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용 LFP셀 공급 ‘시작’…한숨 돌렸지만 과제도 드러나
스크롤 이동 상태바
LG에너지솔루션, 전기차용 LFP셀 공급 ‘시작’…한숨 돌렸지만 과제도 드러나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4.07.02 20: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르노 차세대 전기차에 5년간 LFP 배터리 공급
“기존 고객 붙잡을 포트폴리오 생긴 것” 긍정평가
파우치형 채택해 “신규 고객 유치 한계” 우려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과 르노 간 LFP 배터리 공급계약 개요.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이 르노와 전기차용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오랜만에 한숨을 돌리는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그간 주력 고객사(전기차 제조사)들이 잇따라 삼원계에서 중국산 리튬인산철(이하 LFP)로 채용 배터리를 바꾸면서, 공급 물량이 감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받아왔다.

다만, 아직 과제는 남아있단 평이다. 현재 많은 완성차가 채택한 각형 LFP가 아니라 파우치형 LFP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LG엔솔, 르노 차세대 EV에 LFP 5년간 공급…폴란드 공장서 생산


2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일 프랑스 파리 르노 본사에서 르노의 전기차 부문 ‘암페어’(Ampere)와 전기차용 파우치형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공급기간은 오는 2025년 말부터 2030년까지 총 5년으로, 전체 공급 규모는 약 39GWh(기가와트시)다. 순수 전기차 약 59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해당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에서 생산돼 르노의 차세대 전기차 모델에 납품될 예정이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에서는 전기차용 삼원계 배터리가 생산되고 있는데, 이번 계약에 따라 일부 라인을 LFP 생산용으로 전환하거나 증설 추진 중인 생산 캐파(Capa) 일부를 전기차용 LFP 배터리향(向)으로 돌릴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 공장 생산 캐파를 지난해 초 70GWh 수준에서 오는 2025년 100GWh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설비 확장을 진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폴란드 공장에 마련될 전기차용 LFP 배터리 생산 캐파에 대한 질문에 “시장 상황에 따라 라인 용량은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답했다.

 

고객사 붙잡을 방법 생겨…올해 첫 전기승용차 대상 대규모 계약 눈길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르노와의 LFP 배터리 공급계약이 올해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취임 이후 가장 혁혁한 성과라는 평이 나온다.

우선, 기존 고객사 수요의 타 배터리사로의 유출을 막았다는 점에서다.

최근 다수 완성차는 채용 배터리를 기존 삼원계에서 LFP 배터리로 전환하고 있다. 포드는 지난해부터 머스탱 마키(Mach-E)에 LFP 배터리를 채용하고 있고, GM 역시 내년부터 쉐보레 볼트 전기차에 LFP 배터리를 쓸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포드 마키와 GM 볼트 전기차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삼원계 배터리 등이 탑재됐던 바 있다. 특히, GM과는 북미에 배터리 합작법인(얼티엄셀즈)을 설립하는 등 긴밀하게 협력해 왔다.

박철완 서정대학교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현재 제법 많은 자동차 제작사에서 LFP로 넘어갈 때 (삼원계) 공급량을 그만큼 줄이는 전략을 쓰고 있다”며 “기존 고객사들을 홀드(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제품군이 포트폴리오에 하나 추가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전기승용차 대상으로는 첫 대규모 공급 계약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공시 기준 올해 LG에너지솔루션의 대규모 공급계약은 3건으로, 전기상용차향 배터리 공급 계약 2건(이스즈모터스, FEPS)과 ESS 배터리 공급계약 1건(한화큐셀) 등이었다.

여전히 배터리 중심 시장이 전기승용차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주력 시장에서는 오랜만의 대규모 공급 실적인 셈이다.

 

파우치형 LFP 배터리 선택…“신규 고객사 유치에 한계” 목소리도


다만, ‘축포’를 터뜨리기에는 일러 보인다. 국내 전기차용 LFP 첫 공급계약인 만큼 상징성은 있지만, 아직은 폼팩터의 한계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어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계약에서 파우치형 배터리를 선택했다. 파우치형은 LG에너지솔루션의 주력 배터리 폼팩터다. 그런데 현재 글로벌 LFP 배터리 주력 폼팩터는 각형 혹은 원통형으로 넘어가는 추세다.

물론, 이미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파우치형 삼원계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는 전기차의 경우 LFP 배터리 역시 파우치형을 선택하는 편이 품이 덜 든다. 이는 곧 신규 고객사 확보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박철완 교수는 “지금 파우치형 LFP를 쓰려고 하는 고객사가 많진 않다. 중국이 원통형을 강력하게 밀고 나오는 상황이라 원통형 또는 각형이 대세다. 자동차사 입장에서도 계속 각형을 쓰다가 파우치형으로 전환하려면 들여야 하는 품이 많아 바꾸기 쉽지 않다”며 “이미 계약한 전기차 제조사를 중심으로 LFP 납품을 타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파우치 배터리 최초로 셀투팩(Cell To Pack, CTP) 공정을 적용하면서 같은 공정을 적용한 각형 배터리 대비 무게당 에너지 밀도를 더 높게 설계할 수 있어 전비에서 강점을 확보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계약 물량 외에도 향후 LFP 배터리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월 중국 상주리원과 LFP 양극재 장기 공급계약을 맺으면서 오는 2025년 하반기부터 중국 남경공장에서 전기차용 LFP 배터리 생산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