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세포 손상 최소화하며 암 치료
‘RPT 사업 추진 로드맵’ 직접 발표
“진입 장벽 높지만 성장가능성 커”
우수 후보물질들 지속 도입 계획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나영 기자]
SK바이오팜이 ‘RPT(방사성의약품)’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점 찍었다. 2027년엔 RPT분야 글로벌 선두권을 쥐고, 2034년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얻어내겠단 구상이다.
SK바이오팜 이동훈 사장은 30일 RPT사업을 소개하는 온라인 콘퍼런스콜에서 “급하지 않게 황소가 걸어가듯 천천히 진행하되 타이밍을 지키면서 글로벌 빅바이오텍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회사는 앞서 지난해 7월 3대 차세대 모달리티(치료기법)로 △표적단백질분해치료제(TPD) △세포치료제(CGT)와 함께 RPT를 제시한 바 있다.
이 사장은 뇌전증치료제 ‘세노바메이트’로 확보한 유동자산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지 영업 전략과 안정적인 제조·생산망을 구축하는 등 RPT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겠단 계획을 밝혔다.
이 사장은 “세노바메이트를 통해 국내에선 업계 최초로 미국 현지 영업을 직접 진행했던 경험과 노하우를 활용해 추가적으로 상업화를 이루겠다”고 했다.
아울러 “제약바이오기업으로서 미래 모달리티에 대한 사전 설정, 선제적 투자, 집중 육성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지속적으로 하나하나 매듭을 풀어내 투자자들과 주주들에게 약속을 지켜나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콘퍼런스콜에서는 특히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이 ‘RPT 사업 추진 로드맵’을 공유했다. 이는 최 본부장이 RPT 사업을 직접 이끌겠단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모습을 드러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 본부장은 먼저 RPT 시장 진입 배경으로 ‘성장가능성’을 꼽았다. RPT는 아직 세계 시장에서 초기 단계인 만큼 경쟁사가 많지 않고 R&D 성장성 자체도 높다. 이에 최 본부장은 RPT에 선제 투자,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겠단 계획이다.
그는 “RPT는 차세대 항암제로 거론되는 모달리티로 기술적으로 초기상태로 경쟁사가 많지 않고 높은 성장이 예상된다”며 “빠르게 시장에 진입, 리더 포지션을 확보하기에 적합한 분야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최 본부장은 현재 시행 중인 RPT 신약 연구 과제도 소개했다. 대표적으로 뉴로텐신 수용체1(NTSR1)을 타깃으로 하는 후보물질 ‘SKL35501’에 대한 전임상 시험을 국내에서 진행하고 있다. SKL35501은 대장암, 전립선암, 췌장암 등 다양한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저분자 방사성의약품이다. 지난 7월 홍콩 바이오텍 풀라이프 테크놀로지스로부터 글로벌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도입했으며, 오는 2025년 말 이후엔 임상 1상에 진입하는 게 목표다. 계약금과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을 포함, 총 5억7150만달러(7600억여원) 규모 계약이다.
이달엔 공급이 어려운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도 확보했다. 미국 테라파워의 ‘테라파워 아이소토프스(TPI)’와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인 ‘Ac-225(악티늄-225)’을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Ac-225는 알파선을 방출하는 방사성동위원소로, 전립선암과 대장암, 췌장암 등을 치료하는 방사성의약품에 쓰인다.
이외에도 우수한 후보물질을 최소 2개 이상 도입, R&D의 불확실성을 낮출 구상이다.
최 본부장은 “RPT 후보물질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기 위해 신약개발 역량을 내재화하고 플랫폼도 구축할 예정”이라며 “디스커버리 프로그램을 다수 진행하고 있고, 새로운 모달리티 RPT 후보물질 확보를 위해 공동 연구개발을 활발히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동훈 사장은 “2025년에는 전임상 단계에 진입하고 포트폴리오를 확실하게 확보하는 게 목표”며 “글로벌 RPT 시장의 리딩 플레이어 중 하나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RPT는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표적 물질에 탑재한 후 미량을 체내에 투여하는 항암 치료 신기술이다. 일반 항암제와 달리 정상 세포 손상을 최소화한다는 장점이 있다. ADC(항체-약물 접합체)와 약물 구성이 유사하나 이상 반응도 낮아 안정성 면에서도 경쟁력을 갖는다.
다만, 짧은 반감기와 취급의 복잡성, 동위원소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시장 진입 장벽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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