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정부가 의료법인에 자회사의 설립을 허용했다. KTX 자회사의 설립허용과 같은 방식이라 '의료 민영화'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13일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제4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고 '보건의료 서비스 투자 활성화 대책'을 확정했다. 이 안건은 의료법인이 영리법인 자회사를 세워 연구개발, 의료관관 등 의료와 연관된 수익사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영리법인은 여행사나 호텔, 해외환자 유치업자 등을 통해 외부 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고 전문 투자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할 수도 있다. 평범한 회사처럼 인수합병(M&A)도 가능하다.
다만 무분별한 영리법인 설립과 변칙적인 상속·증여 행위를 막기 위해 의료법인의 출자비율 30% , 친인척 참여 배제, 고유목적사업 재투자 의무 등의 제한을 두기로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정부의 발표가 보건의료서비스 육성으로 포장된 의료 영리화·의료상업화라는 입장이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의료기관의 자법인을 통해 외부자본 조달을 허용한다는 것은 영리병원 운영체제를 갖추는 것"이라며 "의료기관들이 환자를 대상으로 돈벌이에만 투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상이 제주의대 교수도 "지난 MB정권에서 국민과 시민사회가 반대해 좌절된 의료 민영화 정책을 다시 시도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이들의 주장에 의료민영화는 한 치도 진행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정부가 그동안 과도하게 규제해 온 부분을 풀어준다는 취지"라며 "영리법인을 설립하는 건 경영 효율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합동브리핑에서 "보건의료 공공성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유한책임회사' 형태의 법인약국 설립도 함께 허용했다. 이로 인해 1약사 1약국 체제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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