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DRP 설비, 국내 도입 계획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제은 기자]

현대제철이 미국 루이지애나에 총 58억 달러(한화 8조5000억 원)을 들여 자동차강판 특화 전기로 기반 일관 제철소를 건설한다. 저탄소 공정을 상용화해 고품질 자동차 강판 전용 제철소를 짓겠다는 구상이다. 제철소가 완공되는 오는 2029년엔 연간 270만 톤 규모의 고급 강판을 현지에서 직접 생산·공급할 수 있을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북미를 거점으로 글로벌 자동차강판 시장 공략에 나선다.
현대제철은 25일 대미 투자계획을 본격 공개하며, 지난 1월부터 이어진 ‘현대제철 미국 진출설’을 공식화했다. 약 8조5000억 원을 투자해 루이지애나주에 미국 최초의 전기로 일관 제철소를 짓겠다는 내용이다. 이 제철소는 원료 생산부터 열연·냉연 제품까지 공정을 갖춘 일관 체제를 갖춘다.
현대제철은 지난 1월 22일 진행된 경영실적 설명회까지만 하더라도 “검토 중”이라는 신중한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이번 발표를 통해 미국 진출을 확정하며 이슈를 매듭지은 셈이다.
해당 제철소는 자동차 소재로 특화된 고급 강판을 생산하게 된다. 직접환원철(DRI)을 생산하는 설비(DRP)부터 전기로, 열연·냉연강판 생산라인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DRP 설비는 현지에서 최초로 도입되는 방식이다. 고로 방식에 비해 작업 공정의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단 특징을 가진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설비가 현지 공장에서 효율적으로 운영될 경우, 국내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기로 제철소의 입지는 루이지애나주로 최종 결정됐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루이지애나가 지역적 이점을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 그리고 신규로 가동되는 HMGMA와 인접하다. 물류비 절감과 안정적인 공급체계 구축을 고려한 조처다.
업계는 미국 내 생산 및 유통 전략이 충분한 이점을 갖는다고 평가한다. 포드나 GM등 미국 완성차 업체들은 아직까지 멕시코 등지에 생산거점을 두고 수급 중이다. 이에 비해 유리함은 분명하단 것이다. 대규모 투자금 마련을 위해선 현대차그룹과 공동 투자를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전략적 파트너와의 지분 투자 유치도 검토 중이다. 생산기지 다변화뿐 아니라 글로벌 사업의 재무적 안정성을 함께 추구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번 투자는 현대자동차그룹 차원의 전략을 넘어 현대제철 자체의 글로벌 확장 기회로도 해석된다. 현지 생산량 목표는 그룹 수요를 초과하는 270만 톤으로 알려졌다. 생산량 중 약 120만 대분은 현대차·기아 등 그룹사에 공급하고, 나머지 150만 대분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며 고객 다변화를 꾀한단 목표다.
국내 생산 거점과의 시너지도 창출할 것으로 기대 모은다. 미국 내 브랜드 인지도 상승이 수출 확대와 신규 고객사 확보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노사 분규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지만 노조 측과도 소통을 시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지 투자 결정은 최근의 미국 수입 규제와 무관하게, 수년간 신중하게 검토하고 결정했다”며 “글로벌 철강 공급망 재편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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