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회장 동향 영남권 출신 후보 두각
탄핵정국 영향…외부 후보군 혼선 불가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고수현 기자]
차기 NH농협은행장의 윤곽이 이르면 오는 20일 드러날 전망이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석용 현 은행장의 연임 여부를 포함해 NH농협은행장 최종 후보군을 선정하기 위한 물밑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13일과 16일 두 차례의 농협금융지주 자회사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열렸지만 농협은행장을 포함해 비은행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군 추천에 대한 논의가 직접적으로 오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석용 은행장의 임기 만료(2024년 12월31일)까지 불과 2주밖에 남지 않은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주 내 속도감 있는 인선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농협은행장 선정은 다른 시중은행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늦어지고 있다. 앞서 KB금융과 우리금융, 하나금융은 일찌감치 차기 은행장 후보를 선정했으며 신한금융은 정상혁 은행장의 연임을 결정한 바 있다. 이들 모두 임기 만료 시점이 이석용 은행장과 동일하다는 점에서 5대 주요은행 가운데 농협금융만 차기 은행장 후보군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차기 농협은행장 인선이 타 금융지주 대비 늦어지고 있는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거론된다.
먼저 다른 금융지주와 달리 금융지주 및 자회사 인사에 강하게 반영되는 농협 조직의 특성이다.
금융권에서는 올해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취임 후 대대적인 임원 교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차기 농협은행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물들 중에는 강호동 회장과 동향이 다수 배치돼 있다. 강 회장과 동향인 경남 출신 후보군으로는 △강태영 NH캐피탈 부사장(진주) △최영식 농협은행 부행장(하동) △강신노 부행장(의령) 등 3인방이 꼽힌다.
아울러 예상치 못한 국내 정치적 금융적 리스크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임추위 당시 국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되면서 행정부 수장의 권한이 크게 축소된 상황이다.
이석준 현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내부적으로 연임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농협금융 역시 새 수장을 찾아야 한다.
앞서 전례를 봤을 때 내부출신보다는 외부출신 인사가 올 가능성이 높지만 탄핵정국으로 인해 외부출신 인사 추천에서도 혼란이 왔을 것이라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온다. 농협금융지주 회장 후보 선택이 어려워지면서 차기 농협은행장 인선에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다.
다만 차기 농협은행장 선정이 더 이상 미뤄질 경우 경영안정성 면에서 리스크가 커질 우려가 있다.
이석용 은행장이 연임을 하게 될 경우 경영연속성이 보장돼 이같은 우려가 없겠지만, 금융권 안팎에서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금융사고 등에 대한 책임소재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20일 이 은행장이 교체된다고 가정했을 때 차기 은행장 취임까지는 일주일이 남는다. 차기 은행장이 은행 내부 출신이 아니라면 조직 문화 및 사업현황 파악 등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사업 연속성 및 경쟁력 저하도 우려된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16일 임추위가 열렸지만 후보군 논의 등 관련 내용은 알 수 없다”며 “향후 일정도 현재로선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좌우명 : 기자가 똑똑해지면 사회는 더욱 풍요로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