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외식업계의 한식전쟁이 시작됐다.
CJ그룹과 이랜드 간 한식전쟁에 신세계까지 가세한 것이다. CJ그룹이 먼저 한식뷔페인 ‘계절밥상’으로 한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뒤이어 이랜드가 비슷한 형태인 ‘자연별곡’을 론칭하면서 업계 두 번째 경쟁주자로 나섰고, 신세계가 3번째 주자로 ‘올반’ 한식뷔페를 내면서 한식 전쟁은 3파전에 돌입하게 됐다.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대기업의 한식전쟁은 그야말로 치열하다. 각종 웰빙 식재료를 필두로 만든 요리들은 소비자들의 식욕을 자극하고 있다.
한식전쟁 3파전…이름만 다른 같은 업체, 누가 승자?
지난 10일 신세계푸드는 여의도 알리안츠타워 빌딩에 한식 브랜드 ‘올반’ 1호점을 출점했다. 신세계푸드는 불꽃 튀는 한식전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요인을 신뢰성 있는 재료와 맛,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보고 식재료를 중간 유통업체 없이 직접 사들이는 방법을 선택했다.
신세계는 또 지방자치단체와 업무협약을 맺어 핵심 재료로 꼽은 콩·쌀·장·채를 안정적으로 조달해 매장에서 직접 만든 메뉴로 국내 각 지역의 특징을 살린 맛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국내 전통 한식 시장은 가격이 싼 일품요리식당 또는 비싼 한정식당으로 양극화돼 있다”며 “차별화된 가치를 바탕으로 한식의 품격을 높이고 전 연령대가 즐길 수 있도록 한식을 대중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샐러드바형 패밀리레스토랑 ‘빕스’와 ‘애슐리’로 외식업계를 평정한 CJ푸드빌과 이랜드는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분류되며 점포 확장이 힘들어지자 한식 뷔페라는 신개념의 프랜차이즈를 론칭하며 제 2의 도약을 꿈꿨다.
현재 CJ푸드빌의 ‘계절밥상’은 6개 매장, 이랜드는 ‘자연별곡’ 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계절밥상과 자연별곡의 매출 경쟁은 막상막하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해 7월 판교에 1호점을 오픈한 계절밥상은 최근 서울 인사동에 6호점까지 늘리며 본격적인 직영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CJ푸드빌의 계절밥상은 농가와의 상생을 통해 산지 제철 재료로 선보이는 건강한 밥상이라는 콘셉트로 기획, 직접 농가와 협약을 맺어 도심에서 구하기 어려운 현지 제철 식재료들을 맛볼 수 있는 진정성 있는 한식 뷔페를 선보인다는 취지로 시작했다.
지난 4월 분당에 자연별곡 1호점을 오픈한 이랜드는 이달에만 홍대점과 대구점에 자연별곡을 출점하는 등 전국 총 7개 매장을 운영하며 경쟁사에 뒤지지 않게 은밀한 확장을 꾀하고 있다.
'자연별곡'은 왕의 이야기가 담긴 팔도진미를 콘셉트로 지난 4월 분당 미금점에 1호점을 낸 뒤 개장하는 매장마다 일평균 1500명의 고객이 방문해 높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이랜드는 특히 홍대점을 한식뷔페 외 피자와 샤브샤브 등 오픈 뷔페형으로 출점해 2030 젊은 소비층의 매출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홍대에서 처음 선보이는 이랜드 오픈 뷔페형 외식공간으로 '자연별곡'은 3층에, 피자몰은 2층, 샤브샤브&샐러드바 로운은 지하 1층에 선보여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같은 기업 간 한식경쟁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름만 다른 한식뷔페가 전국에 확산됨에 따라 이 역시 여타 프랜차이즈와 다르지 않게 포화상태에 이를 수 있다는 것. 이는 결국 기업 간 무의미한 경쟁만 가져다줄 뿐이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푸드가 3번째 주자로 뒤늦게 한정식 뷔페 시장의 문을 두드렸지만 비슷한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추세라 3사 중 누가 한식뷔페 경쟁에서 살아남을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대기업들의 한식전쟁을 두고 대기업의 횡포가 지나치다는 의견을 내세우며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국 곳곳에 대형마트를 출점하면서 동네 슈퍼마켓과 전통시장까지 점령한 대기업들이 한정식 뷔페라는 명목으로 영세 백반 시장까지 노리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의견이다. 세간에서는 기업들이 영세 상인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사업 확장 욕심에만 혈안이 돼있다며 비난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기업 간 카피 프랜차이즈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논란까지 일고 있다.
한식뷔페는 첫 출점 기업을 제외한 타 기업들이 기존 한정식 뷔페 형식을 카피하면서 점차 확장되고 있는 경우다. 그러나 이는 국내 기업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뒤로한 채 오로지 매출 이익에만 혈안이 돼 있는 것처럼 비춰져 부정적인 여론 형성의 시발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영세 백반집 침투·카피 프랜차이즈…“왜곡된 시선일 뿐”
또 지금 같은 흐름으로 점포가 확장된다면 한식뷔페도 곧 커피 프랜차이즈처럼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면서 포화상태에 이를 수 있다.
이 같은 비난 여론에 업계 한 관계자는 “골목 백반집과 한정식 뷔페는 전혀 다른 외식형태이며, 한식뷔페가 그들의 밥그릇까지 뺏는다는 의견은 여론이 너무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라며 서운한 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어 “기업들이 새로운 외식업체를 론칭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2~3년 전부터 기획해야 한다”며 “외식산업 특성상 소비자의 반응이 바로 매출에 이어지기 때문에 비슷한 유형의 업체들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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