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노유선 기자)
감성 마케팅은 매 선거마다 있던 선거 전략이다.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고(故) 노무현 대통령이다. 통기타를 치던 소탈한 그의 모습은 여전히 국민들의 뇌리에 박혀있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 때문인지 이번 6·4 지방선거에는 '감성팔이'가 유독 두드러지는 추세다.
25일 최재천 새정치민주연합 전략홍보본부장은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세월호 참사가 이번 선거의 핵심 아젠다"라며 "새정치민주연합의 기조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역시 같은 당 박원순 서울시장 캠페인 테마 또한 '당신 곁에! 누가 있습니까'다. 세월호 참사로 집단 우울증을 겪고 있는 국민의 심금을 정확히 짚어내고 있다. 슬로건은 '오로지 시민! 오로지 서울! 박원순 시즌2'로 결정됐다.
선거 벽보도 남다르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원순 후보는 흐트러진 머리에 점퍼를 입은 채 뒷모습이 찍힌 벽보를 내놓았다.
새누리당은 '대한민국을 믿습니다'를 공식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같은 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는 '일자리와 복지'를 핵심 화두로 뽑았다.
벽보에 있어서도 파격은 없었다. 정몽준 후보는 그야말로 '벽보의 정석'을 보여줬다. 정 후보는 깔끔한 머리에 넥타리를 매고 차분한 앞모습을 보여줬다.
새누리당 정몽준 후보는 박 후보의 '감성마케팅'에 반기를 들었다. 정 후보는 "관상을 봐야 심성을 알 수 있는데, 시민에게 얼굴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분이 시장을 할 수 있겠냐"며 박원순 후보의 벽보를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박원순 후보 측은 "조용한 선거를 표방하면서 시민 곁에 있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두 후보의 언쟁을 보는 시민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무리 온 국민이 슬픔에 젖어있고 감성 마케팅도 하나의 기법이라지만 정도를 벗어난 벽보는 문제가 있다고 박원순 후보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다.
또 한편으론 벽보까지 물고 늘어지는 정몽준 후보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거세다.
26일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 당선이후 감상 마케팅이 선거기법이 됐다. 박원순 캠프의 전략도 이에 따른 일환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