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정세운 기자)
새누리당 김황식 예비후보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
지난 3월 14일 “역전 굿바이히트를 치겠다”며 서울시장 공식출마를 밝혔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상승곡선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시간이 흘러가면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승리는 ‘물 건너갔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 4월 14일 발표한 <조선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정몽준 후보는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42.4%로 15.6%를 얻은 김황식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새누리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결과에서도 정 후보는 63.9% 지지를 얻었다. 반면 김 전 총리는 12.9% 얻는데 그쳤다.
출마 당시만 보더라도 김 후보가 이처럼 맥을 못 출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은 찾기 힘들었다.
김 후보가 친박을 등에 업은 것으로 보도되면서 이미 출마를 선언한 정 후보에 강력히 맞설 인사로 평가받았다.
서울시장 경선에 결정적 역할을 미칠 새누리당 서울시 당협위원장의 성향을 분석해보면 김 후보의 상승세는 시간문제라는 게 당시의 평가.
당협위원장 48명 중 70%가 넘는 30여 명 이상이 친박계로 분류된다. 이들이 김 후보를 지원할 경우 경선전 판도가 바뀔 것으로 예측됐다.
김황식 캠프, ‘헛발질’…판세 굳어지나
하지만 김황식 캠프의 선거전략 실패로 판세를 뒤집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황식 캠프는 출발부터 삐그덕 됐다. 김 후보는 출마선언 직후 언론을 통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상의했다”며 ‘박심’이 본인에게 있다고 알렸다. 이는 전략적 차원의 발언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 발언은 오히려 친박의 적극적 개입을 막는 요인이 됐다. 정몽준 캠프 측이 김황식-김기춘 만남이 ‘대통령의 선거중립 의무를 해칠 수 있다’며 차단에 나섰기 때문이다.
또한 선거중반 ‘정몽준-이혜훈 빅딕설’을 제기한 것도 전략 실패의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시장 경선전은 정몽준-김황식-이혜훈 간 3파전이다. 정 후보는 비박으로, 김 후보와 이 후보는 친박으로 분류된다.
김 후보 입장에서 본다면, 친박 간 연대를 통해 정 후보와 한 판 승부를 벌여야 승산이 있다.
3위로 평가받는 이 후보를 컷오프 시켜 경선구도가 ‘정몽준 대 김황식’ 간 양자대결로 가야 승산이 있다는 것은 자명한 일.
그런데 김 후보 측은 ‘정 후보의 지역구를 이 후보에게 물려주기로 했다’는 것을 매개로 빅딜설을 제기했다. 이 후보가 정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중도 사퇴한다는 게 빅딜설의 얘기다. 이는 이 후보 사퇴를 막는 요인이 됐다.
결국 경선전은 3자대결로 치를 수밖에 없어졌다. 이 후보 경선완주를 김 후보 측이 도왔다는 것은 전략적 측면에서 보면 ‘자살골’이나 다름없다.
더욱이 김 후보는 당내기반이 거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친박표가 분산된다면 승산은 더욱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와 더불어 대선주자 간 관계설정에서도 김 후보는 정치적 미숙함을 보였다.
서울시장이 되면 차기대선후보로 입지가 굳어지는 것은 확연하다. 김무성 김문수 등 당내 대권주자들은 서울시장에 대한 견제를 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정 후보는 이를 의식해서인지 ‘서울시장이 되면 2017년 대선에 안 나오겠다’고 밝혀 당 내 대권주자들 간의 긴장관계를 풀었다.
반면 김 후보는 이에 대해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아 대권주자들 간 관계설정도 불편하게 만들었다.
‘총리까지 한 사람이 장관급 서울시장에 왜 나오냐’는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 대권욕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다.
때문에 당 내 차기대권주자들이 김황식 보다는 정몽준을 선택할 가능성을 높여 놨다.
물론 반전의 기회가 없는 건 아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 정 후보 아들의 말실수 등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다. 또한 경선일자가 4월 30일에서 5월 12일로 연기된 것도 김 후보 입장에서 보면, 역전 기회의 시간을 벌었다.
26일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김황식 후보는 출마선언 당시 ‘박심’을 등에 업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잦은 선거전략 실패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었다. 이대로 가면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다만 경선일정이 연기되면서 여러 변수들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좌우명 : YS정신을 계승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