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전수영 기자)
철도파업으로 시선이 쏠린 사이 인천국제공항의 비정규직 노동자 일부가 새해 1월 1일로 해고될 위기에 처했다.
인천공항지역지부(이하 노조)는 30일 설비지회가 신규 용역업체인 A사가 요청한 입사지원서를 제출하지 못해 해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노조는 회사 측이 입사지원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기 위해 불과 3시간만을 줬다며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설비지회 지회장과 A사 인수인계 팀장 간 협의를 통해 12월 23일 오전 중에 지회에서 업체에 고용승계 문제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면 업체는 그 공문에 답변을 보내는 형식으로 입사절차를 알리기로 했다.
양측이 합의대로 설비지회는 23일 업체에 고용승계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묻는 공문을 보냈으며, 26일까지 답변을 요청했다.
다음 날인 24일 업체 행정담당자는 설비지회 지회장에게 전날인 23일 지부로 문서를 보냈다고 회신했다. 이에 설비지회장은 지부로 보낸 문서를 오전 중에 지회로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업체는 문서를 오후 2시 50분경 팩스로 보냈다.
문서에는 24일 오후 6시까지 입사 지원하라고 되어 있었다는 것. 입사지원서를 받고 불과 3시간 안에 입사지원을 하라는 통보였다.
더욱이 업체가 지회에 보낸 팩스 내용과 같은 내용의 공문은 26일에 도착했다.
문제는 노조가 공문을 받아 지회에 곧바로 전달했다고 해도 이미 입사지원 기한이 지난 후가 돼버린 것이다.
지회 측에 따르면 우리피엔에스는 입사지원 기간이 끝났다며 개별적으로 구인구직 광고 사이트를 통해 입사 지원해야 한다는 뜻을 면담자리에서 지회 간부들에게 비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이때 고용문제나 임금, 노동조건에 대해서는 확답이 없었다.
28일 설비지회 지회장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날짜에 입사지원을 하라고 했던 업체에 항의하며 조합원들의 이력서와 정보공개동의서를 업체 관리자에게 일괄 제출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일괄적으로 이력서를 제출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내용의 유언비어가 퍼진 상황이다.
지부는 29일 우리피엔에스에 30일 오후 12시까지 전 조합원에 대한 임금·노동조건 저하 없는 고용보장 요구에 최종 입장을 달라고 공문으로 요청했고 아울러 공항공사에도 경과 설명과 함께 해결을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그러나 30일 A사 담당자는 현장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은 상태이며 본사는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노조원들은 인천공항 터미널의 A사 사무실 앞에서 노숙 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조 측은 “업체가 공문으로 입사지원을 하라고 한 24일 오후에 노조는 조합원 본인이 직접 발급 받아야 하는 경력 증명서 등을 준비할 시간을 주기 위해 서울 엔지니어링협회 등에 조합원들이 갈수 있도록 오후 파업 투쟁 일정을 취소했다”며 “공교롭게도 업체가 필요로 하는 서류를 발급받기 위해서 조합원들이 개별적으로 흩어져 있는 시간에 (A사가) 입사지원 서류를 내라고 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번 사태를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 전체에 대한 도발행위로 규정하고 투쟁할 것”이라며 “만약 우리 조합원의 고용보장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용역 수행 의지도 없고, 인력도 확보 못한 A사와의 용역 계약을 해지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