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대는 친이계·친박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근홍 기자)
‘무대’ 김무성이 외롭다. 야권의 대표적인 잠재적 대권 주자로 박원순 서울시장과 문재인 의원이 점 쳐지는 가운데, 여권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짝을 이룰 만한 인물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경선에 당내 경쟁력 있는 주자들이 참여해 흥행을 이끌거나, 범여권 또는 범야권 유력 후보들의 단일화 과정 등을 통해 대선 후보로 선정돼야 국민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얻을 수 있는 최근 대선 양상으로 볼 때, 새누리당이 청와대 안방문을 지키려면 김 대표에게 ‘동반주자’를 붙여줘야 한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는?
2002년 제16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시 새천년민주당이 경선흥행을 위해 도입했던 국민경선제의 ‘대 수혜자’였다. 후보 선출 가능성이 전무에 가까웠던 그는 이인제, 김중권, 한화갑 등 유력 주자들을 제치고 기적과 같은 경선승리를 이끌었다. 이에 탄력을 받은 노 전 대통령은 ‘盧風’을 타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근소한 차로 이길 수 있었다.
2007년 제17대 대선에서 승리를 거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당내 경선에서 박근혜라는 좋은 경쟁자를 누르고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이를 통해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은 그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무소속 이회장 후보를 압도적으로 제칠 수 있었다. 민주당의 실각이라는 이유도 있었지만, 박근혜 경선후보와 연일 폭로전을 벌이며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경선에서 이긴 게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 전 대통령은 당시 경선 승리 후 실시된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55%라는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2012년 제18대 대선에서도 비록 고배를 마시긴 했지만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 경선·합의, 그리고 안 후보의 사퇴까지의 단계를 거치며 ‘콘크리트 층’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박근혜 후보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일 수 있었다.
與, 김무성 밖에 없나
야권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문재인 의원, 안철수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전 최고위원 등 2017년을 기다리는 경쟁력 있는 차기 대선 후보가 많다. 반면 여권에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홀로 외로이 서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김무성 대표의 독주라기 보다는 좀 일찍부터 치고 나가는 것 같다”고 밝혔다.
여권에서도 대망을 위해 나름의 준비를 하고 있는 주자들이 있다. 정몽준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정 전 대표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준비를 하고 있다. 2016년 총선은 생각도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시절 당시의 보좌진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7·30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하라는 새누리당 지도부의 손길을 뿌리치며 대권 욕심을 내비쳤다. 김 도지사는 임기를 마치고 봉사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민심을 살피는 ‘잠행’으로 서민들의 지지를 얻을 속셈이다. “본격적인 대선 준비를 위해 각계각층의 인사를 만날 계획을 갖고 있다”는 후문이 있다.
꿈틀거리는 친이계·친박계
당내에서 비주류로 분류되던 친이계와 친박계에서도 각기 계파를 대표할만한 인물 찾기에 나선 모양이다. 이들은 당내 지지세력 구축에만 성공한다면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잠재적 대선 주자로 평가받고 있어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친이계의 좌장 이재오 의원이 지난달 27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 참석해 “당 지도부는 세월호법 매듭을 지으라, 대통령이 세월호 유가족을 못 만날 이유가 없다”며 강경발언을 했다. 나경원 의원은 7·30재보선에서 원내 재진입에 성공했다. 또 얼마 전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 처분을 받은 정두언 의원도 곧 본격적인 정치활동에 나선다.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친이계가 정두언과 나경원을 중심으로 당내 쇄신파를 흡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근혜의 남자’ 이정현 최고위원도 자난 달 한 월간지와 인터뷰에서 “당청 간 가교 역할이든, 당정이든, 대야 소통문제든 내가 할 역할이 있으면 할 것”이고 “자기 조직이 잘못하면 바로잡고 온몸을 던져서라도 막을 것”이라며 할 말은 하는 소신 있는 모습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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