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제주 김병묵 기자 홍세미 기자)
“택시도 어렵긴 한데, 사실 더 걱정인 사람들은 버스랑 숙박업소하는 삼촌들 일거라.”
제주도에서 15년 넘게 택시를 몰았다는 이 모 씨(50)의 토로다. 5월 초 최소 4일에서 길게는 6일까지 쉴 수 있는 ‘골든 위크’가 시작됐지만, 관광1번지 제주도는 조용했다. 세월호 사고의 여파가 섬 곳곳에 여진을 일으키고 있었다.
1일. 근로자들이 쉬는 날, 기자는 오설록 티 뮤지엄을 찾았다. 그 곳에서 이 모 씨의 푸념을 들을 수 있었다.
“3시간 째 기다리고 있는데 손님이 어서(없어). 오늘도 쉬는 날이라 기대하고 관광지에 왔는데, 관광객이 없어서 놀고 있지 뭐. 참사가 일어나서 제주도에 발길이 끊겼수다.”
그러면서 그는 택시보단 버스 운수업이 더 문제라고 설명했다.
“우리같은 택시는 그래도 제주도 사람들 받아도 되고…어떻게든 사람이 들어오긴 해. 버스가 큰일인거. 평소 같으면 박물관 주차장에 버스로 가득 찼다구. 버스는 단체 손님을 받으니까. 그런데 지금 텅텅 비었잖아. 버스 한 대에 하루 40만원인데, 몇 백대가 놀고 있다고 생각해봅서. 그게 얼마야. 예약했던 단체손님도 다 취소했대. 5월 예약은 텅텅 비었다고 하더라구. 배 사고가 터졌으니 어쩔 수 없지.”
단체 손님이 끊기니 버스뿐만 아니었다. 관광객이 꼭 들른다는 유료 입장 관광 박물관은 1일 오후 3시까지 관광객이 68명밖에 안됐다.
매표소 직원인 최 모 씨(55세, 남)도 단체 손님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우리같은 박물관은 단체 손님으로 먹고 살지요. 그런데 관광객이 뚝 끊겼어요. 평년 같았으면 5월에 하루 몇천명씩도 받는데, 단체 손님이 뚝 끊겼어요. 오늘도 한 70명 받았는데, 1일 입장료를 만원 계산하면 운영비도 안 나오죠. 예약했던 중·고등학교 학생들이랑 공무원 단체들이 다 취소해서 텅텅 비었어요.”
최 씨는 손해가 막심할 것 같다는 질문에 “나도 TV만 보면 마음이 아프고 그런데, 여기 놀러 오고 싶겠어요 뭍 사람들이”고 말했다.
기자는 자리를 옮겨 숙박업소로 향했다. 제주시 연동에 있는 한 숙박업소에서 일하는 정 모 씨 (43세, 여)를 만났다.
“전 객실이 120개가 넘는데 어제(30일) 오늘 50객실도 안 찬(찼다). 쉬는 날이면 거의 다 차서 손님도 못 받고 그랬는데, 이번엔 텅텅 비어부난(비어버리니까). 우리 일하는 사람들도 원래 근로자의 날에 못 쉬었는데, 호텔서 쉬라고 그랬주게. 그런데 나는 그냥 나온거라. 한 푼이라도 더 벌려고.”
정 씨에게 숙박업소 방 가격을 물어보면서 경제적 피해에 대해 언급했다.
“방마다 다른데 하루 6~10만원 정도 한단마시. 그런데 그 방이 70개가 넘게 놀고 있으니까 여기가 얼마나 타격이 크겠어요. 5월에 제주도 장사 다 한다고 보면 되는데 올해는 이렇게 장사가 안 돼서 그만두라고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인거라.”
좌우명 :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