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 내우외환에 ‘나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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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 회장, 내우외환에 ‘나 어떡해’
  • 전수영 기자
  • 승인 2014.02.07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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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대출·실적 뒷걸음…자기 색 입히기 ‘여전히 멀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전수영 기자)

▲ 황창규 신임 KT 회장이 지난 1월 27일 오전 서초구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 참석, 주주들의 발언을 들으며 난처한 표정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황창규 KT 회장이 취임 후 연이…은 악재로 ‘사면초가’ 위기에 빠졌다.

7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KT 자회사인 KT ENS 직원 김 모(51) 씨는 2008년 5월부터 최근까지 6개 협력업체가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서류를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는 위조한 서류로 협력업체가 받은 부당대출 금액은 2000억 원이 넘는다. 김 씨는 이 대가로 수천만 원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씨가 협력업체들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KT ENS의 매출채권이 있으면 이를 담보로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두 번이 아닌 몇 년에 걸쳐 이뤄졌다는 점에서 KT가 내부적으로 그간 제대로 된 감사도 없었던 것 아니냐며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실적·신용도 동반 하락…오비이락?
시장 점유율 30% 밑으로 떨어질까
무궁화위성 재구매 여전히 난항

최근 무디스는 KT의 신용등급을 ‘A3’에서 ‘Baa1’으로 하향조정했다. 여전히 ‘안정적’이란 등급전망을 받았지만 A등급에서 B등급으로 떨어진 자체만으로도 업계는 ‘충격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영업이익률이 2011년 8%에서 지난해 4%로 반 토막 났다. 지난해 4분기에는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호시절도 끝난 것 아니냐는 냉소 섞인 비웃음도 들을 수밖에 없었다.

KT는 지난해 4분기 6조2145억 원 매출을 올려 3분기의 5조7346억 원 대비 8.4% 성장을 이뤘지만 1493억 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광대역 LTE 서비스 마케팅에 비용을 들였다고는 하지만 결국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다.

이 사이 오히려 이동통신 업계 3위인 LG유플러스가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이런 기조는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SK텔레콤이 50%의 시장 점유율이 깨질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KT가 지켜왔던 30%대의 시장 점유율도 무너져 20%대로 내려앉을 가능서도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8월 9001억 원을 들여 1.8GHz 대역을 확보하며 기존 단말기 교체 없이 LTE-A 유사한 광대역 LTE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결과는 ‘참패’에 가깝다.

이석채 전 회장이 문어발식 계열사 확장의 여파가 유탄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이 모두가 황 회장 취임 전부터 지속됐던 문제여서 황 회장 본인에게 전적으로 책임을 묻긴 어렵지만 흐트러진 내부를 추스르기 위해서는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국민들에게 통신사업자로 인식되어 왔던 KT가 BC카드로 카드업에 뛰어들고, 금호렌터카를 인수하면서 희석된 기업 이미지도 조속히 되돌려 놔야 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더욱이 무궁화위성 2호와 3호를 홍콩의 위성서비스업체 ABS에 45억 원에 매각하면서 정해지 절차를 밟지 않아 국부를 유출했다는 비판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무궁화위성을 원래 상태로 돌려놓으라고 했지만 ABS사가 쉽게 넘겨줄 가능성이 거의 없어 KT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황 회장이 삼성전자 사장으로 지속적으로 성과를 냈지만 연일 터지는 악재로 인해 이를 정리하는 데만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 사장단 인사가 이뤄진다고 해도 ‘황창규호(號)’의 본격적인 출발은 언제가 될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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