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대통령제의 예 [정균환의 개헌론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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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 대통령제의 예 [정균환의 개헌론⑤]
  • 정균환 민추협 공동회장
  • 승인 2025.03.27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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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국의 미국식 대통령제는 부패할 수밖에 없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균환 민추협 공동회장]

단임제 대통령은 선거를 통해 직접 자신의 공과를 평가받을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장기 국책사업의 대표적 실패 사례로는 TGV 열차를 창고에서 수년째 녹슬게 하고 있는 경부고속 사업을 들 수 있다.

여기서는 국가의 산만(산업 만성화)이 아니라 장기 국책사업 분야의 국가 경쟁력 자체가 망가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식 대통령제는 영토가 넓고 인구가 억 단위에 달할 정도로 많다는 의미에서 '대국'인 미국에서 발달되었다. 미국식 대통령제는 대통령이 국가수반과 정부 수반을 겸함으로써 광범위한 국가 권력을 대통령 1인의 수중에 집중시켜준다.

지역들의 자립화, 분권화 경향이 강하고 주요 내정 권한이 주(州) 또는 구성 공화국 차원에 분권화되어 있는 미국, 브라질, 러시아 같은 광대한 '연방제 국가'에서 정권과(연방 차원의 잔여 내정 권한)을 한 손에 움켜쥔 이 막강한 미국식 대통령은 국민 통합에 크게 기여한다.

그러나 영토와 인구 면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중앙집권제적인 '소국'에 이식된 미국식 대통령제는 '개발의 말편자'처럼 대통령 권력이 너무 막강하기 때문에 대통령을 제왕적 권력자로 만드는 위험한 제도로 변질된다.

말하자면 이미 슐레진저(Arthur M. Schlesinger)가 미국 대통령과 관련하여 제왕적 대통령제(The Imperial Presidency, 1973)에서 관찰, 분석한 경향, 즉 1970년대에 외교안보와 정보보안이 중요해지면서 미국에서 한때 나타난 제왕화 경향이 소국에 이식된 미국식 대통령제에서는 제도적 본질로 굳어지고 마는 것이다.

'제왕적 대통령제'는 "대통령이 왕정시대 국왕처럼 정치 과정을 독점하면서 대통령 우위의 지배 체제를 형성하는 현상"이다. 이로 인해 모든 권력이 대통령 1인에게 집중되어 삼권분립과 법치가 무력화된다.

이런 제왕적 대통령의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할 수밖에 없다. 소국의 미국식 대통령제는 권력형 부정부패에 빠져 지금까지 거의 예외 없이 부패한 권위체제(이른바 '대통령제')로 전락하였다.

이런 의미에서 칼 뢰벤슈타인(Karl Loewenstein)은 “미국 대통령제는 미국 밖의 다른 나라에 수출되는 순간 죽음의 키스를 맞게 된다”고 말한 바 있고 폰 바이메(Klaus von Beyme)는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지금까지 대통령제 채택이 성공한 적이 없다"고 갈파한 바 있다.

페루,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멕시코, 파나마, 칠레, 인도네시아, 필리핀, 이승만 대통령에서 오늘에 이르는 시기의 한국 등이 좋은 예이다.

미국식 대통령제에서는 내정과 외정을 총괄하는 막강한 대통령의 권력 독점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엄격한 삼권 분립을 통해 이를 견제하여 권력 간 균형을 맞추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미국식 대통령제에서는 말이 '견제와 균형'이지, 실은 매우 격렬하고 치열한 여야 갈등과 항구적인 정쟁이 헌법상 의무가 된다. 


※ 본 칼럼은 정균환 회장이 제언하는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 기고 연재의 다섯 번째 순서입니다.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정균환 민주화추진협의회 신임 회장이 민추협이야말로 군부 독재 정권의 사슬을 끊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단체라고 소회하고 있다.ⓒ시사오늘
정균환 민주화추진협의회 신임 회장이 민추협이야말로 군부 독재 정권의 사슬을 끊어내는 데 결정적 역할을 단체라고 소회하고 있다.ⓒ시사오늘

 

정균환은…

1943년 전북 고창에서 출생했다. 제13대 국회의원(전북 고창, 평민당), 14대 국회의원(전북 고창, 민주당), 제15대 국회의원(전북 고창, 국민회의), 제16대 국회의원(전북 고창ㆍ부안, 새천년민주당)을 역임했다. 

성균관 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및 동대학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제3대 민주연합 청년동지회 중앙회장, 태권도 청소년연맹 초대총재를 지냈다. 

새정치국민회의 사무총장, 새천년민주당 원내총무, 새천년민주당 김대중대통령 특보단장, 새천년민주당 후원회장, 16대 국회운영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헌정회 부회장, 민주화추진협의회 공동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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