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편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일본 국적’ 야당 비판 논리에 관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치라이뷰팀 |정세운 기자,윤진석 기자]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라고 한다. 기자들과 데스크의 시각 ‘정치라이-뷰(Li-view)’는 취재를 녹인 분석들의 조합이다. 라이-뷰는 살아있는 정치를 바라본다는 뜻이다. <편집자 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인사청문회 당시 “일제강점기에 살았던 우리 선조들은 국적이 일본이냐”고 묻는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 질문에 “나라를 빼앗겨서 일본으로 강제로 다 편입됐다”고 답했습니다.
박 의원이 “그러면 제 부모님, 후보자의 부모님 일제 치하의 국적이 일본이냐”며 또 물었고 김 후보자는 “일본이지 그걸 모르냐”고 반문했습니다. 박 의원이 다시 “우리 선조들이 다 일본 국적이었다고요?” 재차 물었고, 김 후보자는 “상식적인 얘기를 해야지 말이 안 되는 이야기를 하시면 안 되죠. 아무리 인사청문회지만 일제 시대 때 무슨 한국 국적이 있었나. 나라가 망했는데 무슨 국적이 있었냐”고 맞받아쳤습니다. 이후 민주당 의원들은 “지금 일본 노동부 장관 청문회를 하고 있느냐”는 등의 비판을 가하며 청문회를 박차고 나갔습니다.
또, 그 뒤 민주당에서는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에 이어 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촉구, “윤석열 정권이 자행하고 있는 친일 매국 망동이 수치스럽고 답답하다”며 정부 여당에 대한 ‘친일 프레임’ 공세를 이어갔습니다.
민주당이야 1919년을 건국으로 하겠다는 논리를 뒷받침하고자 해당 논란에 불을 붙여 확산시키려고 하는 것이겠지만 과연 이것이 논쟁거리가 될 문제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민주당이 우리의 불행한 역사를 놓고서 ‘명시적’과 ‘현실적’인 상황을 구분하지 못해 생긴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과거 박정희 정권 당시 있던 한일협정 체결에 따라 양국은 1910년 한일합병이 원천 무효임을 확인한 바 있고 대한민국 헌법에서도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는 나와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는 명시적인 것일 뿐 현실적 상황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우리 민족은 나라를 빼앗긴 채 살았습니다. 3‧1절 독립선언문을 통해 ‘조선이 독립한 나라’임을 명시해놨고, 독립운동가들이 중국 상해에 모여 임시정부 수립을 선포하기는 했으나 실제는 여전히 일제 치하에 있었습니다. 우리 민족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으로 살았습니다. 일본 이름으로 개명해야했으며 일본국적을 받았습니다. 당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세계 어디에서도 없는 나라였습니다. 심지어 올림픽도 일본 국적의 선수로 나가야 했습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의 히어로 손기정 육상선수 역시 일장기를 달고 뛰었습니다. 신기록을 세워 금메달을 거머쥐었음에도 전 세계 방송에서는 일본인의 우승으로 전파가 나갔습니다. 금메달을 딴 데 대한 벅찬 감격과 나라 잃은 민족의 설움을 동시에 통감했을 손 선수의 비애가 짐작됩니다.
우리 민족이 비로소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게 된 것은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를 수립하고 난 뒤였습니다. 그때부터 세계 어디를 나가도 대한민국 국적자로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에 와서 그 같은 현실을 부정한 채 ‘한일합병 무효’의 명시적 판결을 근거로 일본 국적 같은 것은 처음부터 없었다고 한다면 실제 그 시대를 살았던 선조들 모두는 유령 내지 낭인이 되고 말 것입니다. 더욱이 임시정부 대표자들 중 일부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일을 반대한 것에 무게를 두고, 1919년을 건국절로 주장하고자 ‘일본 국적’을 원천 부정하고 보는 거라면 ‘뒤죽박죽 역사’가 되고 말 것입니다.
그 시대 선조들이 일본 국적이었다는 역사적 팩트를 말했다고, 친일파로 지탄받아야 한다면 일장기를 달고 뛴 손기정 선수 또한 친일파인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우리 민족이 창씨개명당한 것, 일제 치하의 학교를 다닌 것, 일본 국적으로 해외에 나간 것 모두 친일행위냐는 것입니다. 몇몇 독립 운동가들을 제외하면 민주당식 친일 논리에서 비껴갈 수 있는 이들이 있을까 싶습니다. ‘명시’와 ‘현실’은 구별돼야 합니다. 대체 어디까지 친일파로 만들려는 걸까요.
이런 라이뷰 어떤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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