계·이마트의 직원 불법사찰 의혹을 두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한명숙 민주통합당 의원은 "이 시대에 있을 수 없는 부당노동 행위"라고 비판했고, 한정애 민주통합당 의원은 "부당노동행위를 원천적으로 지시한 신세계에 대한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신세계·이마트 노조탄압 대책 마련에 발 벗고 나선 노웅래·장하나 의원은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신세계·이마트에 대국민 사과, 해고노동자 복직, 재발방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두 의원은 이날 "이마트의 반인권·불법적 노조탄압 의혹이 공개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이마트는 문제해결 노력은커녕 전국 매장에 노무관련 문건을 모두 파기하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 꼬리 자르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사 측의 불성실한 대응을 꼬집었다.

장하나 의원 측은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신세계·이마트 측은 노동법을 위반한 상황에서 어떠한 방문도, 사과도, 코멘트도 없다"면서 "현재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파악 못하고 있다"고 수위 높은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시민단체 공대위 구성…이마트 관계자 고소 고발

정치권의 강경 대응에 힘입어 민주노총과 참여연대·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6개 시민단체들 또한 의혹 규명 촉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이들 단체는 노조의 편에 서 '이마트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를 구성했다.

먼저, 공대위는 지난달 29일 신세계·이마트가 형법상 △업무방해 △명예훼손 △증거인멸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주민등록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을 주장했다.

이들은 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허인철 이마트 대표이사 등 신세계·이마트 관계자 10여 명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고발했다. 여기에는 민주노총과 서비스연맹이 고소인으로, 장하나 의원과 민변·참여연대 등이 고발인으로 참여했고 민변 소속 변호사들이 대리인을 맡았다.

 이채필 장관, "저에게 맡겨달라"
노조와 임원, 협상 전 2% 부족한 ‘면담’

서울중앙지검은 해당 사건에 대해 부당노동행위를 핵심으로 고용노동부를 수사지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도 "혐의가 있는 곳은 성역 없이 어디든지 하겠다. 저에게 맡겨달라"며 "책임자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반드시 지게 하겠다"고 단호한 모습을 보였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서울 4개, 경기·부산·대구·광주·대전 각 3개, 강원 2개 등 전국 이마트 24개 지점을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 중이다. 

▲ 공대위와 이마트 임원 '면담' ⓒ뉴시스

우선, 지난 1일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과 전수찬 이마트노동조합 위원장 등 5명은 '공대위' 자격으로 허인철 대표, 박주형 부사장 등 이마트 관계자 4명과 만났다. 해당 관계자들은 서울 성동구 이마트 본사에서 양 측은 비공개로 약 40분간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공대위 측은 앞서 정치권에서 전한 ‘4대 요구’인 △대국민 사과 △해고자 복직 △노조 인정 △재발 방지 약속을 주장했다.

허 대표는 이에 "회사도 원만히 (이마트 사태를) 마무리하고 싶다"면서도 "앞으로 2주 간 검찰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의 조사가 있으니 당장은 확답이 어렵다"며‘4대 요구’에 대한 대답은 미뤘다.

이마트 측은 '4대 요구'에 대한 <시사오늘>의 질문에 "노조위원과 만나서 해결해 나가고 있다. 다시 만날 예정이고, 얘기할 것이다"라고 자세한 얘기는 하지 않았다.

전 위원장은 "이마트의 답변이 실망스러웠다"며 "사 측이 정말 조속한 해결을 원한다면 (공대위의) 네 가지 요구사항을 빨리 검토한 뒤 답을 달라"고 유감스러움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 신세계·이마트는 부사장을 책임자로 하는 협상단을 꾸려 공대위와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 노조설립 막으려는 이마트 규탄 기자회견 ⓒ뉴시스

“대기업 부당노동행위…정치권 나서서 원인 파악해야”

대기업의 부당노동행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작년 11월에도 현대증권 노조가 사 측이 노조를 탄압한다며 경영진 10여 명을 고소했던 사례처럼, 노사 문제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이에 환노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신세계·이마트 의혹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노동 현안을 다루며 문제해결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장하나 의원은 "지난달 18일 상임위 회의에서 해당 의혹을 질의했고 조속한 시일 내에 회의를 열어 사건 해결에 힘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환노위 소속 진보정의당 심상정 의원 측은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기업이 노동조합 설립을 막거나 활동을 방해하는 행위가 진행되고 확산됨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에 대한 근로 감독이나 대응이 미미했다"고 평했다.

심 의원은 이어 "정치권이 나서서 문제에 대한 원인을 파악하고 이로 인해 발생한 피해와 조치 방법·제도 개선 등을 논의해야 할 것"으로 전했다.

더불어 심 의원 측은 "검찰이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감독 후 어느 정도 선까지 처벌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며 '대기업 봐주기 식' 수사로 가면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실제로 기업의 사업주는 고발돼 기소된 사례가 거의 없다. '의혹대로라면' 중죄에 해당하는 범죄를 행한 신세계·이마트에 대해 검찰이 어떤 판단을 할지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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