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24)>현경보 “선거예측은 Signal과 Noise 구별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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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24)>현경보 “선거예측은 Signal과 Noise 구별이 중요”
  • 윤명철 기자
  • 승인 2013.11.22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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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의 한계를 올바르게 인식해야, 예측을 제대로 할 수 있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윤명철 기자)

2013년도 <북악정치포럼> 스물네 번째 주인공은 현경보 SBS 보도본부 시사토론 팀장이다. 강연은 11월 19일 ‘선거예측의 노하우(Know-how)’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 현경보 기자는 북악정치포럼 강연에서 "정보가 주는 시그널과 노이즈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사오늘

현경보 전문기자는 연세대 신방과를 졸업하고 SBS에 입사했다. 그는 20여 년 간의 기자 생활 중 16년을 선거 여론조사에 전념했다. 그는 자신에 대해 “언제부턴가 여론조사업계나 학계 등 조사 전문가들 사이에 끼어들어 한마디 할 수 있는 안목을 갖췄다”고 소개하지만 선거 예측의 달인이다. 최근에는 SBS<이슈 인사이드>를 기획했다.

 "Signal과 Noise 구별할 줄 알아야"

 현경보 전문기자는 이날 “20여 년 선거에 관여했던 경험으로 예측문제에 관련해 얘기를 나누려고 한다. 16년 선거 때마다 투표를 마치고 여러분은 아실 것이다. 누가 당선될지 예측을 한다. 제가 가장 그 핵심에 있다”며 강의를 시작했다.

현 전문기자는 지구 둘레에 관한 퀴즈를 내며 선거 예측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정확한 선거 결과 예측을 위해서는 다양한 정보 중에서 Signal과 Noise를 잘 구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35세의 젊은이인 네이트 실버가 미국 대선 결과를 정확히 예측한 사례를 소개했다. 현 전문기자는 “네이트 실버가 2012년 대선에선 50개 주 모두 정확히 결과를 예측했다. 2008년에는 한 주 빼고 맞췄다. 실버는 자신이 직접 하지 않고 다른 여론조사기관들의 결과로만 예측한다. Signal과 Noise를 잘 구별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현 전문기자는 자신이 Signal과 Noise를 잘 구별해 선거결과를 정확히 예측한 두 가지 사례를 제시했다. 2011년 4·27 강원도지사 재·보궐선거 당시 다수의 여론조사기관들이 엄기영 후보가 상당한 격차로 리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만은 1% 초박빙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개인적 견해를 민주당이 ‘1% 초박빙, SBS 4월 15일 8시 뉴스’라는 문자 메시지로 보내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의 강한 반발을 산 적 있었다.

그는 당시 상황에 대해 “그런데 SBS 4월 15일, 8시 뉴스에서 이런 보도가 나온 적이 없다.
그 무렵 각종 여론조사에 의하면 엄기영 후보의 지지율이 10~20%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 초박빙 결과는 나온 사실이 전혀 없다. 내가 SBS 뉴스 사이트에 선거 보름 전쯤 ‘엄기영 vs 최문순 44.3% : 32.0%, 기타후보 4.5%, 무응답 19.2%, 1% 차 초경합. 2011년 3/3 무응답 분류해보면 누가 될지 모른다’고 보도가 아닌 개인적으로 썼던 글이었다. 결과는 최문순 후보가 승리해 겨우 체면치레를 했지만 곤욕을 치렀다”고 회고했다.

▲ ⓒ시사오늘

현 전문기자는 “내가 왜 그렇게 예측했는가? 근거는 무엇인가? 선거 예측은 ‘…이 아닌 과학이다.’ 누구나 납득하는 증거를 대야 한다. 대다수의 여론조사가 실패했던 6·2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사후 검토를 해보았다. 당시 언론은 지방선거 후 ‘어…어… 이럴 수가’라고 까지 표현했다.

그는 “기존의 조사가 무엇이 문제인가? 에 대해 고민해보니 규칙성을 발견했다. 무응답층이 어디로 갈 것인가? 에 주목했다. 무응답층은 누굴 찍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무응답층의 8할이 야당으로 가면 얼추 비슷해지더라. 왜? 야당을 지지하는 이들은 응답을 회피한다. 소위 ‘미네르바 효과’다. 정부를 비판하다 처벌받는 미네르바 사건을 보고 국민들이 자기 의견을 내놓지 못하는 현상이다. 그래서 야당 찍은 사람들은 아예 응답을 회피할 수 있다. 그래서 무응답의 80%를 최문순 후보에게 보내자 박빙으로 예측되더라. 하지만 하나의 법칙처럼 무응답이 늘 8:2 인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의 사례를 보고 예측한 대표적인 일이다”고 덧붙였다.

 “과거의 선거 예측에서 배운다”

현경보 전문기자는 2011년 10 ·26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예측 사례도 제시했다. 당시 무소속 박원순 후보와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의 대결은 들쭉날쭉한 여론조사결과로 정확한 판세 분석이 어려웠다.

이 대목에서 그는 “어떤 자료가 Signal이고 Noise인지 구별해야 했다. 나는 2011년 10월 20일 ‘SBS취재파일 <박원순이 이긴다. Why? 그 근거는?>이라는 글을 썼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모아보니 박원순 후보가 이기는 조사와 지는 조사의 차이에 중요한 이슈가 있었다”고 밝혔다.

현 전문기자는 여론조사 방법에 따라 예측이 달라진 점에 주목했다. 그는 “6·2지방선거의 엄청난 오차 이후 ‘여론조사의 대표성 문제’가 제기됐다. 국민 모집단의 대표성이 보장돼야 한다. 전화조사(가구조사)+휴대폰까지 조사를 같이 해야 한다. 휴대전화가 포함된 조사는 전부 박원순 후보가 승리했다. 나경원 후보는 전화조사에서 승리하더라. 집+휴대전화가 더 정확하다고 판단했다. 무언가를 예측할 때는 객관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자신만의 선거 예측 Know-how를 소개했다.

현경보 전문기자는 자신이 처음으로 선거 예측 업무를 시작한 1997년 대선부터 지난 4월 재보선까지 여론조사방법에 따른 예측 성공/실패 사례를 들며, 여론조사의 한계를 설명했다. 그는 “과거의 선거 예측에서 배운다. 2000년 총선이 최악의 예측 실패였다. 결국 회사에서 징계받았다. 전화조사는 투표 참여 여부를 알 수 없다. Noise가 생길 가능성이 많다. 현재까지는 나름의 한계를 가지고 있지만 출구조사가 최고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만의 16년 간 선거 예측 전문가로서 보상도 받았다. 정확한 선거 예측으로 2010 방송대상 특별상을 수상했다. 반면 선거 예측에 실패한 YTN은 시청자 사과 방송을 내보내야만 했다.

강의가 막바지에 접어들자 현 전문기자는 선거 예측에 대한 에피소드를 꺼내 들었다. 그는 “(선거결과를)미리 알기는 어렵다. 시청자들은 갑갑해 한다. 정확한 예측은 주가에도 영향을 끼치는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생긴다. 2002년 대선 7일 전 ‘분명히 노무현 대통령이 되는데 충청도에 가서 땅을 사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웃음)

현 전문기자는 끝으로 ‘선거 예측의 노하우(Know-how)’로 4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정확한 예측을 위해서는 △ 제대로 된 조사 구별하기 △ 무응답자 성격 파악하기△ 투표할 사람 판별하기△ 여론조사의 한계 바로 알기”라며 “Big Data 시대에는 Signal과 Noise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 이를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며 강의를 끝맺었다.

담당업무 : 산업1부를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人百己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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