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조직개편…전출 1723명·희망퇴직 2800명
감축보단 AICT 전환 의미…자회사 설립·직무 재배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강수연 기자]
10년 전, KT는 효율화를 이유로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했습니다. KT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력 감축이 이뤄지며, 당시 8320명의 직원이 명예퇴직을 신청했습니다.
2024년 현재, KT는 또 한 번의 변화를 앞두고 있습니다. 10년 전과는 비슷하면서도 다른 방식의 조직개편에 나선 것입니다. 중요한 전환점에 놓인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KT의 과거와 현재를 되짚어보겠습니다.
2014년 경영위기와 8320명 명예퇴직
“KT(회장 황창규)는 근속 1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특별명예퇴직을 시행한다고 8일 밝혔다. 노사 합의에 따른 조치로, KT 전체 직원의 70%에 해당하는 2만 명이 명퇴 대상이다.”
“이번 명퇴는 지난해 4분기 창사 이래 최초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최근 회사가 직면한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결단으로, 근본적인 구조 개선만이 생존을 담보할 수 있다는 데에 노사가 뜻을 모은 결과다.”
-2014년 4월 8일 <아시아경제> "황창규 칼 빼들었다"…KT 15년 근속자 명퇴 '2만명 대상'
지난 2014년 KT는 적자 극복과 구조 개선이라는 목표 아래 명예퇴직을 시행했습니다. 퇴직자들에게는 퇴직 전 급여의 2년 치 수준에 해당하는 금전적 보상과 더불어 계열사 근무나 창업 지원 프로그램 등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했습니다. 퇴직 이후의 삶을 새롭게 설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옵션을 준 것입니다.
당시 명예퇴직은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으며, 신청자가 몰려 마감 기한을 하루 연장해 추가 인원을 수용할 정도였다고 합니다.
회사 입장에선 명예퇴직을 통해 연간 약 7000억 원의 인건비 절감을 기대했습니다. 이러한 구조조정은 KT가 경영 위기를 극복하고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선택한 전략적 조치로 읽힙니다.
“KT가 30일 8304명의 명예퇴직 작업을 완료했다.”
“업계에서는 1인당 명예퇴직금이 평균 1억7000만원 가량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퇴직자들은 근속기간, 정년 잔여기간에 따라 퇴직금과 특별 위로금, 가산금 등을 지급받는다. 퇴직금 외에 받을 수 있는 총금액은 퇴직 전 급여의 2년 치 수준이라고 KT는 밝혔다.”
-2014년 4월 30일 <아시아경제> KT "떠날 사람 떠난다"…8304명 명예퇴직 완료
명예퇴직의 이면…내부 갈등과 노조 향한 불신
“KT 한 관계자는 “몇 해 전부터 임금 협상권을 사측에 위임하는 등 노조가 직원보다는 회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어용노조로 전락하게 됐다”며 “황 회장의 취임 이후 벌어지는 변화 앞에 직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어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014년 4월 8일 <조선비즈> KT,5년만에 대규모 명예퇴직 실시…"최대 1만명 짐싼다"(종합)
물론 대규모 명예퇴직은 조직 내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8320명이 KT를 떠나면서 발생한 인력 공백은 업무 효율성 저하로 이어졌고, 남아 있는 직원들의 심리적 부담은 가중됐죠. 경영 위기 극복에 기여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음에도 말이죠.
위로금과 퇴직금 등을 지급하면서 당장의 재정적 부담도 컸지만, 더 큰 문제는 조직 내부의 갈등이었습니다.
당시 명예퇴직과 재배치 과정에서 노조의 역할에 대한 불신 제기가 대표적입니다. 직원들은 노조가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며 직원들의 권익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했다고 느끼며 내부에 대한 불만을 키웠습니다.
“KT는 계열사에 위탁할 예정인 현장 영업, 개통 사후관리(AS), 플라자(지사 영업창구 업무) 분야에서 잔류를 희망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 근무지를 전날 조사했다. 이 조사에서 강남, 강북, 서부 등 수도권 3개 본부는 1개 본부로 묶고 있다. 희망연고지 3곳 중 2곳은 지방을 반드시 써야하는 상황이다.”
“조재길 KT새노조 위원장은 "KT가 잔류할 경우 비연고지로 가야하니 잘 생각하라고 협박한 사실도 있다"며 "KT 인사는 노동자들을 퇴출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됐다"고 비판했다.”
-2014년 4월 17일 <한경닷컴> 어수선한 KT, '명예퇴직' vs '인력퇴출' 논란
KT는 명예퇴직과 함께 잔류 직원들에 대한 재배치도 시행했지만, 이 과정에서 비연고지 근무를 강요하는 등의 문제로 논란을 빚었습니다. 직원들이 희망 근무지를 선택할 수 있는 구조를 도입했지만, 한쪽에선 수도권에서 근무하던 다수의 직원들에게 지방 전출을 강요해 불만이 키우기도 했습니다.
2024년 또 한 번의 조직개편…목표는 AICT
KT는 AICT(AI+ICT) 전환을 목표로 새로운 조직개편에 나섰습니다. 이번에는 과거의 명예퇴직 방식이 아닌, 자회사 설립과 직무 재배치를 통해 조직의 효율화와 혁신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KT는 통신망 운영·관리 효율화를 위해 KT넷코어(전 KT OSP)와 KT P&M이라는 두 개의 자회사를 신설해, 2025년 1월 공식 출범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자회사 전출 신청 접수를 받은 결과, 총 1723명이 지원한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한 관계자는 “신설 법인에서 경력직과 신입직원 신청을 받았으며, 약 3000명이 넘게 지원해 순조로운 출범이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조직 개편 과정에선 특별희망퇴직도 시행했습니다. 약 2800여 명이 신청했습니다.
“신설법인 전출 인력을 포함해 특별희망퇴직 신청자가 모두 퇴직하는 것을 가정했을 때 KT 직원 수는 기존(6월 말 기준 1만9370명) 대비 23% 줄어든 1만5000여 명 수준으로 감소하게 된다. 특별희망퇴직 신청자들은 인사위원회를 거친 후 최종 선발 인원에 한해 이달 8일자로 퇴직한다.”
“김영섭 KT 대표는 전날 진행한 사내방송에서 "선로 등 특정 직무에서 시장 임금 구조와의 현격한 차이로 십 수 년간 이어져 온 신규 채용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동시에 인공지능+ICT(AICT) 기업 성장 및 네트워크 안정성 제고를 도모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2024년 11월 5일 <뉴시스> KT 본사 직원 23% 감소…신설 자회사 전출·희망퇴직 약 4500명 신청
KT는 이번 조직 개편에서 고용 안정성을 강조하며 직원들에게 자율적인 선택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내부 혼란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직원들은 여전히 근무 조건과 자회사 전출 이후의 처우에 대한 불안감을 표출하고 있으며, 노조는 이를 간접적인 구조조정이라며 반발하기도 했습니다.
KT의 이번 조직개편이 '혁신'과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아니면 또 다른 갈등과 문제를 남길지는 앞으로의 행보에 달려 있습니다. 단순한 조직 효율화를 넘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KT의 다음 행보가 주목됩니다.
좌우명 : Hakuna mata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