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차기 야권을 이끌 리더자리를 놓고 신경전이 치열하다. ‘대선후보'급 거물들이 하나둘 몸을 일으키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크게 문(문재인)안(안희정)-손(손학규)안(안철수) 네 사람이다.
가장 광폭 행보를 보이는 이는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다.
친노(親盧)의 수장격인 문 의원은 지난 14일 북콘서트에서 "시민들의 간절한 염원을 제가 부족해 이뤄드리지 못해 죄송스럽고 아쉽다"며 "하지만 그 염원을 포기하거나 내려놓을 수 있는 게 아니다. 5년 뒤로 미뤄졌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 의원은 "2017년에는 미뤄진 염원을 반드시 이루도록 다시 시작하자"며 "정치는 제가 피해왔던 일이고 하고 싶지 않았던 일이지만 이제는 제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저의 운명이고 남은 과제"라고 대권도전을 시사했다.
같은 친노 진영의 또 다른 리더 후보는 최근 급부상한 안희정 충남지사다.
안 지사는 17일 기자회견에서 "많은 정책비전을 제시하고 여야 가리지 않고 훌륭한 정치인이라고 칭찬받아야 한다“며 ”(그래야)민주당도 이끌 수 있고 대한민국도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그는 “민주당의 현재 문제에 대해 노럭해서 극복해보고 싶다”며 “김대중, 노무현의 뒤를 잇는 (민주당의) 장자라는 자부심을 갖고 집안을 이어가겠다"고 밝혀 차기 대권에 대한 뜻을 드러냈다.
친노가 문-안의 쌍끌이 체제로 갈 조짐을 보이자 두 사람 간의 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계 일각 에서는 두 사람이 맞서게 될 경우, 대립각을 세우기보다는 문 의원이 안 지사를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 문 의원은 26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고 하는 것은 너무 이른 이야기"라며 "정권교체의 토대가 된다면 만족할 수 있으며 불쏘시개로 쓰여져도 된다"고 전했다.
이어 "안 지사는 민주당의 차세대 지도자“라며 ”장강의 뒷 물결이 앞 물결이 된다고, (안 지사가)빨리 성장해서 밀어내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해 그러한 예측에 힘을 실었다.
반면 친노 세력 밖의 비노(非盧)세력 최대의 거물은 손학규 전 대표다.
손 전 대표는 21일 자신의 싱크탱크 '동아시아미래재단' 행사에 참석해 “민주당이 이렇게 국민의 불신을 받고 추락한 이유는 딴 게 아니다. 우리 안에 있는 집단 이기주의, 집단 히스테리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친노 세력을 겨냥한 비판을 가했다.
김한길 대표와 함께 비노 세력의 큰 축을 형성하고 있는 손 전 대표는 안철수 의원과의 연대설이 흘러나오는 등 계파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워 문 의원이나 안 지사의 당내 가장 큰 대항마로 손꼽힌다.
민주당 밖으로 눈을 돌리면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있다.
‘새정치추진위원회’를 발족하며 신당창당 작업에 나선 안 의원의 정치세력은 야권의 판세를 흔드는 중이다. 20일 발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철수 신당’의 지지도는 32%로, 민주당(10%)의 3배를 상회한다.
안 의원은 호남을 중심으로 세를 확장해 야권의 리더로 치고 나간다는 계획을 보이고 있다.
안 의원은 26일 광주에서 설명회를 열고 “국민이 바라는 새 정치에 대한 열망을 야권 분열로 이야기하거나 함께 하시는 분들을 폄하하는 것은 기득권적 시각의 발로”라며 “그간 민주당의 텃밭이나 다름없었던 호남에서 대안세력으로 안철수 그룹을 지지해달라”고 말해 사실상 민주당에 선전포고를 냈다.
좌우명 : 행동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