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한계론 vs 보수 한계론 [정진호의 정치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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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한계론 vs 보수 한계론 [정진호의 정치여담]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5.01.22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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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호감도’ 높은 이재명의 민주당 vs ‘尹과의 의리’ 지켜야 사는 국민의힘
양쪽 모두 ‘중도확장성’ 의문…중도 표심 얻어내는 쪽이 차기 대권 가까워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심의 흐름이 심상찮습니다. 여론조사 기관 <한국갤럽>이 14일부터 16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자체조사에서, 국민의힘 정당지지도가 39%를 기록해 더불어민주당(36%)을 오차범위 내에서 넘어섰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 의뢰로 16일부터 17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수행(95%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한 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이 46.5%의 정당지지도를 얻어 민주당을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렸다는 결과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집권 여당이 정권을 연장해야 한다는 응답이 48.6%로 야권에 의한 정권 교체를 바란다는 응답(46.2%)을 오차범위 안에서 앞섰습니다. 이들 조사뿐만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수치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도의 상승 추세는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공통적으로 포착됩니다.

 

이재명 한계론


계엄 선포와 탄핵, 구속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 속에서도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도가 반등하는 이유는 뭘까요. 그 이면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존재가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현재 민주당은 이 대표의 ‘일극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변이 없는 한, 이 대표가 민주당의 차기 대권주자가 될 것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는 거의 없습니다.

문제는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미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뿐만 아니라, 대장동·백현동·성남FC·위례신도시 관련 배임 및 뇌물 사건, 쌍방울 대북 불법송금 사건,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사건 등의 재판도 진행 중입니다.

여기에 이 대표는 오랜 기간 ‘선명성 정치’를 해오면서 보수층으로부터 적잖은 ‘비호감’ 이미지를 쌓았습니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12월 10일부터 12일까지 진행한 ‘정치인 신뢰도’ 조사에서 이 대표는 51%의 응답자로부터 ‘신뢰하지 않는다’는 평가(신뢰도 41%)를 받았는데요. 현직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제1야당 대표이자 유력 차기 대권주자가 국민 과반으로부터 ‘신뢰하지 않는다’는 평을 듣는 ‘윤석열도 이재명도 싫다’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뜻일 겁니다.

이러다 보니 정치권에선 ‘이재명 한계론’이 흘러나옵니다. 대선 결과는 결국 ‘중도층’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보면, 확장성에서 뚜렷한 한계를 보이는 이 대표로는 정권 교체를 이뤄내기 어렵다는 논리입니다. 중도층은 물론 윤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가진 보수층 일부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후보를 내세워야 차기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거죠.

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대화와 타협을 가볍게 여기고 이 대표 한 사람만 바라보며 당내 민주주의가 숨을 죽인 지금의 민주당은 과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나(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극단적 증오와 타도,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일방주의, 독선과 오만…. 우리는 그와 정반대로 가야 한다. 저들과 달라야 이길 수 있다(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의 목소리가 나오는 건 이런 이유입니다.

 

보수 한계론


14일 오후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오후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흥미로운 대목은, 보수 역시 민주당과 유사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를 보면 한 가지 특기할 만한 부분이 있습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보수진영의 차기 대권주자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디어리서치>가 <뉴스핌> 의뢰로 20일부터 2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차기 대권주자 적합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의 46.5%가 김 장관을 차기 대권주자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뒤는 오세훈 서울시장(12.0%), 홍준표 대구시장(11.2%), 한동훈 전 대표(11.0%) 등이 이었습니다.

김 장관은 지난달 11일 비상계엄 선포 관련 국회 긴급 현안 질문 당시 비상계엄을 막지 못한 데 대해 사과하지 않은 유일한 국무위원이었습니다.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시도에 대해 “너무 막 나가는 것 아니냐 생각한다. 민심이 뒤집어지고 있다”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모습에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보수 지지자들이 김 장관을 ‘차기 대권주자’로 점찍었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김 장관을 지지한다고 밝힌 한 국민의힘 지지자는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한동훈이 앞장서서 윤 대통령을 버릴 때 김문수는 배신하지 않고 끝까지 윤 대통령을 지키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김 장관의 부상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꼭 김 장관이 아니더라도, 보수진영에선 윤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하지 않는 후보가 차기 대권주자로 부각될 공산이 크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윤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하는 여론이 더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차기 대권주자를 선택하는 보수층의 이런 기준은 ‘정권 유지’ 가능성을 낮출 수밖에 없다는 관측입니다.

요컨대 이 대표는 그 자신의 이미지와 사법리스크로 인해,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 문제로 인해 차기 대권에서 ‘중도확장성’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어쩌면 차기 대권은 누가 이 ‘고차방정식’을 풀어내느냐에 달려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대통령실 출입)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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