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이윤혁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대권후보 여론조사에서 좀처럼 박스권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시사저널>이 <한국여론평판연구소>에 의뢰해 지난달 29~31일 3일간 실시한 ‘차기 대통령감 양자대결 적합도’를 물은 결과에 따르면 한 대표는 상대 후보랑 관계없이 35% 정도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범야권 대권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양자대결에서는 이 대표 54%, 한 대표 35%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최근 복권돼 대선 도전이 가능해진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의 양자대결에서 한 대표는 36%, 김 전 지사는 38%, 한동훈 vs 김동연 구도에서도 한 대표는 35%, 김 경기지사는 39%로 김 지사가 소폭 우세했다.
그 외에도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대결에서는 한 대표 36%, 조 대표 48%, 한동훈 vs 김부겸 구도에선 한 대표 35%, 김 전 총리 34%로 박빙 구도였다.
보통 대권 후보들이 상대 후보에 따라서 지지율의 편차가 생기는 것과 달리 35% 내외의 답보된 지지율이 나오는 한 대표를 두고 정치권에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근본적 원인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의 20%대의 낮은 국정 지지율의 여파가 여당의 후보들에게도 실망감으로 표출된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대표의 35% 지지율은 최근 국민의힘의 여론조사 결과와 대동소이하다. 결국 후보들끼리의 비교를 통해 지지 여부를 결정한 것이 아닌 순수하게 여당의 지지층만 지지했다는 논리다.
실제 같은 조사에서 같은 당의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재명 대표와의 대결에서 이 대표 54%, 오 시장 35%의 동률을 보여줬다.
이와 관련해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9일 <시사오늘>과 통화에서 “가장 큰 원인은 대통령의 지지율이다. 35%는 보수만 뭉치는 지지율인데, 국민의힘에 대한 기대가 별로 없다”며 “중도가 이탈해 버린 상황에서 한 대표가 잘했냐 못했냐 자체를 평가하지 않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한 대표 스스로의 중도확장성 한계도 언급된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 갈등을 빚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 눈높이에는 완전히 분리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자신이 전당대회 과정에서 약속한 채상병 특검법을 비롯한 문제들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여권의 한 원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평소에 정치 관심을 두지 않는 대다수 국민은 한 대표를 여전히 ‘윤석열의 황태자’로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한 대표가 당분간 지지율 정체의 난국을 돌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김성완 평론가는 “<조선일보>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친윤계 최고위원들이 비공개 만찬을 가졌다. 친한계는 초청하지 않을 정도로 당정관계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채상병·김건희 특검법’ 등으로 차별화를 준다면 당이 쪼개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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