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칼럼>‘창조경제’ 정치적 구호로 그쳐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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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 칼럼>‘창조경제’ 정치적 구호로 그쳐선 안돼
  • 김동성 자유기고가
  • 승인 2013.04.2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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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모두 새정부 출범에 새로운 시대에 대한 기대와 열망 가득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동성 자유기고가)

박근혜 정부의 경제 이념을 담은 이른바 ‘창조경제’가 본격적인 시동을 건다는 소식이다. 이를 위해 최근 청와대는 창조경제에 대한 개념을 밝히는 대국민 홍보전을 강화하는데 이어, 내달에는 비전 선포식을 통해 정책 추진의 서막을 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청와대는 이번 박근혜 창조경제론을 지난 정부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 철학을 담은 ‘MB 노믹스’와 같이 국정 운용의 기본골격으로 활용할 것이라는 게 일각의 분석이다.

이러한 평가에 맞춰 청와대 역시, 이번 창조경제에 대해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다양한 사례집 발간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게이츠 등 세계적인 기업인들과도 만나 다양한 의견을 들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청와대가 이번에 제시한 이 ‘창조경제’라는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개념적 정의가 불분명하다는 입장을 내놓는 한편, 가시적 성과도 기대할 수 있느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이 같은 개념을 처음 세상에 알린 미래창조과학부 등 정부 부처의 경우에도 언급 당시, 구체적인 추진 방안은 생략한 채 단지 선언적 의미로 이해될 법한 발언으로 일관했고, 심지어 집권당 내부에서 조차 개념 파악이 쉽지 않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 바 있다.

이에 대해 최근 청와대는 창조경제에 대한 일부의 오해를 불식하는 의미에서 간략한 언질을 언론에 제공하고 있다.

이들이 말한 창조경제란? 구체적으로는 인수ㆍ합병(M&A) 활성화를 비롯해 앤젤 투자 활성화, 벤처 1세대의 열성적 참여 등으로 집약했다. 더욱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직접 밝힌 ‘창조경제’의 일면으로 전해진다.

박 대통령이 벤처 신화를 일구고 지금은 기부의 제왕으로 존경받고 있는 빌게이츠를 만나려 하는 이유를 대략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래도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실제로 청와대가 구상한 개념에 따라 정책을 추진한다고는 해도, 대기업 중심으로 굳어진 국내 산업이 그리 쉽게 청년 등 필요한 인재들에게 문호를 열 것이냐는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고민이 비단 박 대통령만의 문제의식이냐에 대해서는 쉽게 동의가 어려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재임한 대부분의 대통령들이 기업의 금고를 열어 일자리를 나눌 궁리를 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것인데 말이다.

기왕에 짚고 넘어갈 문제라면 하나 더 짚어 보자. ‘벤처 1세대의 열성적 참여’라는 것에서 열성적이라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길이 없다. 추상적 개념을 정치적 구호로 둔갑할 위험성이 큰 부분이라는 생각이다.

국민 모두가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새로운 시대에 대한 기대와 열망에 가득 차 있다. 이번 정부는 지난 정부와 다를 것이라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하지만, 이 또한 어느 정부가 들어서건 초창기에 늘상 있는 말들이다. 그리 서두를 것이 없다는 말이다.

그럴 바에는 하나의 성과를 모델로 국민적 공감대를 넓혀가는 방법도 있다. 막연한 개념은 결국 정치적 구호로 그치고 이는 국정 운영에 커다란 부담이 될 여지가 크다. 청와대의 국민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아쉽다.
<월요시사 편집국장(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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