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등장 35년 만에 이룬 쾌거…‘서비스 다양화’가 핵심
백화점의 부진과 대비되는 ‘편의점 전성시대’는 계속될 전망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조현호 기자]
편의점이 국내 유통업계의 최강자로 거듭났다. 지난해 백화점을 제치고 연 매출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 국내에 편의점이 처음 등장한지 35년 만의 쾌거다. 다양한 서비스 영역으로의 확대와 압도적인 접근성이 이를 가능케 했다는 업계의 평가다. 기념비적인 성과 달성을 앞둔 지금, 국내 편의점 역사를 되짚어봤다.
국내 첫 편의점은 ‘롯데세븐’…체인망 구축은 ‘세븐일레븐’
“우리나라에서 최초의 편의점(컨비니언스 스토어)이란 소매상이 등장했다. 롯데쇼핑(대표 장성원)은 23일 중구신당동 약수시장 입구에 「롯데세븐」 이란 편의점을 개점, 우리나라에 편의점시대를 열었다.”
1982년 11월 23일 <매일경제> 롯데쇼핑 구멍가게의 새로운 형태 「편의점」첫등장
“세계최대의 편의점 체인망을 구축하고 있는 미국의 사우스랜드사가 국내시장에 진출, 6일 「세븐―일레븐1호점」을 개장했다.”
1989년 5월 8일 <매일경제> 「세븐·일레븐」1號店 문열어
국내에 등장한 최초의 편의점은 지난 1982년 롯데쇼핑이 개점한 ‘롯데세븐’이다. 1호점인 신당점을 시작으로 3호점인 논현점까지 점포를 늘렸지만, 개점 2년여 만인 1984년 사업을 철수하고 말았다. 당시의 생활패턴과 맞지 않았고, 경제적 수준을 고려하지 않은 높은 가격대가 원인이었다.
이후 지난 1989년 미국의 ‘사우스랜드’사가 국내시장에 진출해 ‘세븐일레븐’ 1호점인 올림픽선수촌점을 오픈했다. 통상적으로 이것을 국내 1호 편의점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현재 편의점 형태의 기틀을 닦았고, 이를 기점으로 1990년대에 들어 우후죽순 편의점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로손 △LG25 △훼미리마트 등 다양한 브랜드가 등장해 편의점 전성시대의 기틀을 닦았다.
편의점 전성시대 맞이…매출액 1조 달성·1만 점포 개점
“한편 국내 10대 편의점 업체들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 전년도 8천8백23억원보다 18.0% 증가한 1조4백13억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1998년 4월 30일 <연합뉴스> 편의점 점포 수 크게 증가
지난 1997년 편의점은 1조 원 매출 달성이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당시 드라마를 비롯해 TV를 통한 편의점의 홍보 효과가 극대화되며 큰 인기를 얻은 것이다.
당시 불어닥친 외환위기 영향도 결정적이었다. 명예퇴직자들이 대거 편의점 사업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연이은 부도 사태와 구조조정에 불안감을 느낀 회사원들이 당시 인기를 끌고 있던 편의점 사업에 뛰어든 것. 실제로 당시 편의점 운영업체였던 ‘보광훼미리마트’에 따르면 지난 1997년 상반기 편의점 개설 점주의 약 65%가 회사원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점포가 늘어남에 따라 높아진 접근성과 편의점 인기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낸 것이다.
“GS리테일은 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 1층에 GS25의 2539호 점포이자 국내 편의점 전체로는 1만 번째 점포인 올림픽공원점을 개장했다.”
2007년 2월 15일 <한경비지니스> 18년만에 1만 점포 시대 연 편의점
1조 원 매출을 달성한 지 10년이 지난 2007년에는 편의점 1만 점포 시대까지 열었다. GS리테일의 GS25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체조경기장에 개점한 ‘올림픽공원점’이 그 주인공이다.
서비스 다양화 필두로 소비자 공략
“편의점에서 소비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생활 편의’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있다.
편의점이 물건을 파는 것 외에 소비자들의 생활 편의를 위한 부가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택배’가 처음이다. 훼미리마트 LG25 바이더웨이 등 3개 편의점 업체가 2001년 5월 대한통운의 택배 화물 접수도 받고 배달되는 물건도 받아 두었다가 고객이 찾아가도록 한 것. 요즘은 전기·전화요금 등 공공요금을 대신 받는가 하면 내년부터는 우체국 업무 중 일부를 맡는 등 생활편의 서비스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2004년 12월 16일 <동아일보> “포장이사도 맡기세요”…편의점, 생활편의 서비스 다양화
편의점이 가파른 매출 상승과 점포 확장을 이룰 수 있었던 1등 공신으로는 서비스의 영역 확대가 꼽힌다. 단순한 물건의 판매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다. 기존의 ‘구멍가게’와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편의점에 사람들의 발길이 모이는 것은 당연했다. 특히 지난 2001년 도입된 택배 서비스는 오늘날까지 점진적인 발전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일찍 문을 닫는 은행을 대신해 연중무휴, 24시간 열리는 편의점에서 금융 업무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에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밖에도 교통카드 충전과 로또 판매, 택배 서비스, 신문 판매, 상비약 판매 등 언제 어디서든 접근 가능한 편의점의 장점을 십분 발휘하는 서비스가 골고루 도입됐다.”
2019년 1월 13일 <뉴스1> '어느덧 서른살' 편의점, 금융·택배 이어 '주유·배달 거점'으로…"또 변신
편의점의 발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심지어 은행 업무까지 편의점에서 해결 가능하다. 지난 2019년 기존에 이용했던 ATM에서 발전된 종합금융기기인 ‘STM’이 설치된 점포가 등장한 것이다. △계좌 개설 △통장 재발행 △체크카드 발급 △은행원 상담 등 은행에서만 가능하던 업무들이 편의점에서도 가능해졌다.
이외에도 편의점은 지난 2012년 시작된 안전상비의약품의 판매를 통해 약국의 역할도 대신하고 있다. 공휴일이나 야간 등 의약품 구매가 힘든 상황을 영업시간이 긴 편의점이 해결했다. 은행과 약국 등 우리 삶의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장소의 대체로 인해 편의점은 현대인들에게 필수불가결한 존재로 거듭났다.
마침내 백화점 제치고 유통업계 매출 1위 달성
“지난해 국내 편의점 연간 매출이 백화점을 제쳤다. 한국에서 편의점이 문을 연 지 35년 만에 처음으로 유통업계 왕좌를 차지한 것이다.
10일 주요 유통업체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편의점 매출이 유통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4%로 백화점 16.6%를 앞질렀다. 10월까지 누적 매출은 편의점과 백화점이 각각 25조8000억원, 25조4000억원이었다. 12월까지 더하면 편의점 매출이 백화점을 압도한 것으로 추산된다. 편의점 업계는 지난해 총매출이 약 3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식 통계는 오는 24일 발표될 예정이다.”
2025년 1월 10일 <매일경제> 편의점 35년, 백화점 매출 넘었다
편의점은 지난해 마침내 백화점을 끌어내리고 35년 만에 유통업계 1위 자리에 올라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공식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편의점은 유통업계 전체 매출 중 17.8%를 차지했다. 17.2%를 차지한 백화점을 넘어선 수치다. 백화점은 지난해 6월부터 5개월 연속 편의점에게 1위 자리를 내주고 있다. 그렇기에 지난해 11월까지의 누적 매출 비중도 편의점이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의 매출 1위 등극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편의점의 선두 질주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경쟁 상대인 백화점 업계가 길어지는 경기 침체와 이상기후 등의 영향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부 지점으로 매출이 쏠리는 점포별 양극화 현상도 걱정거리다. 특히 지방의 경우 매출이 낮은 지점을 폐장하는 조치가 이어지면서, 접근성까지 날이 갈수록 떨어지는 상황이다.
반면 편의점 업계는 서비스 영역의 확대뿐만 아니라 편의점에서만 구매 가능한 콜라보 상품과 PB 상품 등을 통해 상승세다. 국내로 관광을 오는 외국인들에게도 편의점은 필수 여행코스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처럼 편의점은 변화무쌍한 모습을 통해 유통업계의 최강자로 거듭났다. 복합문화공간으로까지 불리는 편의점의 다음 행보는 무엇일지, 앞으로 또 어떠한 변신을 보여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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