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뭇매 맞는 인뱅’, 금융혁신 왜 해야 해? [주간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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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뭇매 맞는 인뱅’, 금융혁신 왜 해야 해? [주간필담]
  • 고수현 기자
  • 승인 2024.07.20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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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산분리 완화 혜택…인뱅 금융혁신 사명
기대 못미친 포용금융·금융혁신 중간성과
금융혁신=존재이유…적극적 실행 나설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3사(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의 사옥 내·외부 모습. ⓒ각사 제공<br>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3사(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의 사옥 내·외부 모습. ⓒ각사 제공

최근 제4인뱅 신규인가 필요성을 검토하기 위해 기존 인뱅3사의 중간성과를 평가하는 자리에서 '금융혁신'과 '포용금융'이 기대치에 못미치는 낙제점을 받았습니다. 금융당국이 경고하기전까지 포용금융의 지표인 중저신용대출비중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 점, 주택담보대출에 집중한 점 등이 학계와 금융당국의 질타 대상이 됐습니다. 

인뱅이 이처럼 질타를 받은 건 결국 인뱅 설립 취지인 포용금융 확대와 금융혁신 대신 수익을 추구했기 때문입니다.

민간기업인 은행이 수익만을 챙겼다는 이유로 질타의 대상이 된 건 그 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이기 때문이죠.

사실 인터넷은행, 즉 인뱅은 태생부터 특혜의 대상이었습니다. 기존 은행은 산업자본이 소유를 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금산분리(은산분리)의 원칙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은행법을 통해 산업자본의 은행지분 소유 한도를 4%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공공서비스로 받아들여지는 은행이 산업자본의 시녀(종) 노릇을 하는 걸 막기 위해서 입니다.

반면 인터넷은행은 산업자본의 지분율이 4%를 훌쩍 넘고 있죠. 비록 혁신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 한해서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특례법(이하 인터넷은행법)에 따라 산업자본이 34%까지 인뱅 지분을 보유할 수 있죠.

인터넷은행법 발의 배경을 보면 금융혁신 활성화와 포용금융 확대를 인터넷은행 출범을 막는 은산분리를 예외적으로 완화한다고 돼 있습니다. 당시 정치권과 금융권 일각에서는 은산분리 원칙을 훼손하면서까지 인뱅을 출범시키는게 과연 금융산업과 국민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하는 의문도 제기됐습니다. 실제로 2000년대 초반 논의됐던 인뱅 도입은 은산분리 원칙 훼손 우려로 무산됐다가 2019년이 돼서야 관련법이 제정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은산분리 완화라는 특혜로 탄생한 인뱅은 태생적으로 금융혁신과 포용금융 확대라는 목적을 지니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렇기에 중저신용대출비중 목표 등이 의무화돼 있죠.

하지만 최근 인뱅들의 영업행태를 보면 주담대 등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대출상품에 집중한 모습입니다. 금융당국안에서도 공격적인 주담대 취급이 인뱅의 당초 목표와는 다르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인뱅 입장에서도 할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일일 이자받기, 모임통장, 초단기적금 등 다양한 수신 금융관련 상품을 만들었고 또 고객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은산분리 원칙을 완화한 이유가 고작 모임통장 만들기가 아니라는 점 또한 스스로 알 것입니다.

'인뱅이 금융혁신을 왜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은 '왜 인뱅이 존재해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금융혁신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질문에 이제는 인뱅이 답을 해야 할 차례입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은행·카드 담당)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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