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리더십은 YS 밑에서 배운 '동지애'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잠룡'들을 당으로 불러 차기 대권 판을 키우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김문수 혁신위원장이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나경원 의원에게 새누리당 혁신위 구성원으로 참여할 것을 요청했다. 원 지사와 나 의원 측은 혁신위 합류에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원희룡 제주도지사 측은 이날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당에서 제안이 온 것은 사실"이라며 "과거 당에 있을 때 겪었던 경험을 얘기 해주는 자문 역할을 맡았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당 발전을 위해 원 지사가 참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도정 업무에 차질을 빚을 수 있지 않냐는 질문에 "참여하더라도 도정 업무 시간을 뺏기는 정도로 하진 않을 것"이라며 "이런 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당에 기여하면 그만큼 제주도에도 돌아 오는 게 있을 것이다. 이게 곧 제주도 이익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한 언론사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고배를 마셔 잠복기를 이어가는 정몽준 전 의원과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사퇴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조만간 당으로 부를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판을 키우는 모양새다.
"천하의 인재들, 당에 들어와서 공정한 경쟁하라"
김 대표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에 이어 원희룡 제주지사와 나경원 의원, 정몽준 전 의원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당으로 부른다면 차기 대권 주자만 6명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새누리당은 그동안 차기 대권 주자로 내세울만한 카드가 부재했다. 그러다가 김 대표가 지난 7월 새누리당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로 선출되고 7·30 재보선에서 완승을 이끌었다. 공이 김 대표에게 돌아가자 여야 통틀어 대권 여론조사 1위를 차지했다. 김 대표 정치 인생에서도 처음 있는 일이다.
김 대표는 '원톱'기쁨에 도취하지 않고 차기 대권 라이벌들을 당으로 불러모으고 있다. 스승도 제자도, 친구도 동지도 없다는 정치계에서 언제 자신을 위협할 지 모르는 경쟁자를 옆에 두는 일은 이례적이다.
김 대표가 '잠룡'들을 당으로 모아 경쟁을 유도하는 것은 김영삼 전 대통령(YS)에게 정치를 배웠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상도동계는 YS를 대장으로 여기면서 그 밑을 따르던 사람들 사이에선 '동지애'를 바탕으로 치열한 경쟁이 있었다. YS에게 발탁돼 정계에 입문한 김 대표도 '동지애'를 가장 크게 생각하면서도 경쟁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분석된다.
또 새정치민주연합에 비해 상대적으로 새누리당 차기 대권 주자가 부재해 경쟁력을 강화시키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차기 대선 여론조사에서 다른 후보들에 비해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김무성 대표와 문재인 의원이 그 뒤를 따르며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박 시장의 지지율은 강고해지고 있고 김 대표는 7·30 재보선 이후 지지율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본인만 우뚝 솟은 '원톱'보다 경쟁을 통해 새누리당 잠룡들이 대권 주자로 거듭나고, 그 중 경쟁에서 이긴 사람이 대선에 나가는 것이 파급력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지난 20일 본인의 생일 식사 자리에서 "천하의 인재들이 당에 다 들어와서 공정한 경쟁을 하고 여기서 부상하는 사람이 대선에 나가야 재집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정치평론가 박상병 박사는 최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현재 김 대표가 대권을 염두해두고 있는 것 같지 않다"라며 "김 대표가 차기 대선에 출마할 수도 있지만 현재는 당무에만 신경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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