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신생 아웃도어브랜드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이하 디스커버리)’의 수상한 마케팅이 도마에 올랐다.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채널 디스커버리를 이용한 광고로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는 지적부터 가격 거품 논란, 검증되지 않은 기술력 등 디스커버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아웃도어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TV를 틀면 CF에 PPL(간접광고)까지 나서 아웃도어 상품 홍보에 여념이 없다.
오죽하면 한국인들은 동네 뒷산 갈 때도 히말라야 등반용 옷을 입는다는 말이 나왔을까.
이 같은 경쟁에 뛰어들어 수상한 마케팅으로 정통 아웃보어 브랜드들과 경쟁하고 있는 ‘미운오리’가 있다. 패션기업 F&F가 지난해 7월 론칭한 디스커버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디스커버리에 따르면 자사는 다큐멘터리 엔터프라이스 인터내셔날(DEI)과 라이선스 협약을 맺고 국내 라이센스권을 확보했다.
다시 말해 세계적인 디스커버리 채널과는 라이센스권을 거래한 사이다. 무엇보다 판권이 국내에 한정됐다는 데 주목할 만 하다.
때문에 정통 아웃도어 생산라인과 기술력 등도 검증되지 않은 브랜드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의류업계 관계자는 “생산라인이 없는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아웃도어 브랜드인 것처럼 알려져있다”며 “브랜드 역사나 기술력이 검증되지 않은 채 명품 아웃도어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각종 광고 논란…광고비 과다 지출, 영업이익에 출혈
세계적 다큐멘터리 채널과 비슷한 광고, 소비자 혼란 야기…
유명연예인을 모델로 세우고 있는 광고도 논란거리다.
연예인을 앞세운 광고로 모델료만 해도 수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제작비까지 더하면 광고에 쓰이는 비용은 상당하다.
무엇보다 광고비가 제품 가격에 포함, 소비자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데서 문제가 크다.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김모(32‧여) 씨는 “기능 때문에 비싼 걸로 알았는데, 기술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니 충격”이라며 “검증되지 않은 제품의 가격이 왜 이렇게 비싼지 모르겠다. 광고비 때문이라면 울분을 토할 일”이라고 말했다.
F&F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디스커버리 광고의 타격으로 대폭 줄기도 했다.
당시 F&F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디스커버리 광고가 올해 상반기에도 진행됐다”며 “이에 따른 지출이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디스커버리는 KBS2 TV의 월화드라마 ‘미래의 선택’과 SBS의 수목드라마 ‘상속자들’을 제작 지원했다. 현재도 KBS2 TV에서 방영 중인 월화드라마 ‘총리와 나’를 제작 지원하는 등 PPL 광고에도 여념이 없다.
디스커버리의 광고가 디스커버리 채널과 유사해 혼란을 일으킨다는 지적도 나왔다. 두 회사의 광고가 음악부터 스토리까지 유사한 점이 많다는 것.
실제로 많은 소비자들이 디스커버리를 세계적 브랜드로 착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는 박모(32‧남) 씨는 “처음 광고를 봤을 때, 익스페디션 광고인지 몰랐다. 채널광고로 착각했다”고 말했다.
청주에 사는 신모(25‧남) 씨는 “최근 우리나라에 들어와 자리매김하고 있는 세계적인 브랜드로 알았다”며 “CF를 보면 모델 공유 이외에 모두 외국인이 나와 오해한 듯하다”고 말했다.
때문에 디스커버리가 의도적으로 유사한 광고를 제작, 소비자 혼란을 야기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측은 3일부터 이어진 <시사오늘>의 취재요청에 단 한마디의 해명도 하지 않았다.
<시사오늘>은 디스커버리의 생산라인을 어떻게 갖추고 있는지, 기술력 검증은 이루어진 상태인지 구체적으로 물었다.
같은 회사에서 만들면 더 도어(THE DOOR)나 디스커버리나 똑같다?
디스커버리 제품명 달고 팔려나가는 더 도어 재고…소비자 ‘울화통’
소비자에 외면 받고 시장을 떠난 같은 회사 제품인 '더 도어'도 문제거리다.
무엇보다 더 도어의 상품을 디스커버리인 것처럼 착각하게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동 아니냐는 말이 무성하다.
현재 몇몇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더 도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더 도어가 디스커버리를 론칭한 F&F의 브랜드였던 사실을 감안하면 문제는 심각하다.
이미 시장을 떠난 더 도어의 재고를 디스커버리의 이름으로 둔갑시켜 판매하고 있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F&F 측 관계자는 “판매 중인 더 도어 제품은 디스커버리의 이월상품으로 보면 된다”며 “고객은 다른 브랜드로 이해하지만 회사는 동일한 브랜드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디스커버리의 이같은 마케팅은 소비자들을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전주 지역에 사는 이모(25‧여) 씨는 “소비자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 마케팅”이라고 비난하며 “디스커버리에 속은 느낌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디스커버리 측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더 도어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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