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노유선 기자)
"국가개조 전반에 대해 말씀드리기까지 번민과 고뇌의 연속된 날들이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대국민 담화에서 국민의 뇌리에 박힌 단어는 '국가개조'였다. 그런데 번민과 고뇌는 오로지 대통령만 견디고 있는 듯하다. 대통령 주변 사람들의 행보는 국민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고 있다. 세월호 사고에 책임을 진다는 정치인들이 자기 갈 길만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 이정현의 마이 웨이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지난 8일 사표가 수리됐다. 그러면서 그는 7·30 재·보선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이 전 수석이 이번 재보선에서 승리한다면 국회의원으로서 2년 동안 활동하게 된다. 또한 2016년 국회의원 총선 출마는 기정사실이 된다. 2017년까지 홍보수석 자리를 지키는 것보다 장기적으로 이익인 셈이다.
◇ 황우여의 46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대표 임기가 끝나자, 국회의장을 노렸다. 지난달 23일 19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서 정의화 전 국회 부의장은 새누리당 황우여 전 대표를 상대로 압승했다. 황우여 의원은 총 투표수 147표 가운데 46표를 얻었다. 임기를 채운 당 대표의 실적치고는 초라한 성적표다. 그는 당 대표로 활동하던 시절, 호평을 받진 못했다. 그는 리더십이 약하고 대통령에 대한 직언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아왔다. 그런 그가 국회의장이 되겠다고 나서서 46표를 얻었다.
◇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
<채근담>에는 '進步處에 便思退步하면 庶免觸藩之禍하며 著手時에 先圖放手하면 纔脫騎虎之危하리라(진보처 변사퇴보 서면촉번지화, 착수시 선도방수 재탈기호지위)'라는 구절이 있다. 나아가는 곳에 문득 물러섬을 생각하면 울타리에 걸리는 재앙을 면하고, 손 붙일 때 문득 손을 놓으면 호랑이를 타는 위태로움을 벗는다는 뜻이다. 두 사람을 보며 이 구절이 다시 한 번 가슴 속에 새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