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새 정치가 빛이 바래고 있는 것 같다. 자신보다 앞서 새 정치 프레임을 가진 원희룡을 두려워 하는 것은 아닐까.”
정치권의 한 인사가 3일 SNS를 통해 기자에게 보낸 메시지다. 안 대표가 최근 새누리당 원희룡 제주지사 후보를 향해 퍼붓는 맹공에 대한 의견이다.
안 대표가 30일 새누리당 원희룡 제주지사 후보를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 3월 16일 있었던 원 후보의 도지사 출마기자회견이 ‘사전 선거 운동’에 해당한다는 내용이다. 원 후보 측은 ‘무대응도 대응’이라며 일축했다.
고발이 실제 선거법 위반 사례인지는 사법부에서 판단할 일이다. 그러나 정치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번 안 대표의 고발은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정계 입문부터 줄곧 ‘새 정치’를 내세워온 그다. 당명도 ‘새정치민주연합’으로 정했다. 그런데 이러한 선거 막판의 고발공세는 일견 치졸해 보이기까지 하는 전형적인 ‘구정치’의 행태기 때문이다.
이어 안 대표는 다음날인 31일 제주를 찾아 “고향을 위해 한 일이 없고 서울에서만 살면서 제주의 아픔을 모르고 제주를 외면해온 후보에게 제주를 미래를 맡길 수 없다"며 원 후보를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
물론 당 대표로서 자당 후보를 지지하기 위한 행보와 발언 자체는 일견 이해할만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새 정치 간판을 내걸고 인기를 구가했지만, 결국 후퇴만 계속해온 안 대표의 이번 선거에서의 모습이 문제다. 계속된 후퇴 끝에 출발선으로 돌아온 모양새다. 그가 비판하고자 했던 구태정치의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고자 하는 것에 다름없다.
안 대표가 구태정치에 몸을 완전히 담그기로 했는지, 당 중역으로서 자신의 소임을 다하기 위한 행보에 불과했는지, 혹은 정말로 원희룡이라는 인사의 정계복귀가 껄끄러웠는지는 안 대표 자신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행보가 정치인 안철수와 새정치의 깃발에 열광했던 이들에게 상처로 비춰지진 않을지, 고민해 봐야 할 시점이다.
누군가 안 대표에게 "당신은 지역구(노원병)을 위해 한 일이 무엇이 있었느냐"고 묻는다면 과연 무엇이라고 대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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