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일탈 아닌 새로운 트럼프가 성취할 미국의 출발”
“중국 견제, 중국 봉쇄 정책…방위비 한국, 정조준 할 것”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트럼프 당선 예측 적중.’
송의달 전 <조선비즈> 대표는 국내 대다수가 미국 47대 대통령 선거에 있어 카멀라 해리스 당선을 전망할 당시에도 트럼프 2.0 시대를 예측해 화제가 됐다.
자신의 저서 <신의 개입 : 도널드 트럼프 깊이 읽기>를 통해 이미 트럼프 재집권을 예고하며 대한민국은 어떤 전략에 나서야 하는가를 제시한 것이다.
트럼프 읽기
송 전 대표는 지난 26일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 강연에 나섰을 때도 이 점에 주목했다.
‘대한민국 로드맵은?’
그러려면 먼저 전제돼야 할 것이 있다.
“트럼프를 바로 알아야 합니다.”
‘트럼프 깊이 읽기’를 시도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비정상적인 인물로 간주하고 치부해 제대로 된 전략을 수립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에 대한 한국 사회의 태도를 보면 특히 지난 11월 대선을 앞두고 주류 언론 포함해 마치 해리스가 돼야 하는 것처럼 선거운동하듯 떠들썩했다는 겁니다. 세 가지 ‘견’이 있습니다. 편견, 선입견, 참견. 이 세 가지 ‘견’이 있으면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자세를 가져야만 지혜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트럼프에 대해 표피적인 인식만 갖고 있습니다.”
송 전 대표는 “사실 그것은 매우 무책임한 행태”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트럼프를 과연 어떻게 볼 것인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보는 계기였으면 좋겠다”며 강연을 시작했다.
‘새로운 미국,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 경험이 없는데도 한국 나이로 70이 돼 대권 도전에 나섰고 당선돼 파란을 일으켰다.
“역사의 일탈이다.”
송 전 대표는 “지난 2016년 11월 트럼프 1기가 출범했을 때만 해도 세계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에 대해 잠시 비껴갈 현상으로 봤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게 아닌 게 됐다”며 “트럼프가 ‘범죄자’, ‘민주주의 파괴자’라는 말을 들었는데도 미국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표를 몰아줬다. 캘리포니아주나 뉴욕 등이 민주당의 확실한 아성인데 그곳 또한 4년 전보다 10% 포인트 득표율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는 “새로운 트럼프가 미국의 출발”임을 의미한다.
“미국 언론이나 정세 분석가들은 트럼프 당선을 놓고 ‘성취의 미국’이 새롭게 대두되는 것을 뜻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미국은 트럼프 이전과 트럼프 이후로 나뉠 정도입니다. 트럼프학이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트럼프 2기는 1기 때보다 더 강해진 모습으로 나올 겁니다.”
“美 최우선 현실주의”
트럼프 2.0 시대의 핵심은 뭘까.
송 전 대표는 “트럼프 2기는 미국 최우선 현실주의”라고 단언했다.
“기존 미국은 지금까지 전 세계 무역에 있어서는 산타클로스 같은 나라였고 군사적인 면에서는 경찰국 역할을 했습니다. 더 이상 그렇게 하지 않겠다는 것이 트럼프 입장입니다. 동맹이라도 미국에 도움이 되고 기여를 많이 하는 나라를 우선 대우해 주고 회원으로 상대해 주겠다는 겁니다. 무역에서도 관세가 세계에서 가장 낮은 나라가 미국이었는데 높이려 하고 있습니다. 미군 주둔 비용을 내는 나라만이 안보를 보장받고 동맹 클럽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각국은 비장한 각오로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
“작년 영국에서 매주 발행되는 시사 잡지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트럼프가 2024년 세계의 가장 큰 위험이 된다고 특집 기사를 낸 바 있습니다. 각국 역시 트럼프가 당선될 것에 대비해 공격적인 투자나 대비를 해왔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경우 러시아는 트럼프가 전쟁을 빨리 끝낼 테니까 100미터라도 공격을 많이 해 조금이라도 땅을 더 차지하려 했습니다.”
“중국 봉쇄 정책 부상”
이번 강연에서 가장 끌어당긴 것은 “트럼프로 인해 국제 정치의 질서가 바뀌었다. 문법이 바뀌었다”는 관점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전망한 것이었다.
“트럼프는 미국의 가장 큰 실존적 위협을 중국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신의 책에서 오바마 정부를 평함에 있어 중국이 계속해서 미국을 등쳐먹고 있다고 했습니다. 트럼프 목표는 중국에 대한 의존에서부터 완전히 해방되겠다는 겁니다. 전면적인 독립입니다. 중국에 관세를 60% 부여하고 중국에 대한 미국 투자를 중단하고 중국 사람이 미국에 와서 토지를 사거나 기업하는 것을 못하게 하겠다는 겁니다. 모든 중국에 아웃소싱하는 연방 계약 역시 중단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종합하면 ‘중국 견제’ ‘중국 봉쇄’ 정책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중국 전자 제품 철강 의약 수입을 모두 금지하는 4개년 계획을 공약집에서 내놓고 있습니다. 중국의 총 수출에서 미국에 차지하는 비중이 23%인데 트럼프 정책대로 했을 경우 2028년에는 3% 정도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가 지금도 상당히 쉽지 않은데 앞으로는 경제 성장이 더욱 위축될 거로 보입니다.”
송 전 대표는 “트럼프로서는 중국과 대만 전공을 막지 못하면 미국이 2류 국가가 된다는 위기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정세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을 상대로 돈을 많이 벌면서 국방비 지출을 적게 하는 나라를 타깃으로 삼으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의 대응은?

결국 한국을 정조준할 수 있다는 견해로, 송 전 대표는 관련해 “제가 몸담았던 CSIS(전략국제연구센터)가 올해 9월에 낸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2기 내내 한국은 미국 정책의 조준점이 될 것”이라며 말을 이었다.
“당장 우리에 대해서도 방위비 분담을 많이 내라는 상황입니다. 많게는 10배까지도 얘기되는데 협상이 잘 안될 경우 주한미군이 줄어들거나 일본 같은 데로 옮겨갈 수 있습니다. 김정은과 트럼프가 다시 만나 미북 정상회담을 한다거나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대륙간탄도미사일의 고도화를 억제하는 조건으로 북한의 핵보유국을 인정해줄 수도 있습니다. 2027년에는 중국 인민군 창군 1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중국이 대만을 자기 영토로 만들려는 것에 맞서 한국군 파병 등 유사시 언제든 지원할 수 있는 협정을 맺자는 요구도 할 수 있습니다.”
경제 분야 역시 대응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트럼프 정부에서) 한미 FTA 제재 협상을 하거나 폐지할 수 있다. 삼성이라든가 하이닉스 등이 받고 있는 보조금도 폐지할 수 있다”며 “내년에 경제성장률이 1퍼센트 내려갈 수 있다. 고용도 30%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내재적 접근 필요”
때문에 제대로 된 대응을 하기 위해서라도 “트럼프에 대해 제대로 공부해야 한다”는 강조점이 전해졌다.
“미국은 트럼프 1기 이후 그를 연구하는 책이 1000권 넘게 나왔습니다. 국내는 왜 트럼프에 대해 연구하지 않는 것인지 이해가 안 갑니다. 과거와 다른 인물로서 세계에 엄청난 충격을 줬는데도 범죄자, 사생활 난잡 등만 얘기되는 분위기입니다. 트럼프 생각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도 갖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한국 사회가 경제 규모 강국에 있음에도 너무나 표피적인 인식에 머물고 있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송 전 대표는 1989년부터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중앙일보> <한국일보> <조선일보> 데스크를 거쳐 <조선비즈>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조선닷컴>에서 송의달 Live를 연재 중이다. 전략문제연구소(CSIS) 초청연구원으로 있었으며 미국과 중국 홍콩 등 해외특파원 경험을 살려 <세계를 움직이는 미국의회> <신의 개입: 도널드 트럼프 깊이 읽기> 등을 써냈다.
송 전 대표는 강연이 끝난 뒤 <시사오늘>과의 대화에서도 “한국은 해리스가 될 것으로 예상해 트럼프에 대한 대응인 너무 많이 늦었다”며 “우리가 자꾸 옛날식 미국을 생각하면 안 된다. 그렇게 하다간 백전백패다. 한국 중심으로 보지 않고 내재적 접근을 할 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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