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금융지주로부터 3000억 유상증자
대신증권, 본사 사옥 편입한 리츠 통해 자본 확충
"불확실한 시장에 대비해 몸집 불리기 나선 듯"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강주현 기자]
연초부터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대신증권 등이 자본 조달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본 확충을 통한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위한 단초라고 보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무보증 사채를 발행하고, 한국투자증권은 3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대신증권은 본사 사옥을 부동산위탁관리회사(리츠)에 편입시켜 자본 확충을 진행한다.
국내 탄핵 정국,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 등으로 국내외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몸집 불리기'를 통해 기업금융(IB) 등을 확장하기 위해 미리 장전을 장착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1500억 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 수요 예측을 실시한다. 2년(700억 원)물과 3년(800억 원)물로 나눠 발행한다. 결과에 따라 3000억 원까지 증액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 KB증권, SK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이 낙점됐다. 지난해에도 미래에셋증권은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3700억 원을 확충했다.
삼성증권은 오는 10일 3년 만기 2000억 원, 5년 만기 1000억 원 등 3000억 원 가량의 수요 예측을 진행한다. 기관 수요에 따라 5000억 원까지 증액한다.
단, 대표 주관사는 "공시 이전까지 밝힐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미래에셋증권이 발행하는 무보증 사채에 AA를, 삼성증권이 발행하는 사채에 AA+ 등급을 매겼다. 미래에셋증권에 대해서는 자체신용도에서 노치(Notch) 조정은 하지 않았지만, 삼성증권에 대해서는 회상 대한 계열의 비경상적 지원 가능성을 반영해 자체 신용도 대비 1 노치 상향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달 27일 모회사 한국투자금융지주로부터 운영자금 3000억 원을 유상증자한다. 2023년 6월 이후 유상증자는 약 1년 반만이다.
지난 2016년 유상증자로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달성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지정된 한국투자증권은 이후 3번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카카오뱅크 지분 매각 관련 약 1.7조 원의 배당수취 효과까지 더해져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기자본을 8조8719억 원까지 확충했다. 이미 업계 2위 규모지만 더 공격적인 사업 기조를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번째 종투사로 지정된 대신증권은 본사 사옥(대신343)을 매각하는 대신 이를 리츠(대신밸류리츠사모제1호)에 편입하기로 했다. 이후 해당 리츠를 다시 대신밸리츠에 담을 예정이다.
대신밸류리츠는 1분기 중 프리 IPO(기업공개)를 거친 뒤 2분기 중 1000억 원 규모 공모를 진행해 자금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로 거듭날 예정이다.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권사들의 수익원도 불투명해진 상황에 자본 확충을 통해 IB 등 공격적인 영업에 대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좌우명 : 진정한 용기는 두려움을 모르는 게 아니라 알면서 더 중요한 결단을 내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