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은 내란음모, 내란선동, 반국가단체 찬양 선전 동조, 이적표현물 소지죄로 12년 징역을 선고받았다.
1981년 1월, 내란음모죄로 사형을 선고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DJ) 이후 34년 만이다.
18일 이석기 사건과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을 비교하며, 네티즌들의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시사오늘>에서는 두 사건을 따라가 봤다. <편집자 주>
재판부는 “이 의원이 총책임자인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는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사회주의 실현을 위해 활동하는 비밀결사조직"이라면서 "RO 조직원들이 2013년 3월부터 두 달여 간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모의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남한에서 사회주의 혁명을 완수하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비밀리에 활동했고,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전복하고자 주체사상과 대남혁명론으로 무장한 130여 명의 조직원들을 대한민국 수도 한 복판에 규합했다"고 언급했다.
RO 조직원들은 ‘통상적인 만남’ 그리고 ‘추상적인 모의’에 그친 것이 아니라 실제로 전쟁을 준비했다는 것을 들어 유죄를 선고했다.
'사형'선고 받은 DJ…24년만에 '무죄'
5월 광주항쟁이 벌어지던 1980년 7월 4일, 전두환 신군부 계엄사령부는 5·18 광주항쟁 주동자로 DJ를 지목해 그와 37인을 ‘내란음모 활동’으로 기소했다.
계엄사령부는 DJ가 작성했다는 예비 내각명단을 압수, 이 명단은 군사재판에 사건을 입증할 수 있는 유력한 증거자료가 됐다.
당시 계엄사령부는 'DJ가 두 차례에 걸쳐 300만 원과 200만 원씩 모두 500만원을 줬고 직접 광주로 내려가 폭동을 일으키라는 지시를 했다'는 진술을 전남대 복학생이던 정동년 씨에게 받아내 결정적 증거로 활용했다.
계엄사령부는 군사재판을 통해 1981년 1월, DJ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이 사건으로 ‘김대중 구명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 해외까지 퍼지게 됐고 마침내 1982년 형 집행정지로 출소해 미국 길에 올랐다.
이후 DJ는 대통령 임기를 마친 2003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대해 재심을 청구, 2004년 무죄를 선고받았다.
유죄판결에 활용된 '증거', 쟁점으로 떠올라
법원이 이 의원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게 된 결정적인 증거는 제보자인 이모 씨의 진술과 작년 5월 10일과 12일 모임에서 국가 기간시설 파괴와 인명 살상 방안을 논의한 강연 파일 녹취록이다. 법원은 “이씨의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이고 태도가 자연스럽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DJ 내란음모죄의 증거는 DJ가 작성했다는 예비 내각명단과 증인 전남대 복학생 정동년 씨였다.
2004년 재판부는 김 전 대통령에게 무죄를 선고할 당시, “1979년 12·12사태와 1980년 5·18을 전후해 발생한 신군부의 헌정파괴 범행을 저지하거나 반대함으로써 헌법의 존립과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행한 정당한 행위이므로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변론에서 진보당 측은 “내부 협조자의 신빙성 낮은 진술과 그의 불명확한 녹취록 외에 변변한 증거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정당해산 심판 청구의 발단이 된 RO사건은 재판에서도 실체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RO 관련 수사·재판 기록 송부’에 대해서도 “재판을 통해 확정되지 않은 사실 및 증거를 정당 해산 심판의 근거나 증거로 사용하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DJ와 이석기는 다르다"
DJ 비서실장을 역임한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작년 9월 3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 “김 전 대통령의 내란음모 사건과 이 의원의 이번 사건은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의원은 “과거 ‘김대중 내란 사건이 33년 만에 무죄판결이 나는 등 우리는 국정원에 대해서 약간의 의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이 의원은 처음에는 이러한 사실이 없다고 했다가 이후 그 모임에서 첫 발언만 했다는 등 일련의 내용을 보면 혐의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통진당은 이런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출당 조치를 하든지 이 의원 스스로 탈당을 하든지 해야 한다”며 “현재 국정원에 알려진 바로는 10여 명 이상이 구속되거나 구속될 위험에 처해있는데 제명 조치를 함으로써 오히려 국민에게 진보정당으로 존중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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