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파격 발언'을 했다. 2016년 총선에서 "전략공천은 없다"고 선언한 것.
29일 공개된 이준석 당 혁신위원장과의 대담에서 김 대표는 "정치권이 안고 있는 만악의 근원은 잘못된 공천권의 행사"라며 "소수의 권력자로부터 공천을 빼앗아 국민께 돌려 드리려고 당 대표를 하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 대표가 '전략 공천'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상향식 공천제도'를 대안으로 내세우는 이유가 있다. 김 대표가 이른바 '공천 학살'의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내에선 '친이계'(親李계·이명박 전 대통령과 친한 계파)와 '친박계'(親朴계·박근혜 대통령과 친한 계파)로 나뉘어 계파갈등이 극에 달했다.
김 대표는 2005년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던 시절 사무총장을 맡으면서 '친박계'로 활동했다. 이후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 뛰어든 박근혜 후보의 '좌장' 역할을 맡으며 대선 후보 경선 캠프에서 조직본부장을 맡았다.
대선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가 이명박 후보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다. 그 후 친박계 입지가 좁아졌다. 급기야 이듬해인 2008년, 당권을 장악한 친이계 인사들은 4월 18대 총선에서 서청원, 김무성, 홍사덕, 김재원 의원 등 친박계 의원들을 공천에서 대거 탈락시켰다.
공천에 불복한 친박계 의원들은 한나라당을 집단으로 탈당하고 '친박연대'를 만들었다. 친박계 공천학살은 역으로 '박근혜 바람'을 불러왔고 18대 총선에서 13%의 정당지지를 얻어 총 14곳 의석을 확보했다.
이 때 영남에서 '친박연대' 바람을 주도했던 사람은 김무성 대표다. 김 대표는 당시 친박 좌장으로 활동하면서 친박연대 후보들을 진두지휘하는 등 선장노릇을 톡톡히 했다.
김 대표는 18대 총선에서 친박연대 돌풍을 일으켜 당선된 후 한나라당으로 다시 복당했다.
'친박계 좌장'을 자처한 김 대표는 2010년 세종시 원안을 놓고 박 대통령과 의견 차이를 보였다. '할 말은 하는 김무성'이라는 말도 이 때 나왔다. 당시 김무성 의원은 박근혜 전 대표의 세종시 원안에 반대하면서 '세종시 수정안 지지입장'을 표명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기자회견이 끝난 후 박근혜 전 대표는 김무성 의원의 의견을 "가치가 없는 얘기"라고 비판하며 "친박에 좌장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후 친박계 눈에 난 김 대표는 2012년 또 한번의 '공천 학살'을 당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속화된 2012년 4월 19대 총선에선 반대의 상황이 연출됐다. 당권을 장악한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앞세운 친박계는 친이계 인사들을 대거 탈락시켰다. 여기에 김무성 의원도 포함돼 공천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2013년 4·24 재보선을 통해 정치판에 복귀했다. 결국 김 대표는 두 번이나 '공천 학살'를 당한 것.
김 대표는 지난 6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일경제 교실'에 참석해 "공천권을 휘두르는 제일 중요한 것은 당을 위해 충성을 바친 동지들을 쳐내는 것인데, 그 동안 쭉 새누리당이 그렇게 해왔다. 그 피해자가 나"라고 밝히며 지난 2008년과 2012년 두 차례 '공천 학살' 당한 것을 언급했다.
김 대표는 "오래 전부터 당헌당규에 상향식 공천이 보장돼 있지만 선거 때만 되면 권력자가 자기 마음대로 사람을 심었다"면서 "이번 6·4 지방선거에도 그런 예가 있었다"면서 전략공천이 아닌 상향식 공천의 필요성에 대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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