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따가운 햇볕이 내리 쬐다가도 난데없이 소나기가 쏟아지는 등 오락가락한 날씨 덕에 최근 장마패션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이에 패션업계는 레인부츠와 레인코트, 레인백 등을 앞세워 본격적인 ‘장마 마케팅’에 돌입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2일까지 롯데백화점의 레인부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증가했다.
기능성 강화·화려한 디자인 ‘눈길’
특히 천둥·번개도 모자라 우박까지 동반한 소나기가 연일 출몰해 장마철을 예고하면서, 지난 주말인 20∼22일, 사흘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0%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아웃도어와 의류업체들도 최근 레인부츠와 레인코트 등을 앞다퉈 전면에 내놓고 장마 마케팅에 시동을 걸고 있다.
실용성에 비해 턱없이 비싼 가격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레인부츠의 경우 기능성이 보다 강화되고, 화려한 디자인으로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빈폴 아웃도어와 에이글은 최근 천연고무 소재를 쓴 다양한 디자인과 화려한 색깔의 레인부츠를 출시했다.
또한 일부 업계에서는 여성 고객들을 위한 높은 굽의 웨지힐 레인부츠도 새롭게 선보이며 매출 상승에 기대를 품고 있다.
영국 신발 브랜드 락피쉬는 지난달 웨지 힐 스타일의 6cm 굽과 끈 장식이 들어간 ‘루시 레이스업 웨지 레인부츠’를 내놨다.
비를 피하기 위한 ‘우비’ 역할만 했던 레인코트 역시 브랜드와 만나면서 화려하고 실루엣이 드러나는 고급 디자인이 가미돼 하나의 패션으로 다시 탄생했다.
빈폴 아웃도어는 인기 아이돌 수지의 이름을 딴 ‘수지 레인코트’를 내놨다. 수지 레인코트는 자체 개발한 소재를 이용한 레인코트로, 트렌치코트 느낌이 나는 베이지와 짙은 주황색이 섞인 디자인, 시원한 느낌의 하늘색과 카키색 등 다양한 색깔과 무늬를 입혀 출시했다.
빈폴아웃도어 관계자는 “기능성과 트렌드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레인부츠와 코트 등 올 여름 레인 아이템들이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 전했다.
에이글도 작게 접어 가방에 넣고 다니며 바람막이와 우의로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레인코트를 내놓으며 소비자의 시선을 끌고 있다.
반면 이 같은 장마철 상품들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책정돼있어 위화감을 조장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국내외 몇몇 브랜드 업체들이 상품 기능보다는 이름값을 통해 가격 거품을 만들어 소비자간 과시형 소비 풍토를 야기한다는 것.
게다가 이 상품들이 여름 시즌에만 이용 가능한 기획 상품인 것을 감안하면 수십만원 대를 호가하는 가격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수입 명품 브랜드 루이뷔통을 비롯해 프라다·샤넬의 레인부츠 가격은 50만∼80만원선에 책정·판매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의 가격도 브랜드 별 5배 이상 차이가 난다.
레인부츠로 유명한 헌터가 랙앤본과 협업한 한정판 상품은 백화점에서 정가 36만8000원에 팔리고 있다.
장마철 국한 아이템 NO!…가격 거품 일축
프랑스 현지에서 24개월 이상 훈련받은 장화 장인이 만든다는 에이글의 ‘미스 줄리엣’ 레인부츠의 경우 27만원 상당의 고가에 책정돼 있음에도 품절사태를 기록하고 있다.
수입 브랜드 제품 관계자들은 “고가의 레인부츠의 경우 100% 천연고무 소재로 만들어져 방수 기능이 뛰어나고, 수작업으로 생산하는 경우가 대다수”라며 거품 가격을 일축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입 제품 가운데 수십만원짜리 고가 제품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이제는 이런 상품이 여름에만 쓰는 제품이 아니라 연중 쓰는 패션 아이템이 됐기 때문에 디자인과 성능, 가격이 이전과 판이하게 달라진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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